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명기 편 | 제 36 회

2006-07-28      
교오코의 짓궂은 질문에 사사코는 얼굴을 살짝 붉히며 대답했다.

“네. 드디어 소원을 풀었어요. 선생님께서 제 처녀 딱지를 떼주셨거든요.”
“그러면 그렇지. 정말 대단하군요 강쇠씨. 전 강쇠씨가 꼭 해낼 줄 알았어요. 그럼 다음 차례는 누구죠? 사사코 언니인가?”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히로미가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안돼요. 아직은 사사코 언니를 만나러 가선 안돼요. 그 여자는 내가 듣기에도 너무 무시무시한 여자예요. 강쇠씨는 그 여자를 만나기 전에 더 단련해야 해요. 실은 제가 엄청나게 센 옹녀 동아리를 알고 있거든요. 지금 당장 거길 소개해 드릴 테니 저랑 같이 가세요.”
“옹녀 동아리? 세상에…. 일본이 아무리 섹스 천국이라지만, 그런 모임도 있어요.”

강쇠가 의아해하자, 히로미가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물론이죠. 명칭이 비밀 G. SPOT클럽이라고 하는데, 아무나 못 들어가죠.”

그러자 대근이 불쑥 끼여들며 물었다.

“G. SPOT이라고? 어디서 많이 듣던 명칭인데, 혹시 요즘 새로 발견됐다는 여성 성감대 아닌가요.”
“맞아요. 그걸 아는 남자는 섹스에 대해 어느 정도 경지에 도달한 사람들 뿐이죠. 하지만 많은 남자들이 G. SPOT의 기능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있어요. 한마디로 우리 여성의 입장에선 통탄할 노릇이죠. 호호호.”
“에그 미안하구먼. 실은 말만 들었지 나도 잘 모르거든요. 히로미, G. SPOT이 어떤 건지 자세히 얘기해줄 수 있겠어?”
“호호호 그야 어렵지 않죠. G. SPOT은 그뢰펜베르크라는 독일인 산부인과 의사가 최근에 발견한 것입니다, G. SPOT이란 용어도 그분의 이름을 딴 약어죠. 여성의 질 안쪽 윗부분에 있는데, 크기가 완두콩만하고 여성에 따라선 클리토리스보다 더 민감하대요. 그곳을 자극받으면 순식간에 부풀어 오르는데, 참을 수 없이 요의(尿意)를 느끼며 격렬한 오르가슴에 들어가죠. 하여간에 이런 중요한 성감대를 여태껏 찾지 못했었다는 건, 그만큼 남자들이 성에 무지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흠 듣고 보니 과연 그렇군. 그 독일 의사 누군지 몰라도 여자들이 표창을 줘야겠어.”
“나도 동감이야. 그런 기막힌 성감대를 발굴해 여자를 만족시켜주지 못해 노심초사하는 뭇 남자들의 수고를 덜어주다니. 그야말로 정말 존경할 만한 의사가 아닌가. 히로미, 그 클럽에 얼른 가보자구. 이대근 너도 같이 가보자.”
“나? 내가 감히 어떻게…. 거긴 옹녀들만 모인 데라며.”
“짜식 겸손하긴. 그런 옹녀들한테 부대껴봐야 하루라도 빨리 조루에서 벗어나지,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냐.”

강쇠와 대근은 히로미를 따라나섰다. 히로미가 일행을 데리고 간 곳은 도쿄에 있는 한 여자대학 부근이었다. 히로미는 대학 후문의 카페 골목을 요리조리 빠져나가더니, 깨끗해 보이는 한 신축 건물로 쑥 들어갔다.

“야 오강쇠. 저것 좀 봐. 저기 G. SPOT 클럽이라고 쓰여 있어.”

대근이 손가락 끝으로 건물 입구에 붙은 간판을 가리켰다. 그런데 그 간판 아래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숫총각, 숫처녀 사절. 강간범 및 성추행범, 미성년자 절대 출입 금지’

“히히…. 숫총각에다 미성년자 출입 금지라, 그렇담 나는 해당 사항 없잖아.”

킬킬대며 경고문을 쳐다보던 대근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 경고문 바로 아래 또 다른 경고 문구가 붙어 있었던 것이다. ‘짧고 가는 건 가라! 길고 두꺼운 자만 환영. 특히 조루는 절대 출입을 엄금함!’ 헉! 대근의 입에서 신음이 터짐과 동시에 얼굴이 샛노래졌다.‘조루 출입 금지’라는 경고문에 대근이 머뭇거리자, 히로미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왜요 대근씨. 어디 찔리는 구석이 있나 보죠?”
“응. 솔직히 말해 난 시간이 짧아. 그렇지만 물건 하난 누구한테도 안 꿀릴 자신이 있다고. 그래서 하는 말인데 히로미, 나도 따라 들어가면 안 될까.”

대근이 눈치를 보며 사정하자, 히로미가 생각하는 눈치더니 곧장 대답했다.

“좋아요. 그럼 대근씨는 구경만 하세요. 괜히 껄떡대다 개망신 당하지 말고. 아셨죠?”

히로미가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자, 강쇠와 대근은 얼른 뒤따랐다. 바로 그 순간, 강쇠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면 벽에 금발여인의 대형 나체 브로마이드가 걸려 있었다. 물방울이 뚝뚝 흐르는 여인의 나체는 마치 실제 모습처럼 생동감이 넘쳐 보였다. 강쇠는 감탄하다 말고, 옆으로 눈을 돌렸다. 한데 이게 또 웬일인가. 갖가지 모양의 여성 성기를 상징한 조형물이 복도 양쪽에 줄지어 서 있는 게 아닌가. 그중에서도 커다란 조개껍데기 위에 여성의 성기를 본떠 만든 조각품은 가히 압권이었다. 그 모양새가 어찌나 정교하면서도 오묘한지, 보는 이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다.

“햐아 정말 대단하군. 여기 주인이 누구지? 누군데 저렇게 멋진 조각품들을 구해다 놓은 거야?”
“여기 주인은 프랑스에서 설치 미술을 공부하고 온 여자예요. 한마디로 멋쟁이죠.”
“설치 미술가? 그래서 저런 걸 전시한 건가. 그런데 그 주인 여자 결혼은 했어? 나이가 몇 살이야?”

강쇠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속사포처럼 잇달아 질문하자, 히로미가 대답했다.

“주인 여자의 이름은 나오미. 전에 프랑스에서 향수 회사 다닐 때 알았던 여자예요. 나이는 나도 잘 몰라요. 비밀이라며 가르쳐 주지 않았거든요. 나오미는 ‘성 해방론자’예요. 현재 독신으로 살며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고 주장하고 있죠. 자, 이제 안으로 더 들어가봐요. 희한한 볼거리가 또 있어요.”

복도가 끝나는 지점에 이르자, 또 하나의 전시실이 나타났다. 그런데 대근이 뭘 발견했는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앗! 이게 뭐야. 히로미, 이 음모들 진짜가 맞아?”

전시실 벽에는 여러 종류의 음모가 남녀별, 색깔별로 구분된 채 전시되어 있었다. 예를 들어 여성의 음모 전시물 가운데는 색깔이 까만 것과 밤색 계통, 그리고 금발 등이 다채롭게 전시돼 있었는데, 남자의 음모 중에는 길이가 10센티에 달하는 것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를 본 대근이 감탄을 금치 못하며 중얼거렸다.

“야 저것 짱 기네. 저렇게까지 기르려면 여간 고이 간직하지 않으면 안 될텐데, 도대체 임자가 누구야. 색깔로 봐선 한국이나 일본 남자는 아닌 것 같은데, 어느 나라 친구 거지?”
“음…. 저건 아마존 밀림 지대에 사는 어느 원주민의 것인데요. 그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털을 한 번도 깎지 않고 기르는 풍습이 있대요. 머리털은 물론이고, 신체 어느 부위의 털도 훼손하면 큰 액을 당한다는 미신 때문에 저렇게 소중하게 기른다는군요.”
“흠 저런 걸 구해다가 전시해 놓은 걸 보면, 나오미라는 여자, 보통 여자가 아닌 것 같아.” “아, 저건 나오미가 구한 게 아니에요. 여기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옹녀들이 세계 각지로 여행하다가 진귀하다 싶으면 구해서 나오미에게 바치는 거죠. 자 저쪽으로 가세요. 저기가 바로 옹녀들이 있는 곳이에요.”

히로미는 일행을 데리고 전시실 끝으로 갔다. 그곳에는 ‘G. SPOT CLUB’이라고 금빛 문양이 새겨진 출입문이 있었다. 문이 자동으로 스르르 열렸다. 대근이 먼저 성큼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아리따운 음성이 흘러나왔다.

“잠깐만요. 남자는 여기서부턴 아무나 들어올 수 없어요. 건물 입구에 쓰인 경고문 보셨죠? 먼저 팬티를 벗고 각자 물건을 꺼내 심사부터 받으시겠습니까.”(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