대통령의 별장

2005-04-01      
2003년 4월 대통령 휴양시설인 청남대가 충북도에 반납되기 직전 대통령 비서실 직원들과 출입기자들이 아직은 ‘통제구역’이었던 청남대를 둘러봤다. 대청호에 둘러싸인 수려한 경관과 자연미를 그대로 살린 채 잘 정돈된 부대시설들에 모두가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한 고위 비서관은 “과연 이런 시설을 반납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세계 어디를 가 봐도 대통령의 휴양시설은 웅장하고 화려하다. 차라리 그대로 휴양시설로 이용하면서 외국 귀빈들이 왔을 때 영빈관으로 사용하는 게 나을 뻔 했다”고 아쉬워 했다.그로부터 불과 2년도 되지 않은 지금 청와대 참모들 사이에서 “청남대를 괜히 반납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들이 들리고 있다. 그 전부터 대통령의 휴가 때만 되면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전전긍긍하던 차에 최근 국방부가 계룡대에 짓고 있는 전시지휘용 시설이 대통령 별장이 아니냐는 의혹 제기가 있은 후 더욱 대통령 별장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는 ‘충남 육·해·공군 합동본부가 위치한 계룡대내에 대통령 별장이 건립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측은 즉각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고, 대신 국방부가 해명에 나섰다. 국방부는 22일 “문제의 건물은 전시 지휘용 유숙시설로 대통령 별장과는 개념이 좀다른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현재 계룡대에 몇몇 시설 보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일부 언론이 대통령 별장이라고 언급한 건물은 이 가운데 국가 전시 지휘용 유숙시설로 기본적으로 전시대비용이나 필요할 경우 대통령은 물론, 평시 외국군 주요 인사 등이 사용할 수 있는 곳”이라고 밝혔다. 유숙시설은 계룡대 인근 영내에 건평 272평, 본관 대지 1,000평 규모로 70여억원이 투입돼 올 중반기 완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