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명기 편 | 제 13 회

2006-01-25      
강쇠의경험으론 ‘구천일심’의 비법이 보통의 여자에겐 몰라도 명기에겐 결코 통하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 왜냐면 당사자들에게서 너무 감질맞다는 불평을 들었으므로. 하여 강쇠가 개발한 기본법이 칠천삼심(七淺三深)이었던 것이다. 호흡을 가다듬은 강쇠는 일곱 번은 얕게 약 올릴 정도로, 나머지 세 번은 깊숙이 찔렀다. 이것이 반복되면서 강쇠의 호흡은 급속도로 안정을 찾았고, 거시기는 한층 힘을 더해갔다. 반면 교오코는 횟수가 거듭될수록 호흡이 가빠졌다. “아! 음! 앗!…” 칠천삼심에 따라 토해내는 신음의 번지수가 달라지며, 교오코는 바야흐로 절정을 향해 치닫기 시작했다. 이를 감지한 강쇠는 불끈 하체에 힘을 준 채 더한층 박차를 가했다. 그리곤 횟수를 까먹지 않기 위해 5백회를 넘기면서부터는 하늘의 별을 세기 시작했다. “별 하나, 별 둘, 별 셋…” 마침내 9백회를 넘어서자, 강쇠는 더 이상 참지 못할 지경에 이르고야 말았다. 교오코의 그곳이 지진을 일으킨 듯 요동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교오코의 몸부림은 실로 처절한 바가 있었다. 전신을 부르르 떨던 교오코는 견디다 못해 나무 기둥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그리곤 아랫도리에 불끈 힘을 주었다. 그러자 이번엔 강쇠의 입에서 신음이 터졌다. 윽! 강쇠는 전류에 감전된 듯한 옥죄임에 일단 멈춤을 시도했다. 한데 이게 웬일인가. 달을대로 단 거시기가 정지 신호를 무시한 채 제 갈 길을 가려 하지 않는가.“안돼.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끙…”강쇠는 안간 힘을 다해 버텼다. 그리곤 주문을 외듯 숫자를 셌다. 구백구십일, 구백구십이…고지를 바로 눈앞에 두고 강쇠는 정신이 혼미해졌다. 강쇠는 온통 아득함 속에서 최후의 일성을 내질렀다.“으랏차차 구백구십구!”999가 터짐과 동시에 강쇠의 물건은 활화산처럼 폭발했다. 순간 교오코가 온 몸으로 포효했다. ‘어흥!’ 호랑이 울음 같은 괴성이 요코스카 항구 전체를 흔들었다. 그 소리가 얼마나 우렁찼는지 우수수 잎새들이 떨어졌고, 기둥뿌리마저 흔들렸다. 강쇠는 그 소리를 들으며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쌕쌕거리던 교오코가 천천히 얼굴을 들었다. 그런 다음 애정이 듬뿍 담긴 눈을 들어 강쇠를 쳐다보았다.

“아, 정말 죽는 줄만 알았어요 강쇠씨. 어쩌면 그렇게 셀 수가 있는 거죠?”“휴우 정말 장난이 아니었어. 후배위 999! 나 오강쇠의 세계 명기 순례사에 길이 잊지 못할 사건이 될 거야. 너도 수고많았다 똘똘아.”강쇠는 혹사당한 물건을 기특해하며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러자 거시기는 주인을 알아본 듯 대가리를 끄덕였다. 이때 물끄러미 그 광경을 바라보던 교오코가 눈을 바짝 들이밀며 말했다.“어머머. 아직도 죽지 않았잖아요. 강쇠씨 우리 테스트 한번 더해요 네?”“테스트라니, 느닷없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강쇠가 얼떨떨한 표정으로 묻자, 교오코가 호호호, 간드러지게 웃으며 대답했다.“조금 전에 먹은 건 애피타이저 아닌가요? 이제부턴 메인 디시를 드셔야죠.”헉, 강쇠는 튀어나오는 신음을 가까스로 삼키고 교오코를 바라보았다. 은은한 달빛에 젖은 교오코의 나신은 더한층 싱그럽게 보였다. 앙증맞게 도드라진 분홍빛 젖꽃판과 그 아래 깊숙이 우거진 수풀엔 새벽 이슬이 영롱하게 맺혀 있는 것 같았다. 전체적으로 가히 미스 저펜 대회에 나가도 손색이 없을만큼 완벽하게 균형잡힌 몸매였다.

강쇠는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왔으나 내색하지 않고 천연덕스럽게 물었다.“저어기 교오코. 999가 애피타이저라면 메인은 9999를 해야 하는 거니. 설마…”“설마라니, 당연한 것 아니에요?” 교오코가 눈을 똑바로 뜨고 되묻자, 강쇠는 찔끔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그러지 말고 교오코. 얼른 팬티부터 찾아 입어. 슬슬 추워지는데 예쁜 몸에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려구.”“지금 한창 몸이 뜨거운 판인데 감기는 무슨 감기예요. 그리고 강쇠씬 여자들은 두 번째 오르가즘 때 더 극치를 느낀다는 거 모르세요?”“왜 몰라. 명색이 변강쇤데.” 강쇠가 약간 볼멘 소리로 말하자, 교오코가 즉시 받아쳤다.“호호호. 말 한번 잘했어요. 변강쇠라면 이름 값은 하셔야죠.”교오코는돌아서더니 팬티를 걸쳐놓은 가지 위로 올라갔다. 그러더니 한쪽 다리를 처억, 맞은 편 가지 위에 올려놓았다. 근사하게 빠진 두 다리가 양쪽 가지에 걸린 모습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강쇠는 홀린 듯이 나무를 타고 올라갔다. 가지는 단단했다.

교오코는 그 위에서 다리를 떡 벌린 채 곡예하듯 아슬아슬한 체위를 취했다. 강쇠는 눈앞이 아찔했다. 그 포즈는 일찍이 들은 적도 없고, 본 적도 없는 전무후무한 체위였기 때문이었다. 아니, 체위라기보다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보였다. 그 자세로는 요새에 진입조차 불가능해 보였다. 강쇠는 난감하기 이를 데 없었다. ‘동서고금의 성 고전서에 저런 체위가 있었던가. 있다면 그에 따른 대처법도 있을 터.’강쇠는 인도의 카마수트라, 중국의 소녀경, 현녀경 등에서 본 수십 수백 종류의 체위를 떠올렸다. 그러나 아슴푸레 뭔가가 있다는 것만 기억날 뿐,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지금과 같은 기이한 형태의 체위는 확연히 떠오르지 않았다. 고민에 빠진 강쇠의 귀에 교오코의 음성이 들려왔다. “얼른 하지 않구서 뭘 해요 강쇠씨. 난 지금 준비가 끝났다구요.”교오코는 촉촉이 젖어드는 목소리로 강쇠를 유혹했다. 강쇠는 입맛을 다셨다. 그리곤 다시금 교오코의 그곳을 째려보았다. 무성한 수풀로 뒤덮인 요새는 언젠가 고삐리 때 봤던 영화 ‘나바론 요새’를 연상케할 만큼 험준했다.

“쩝, 저거야 말로 그림의 떡이군. 어찌 어찌해서 요새에 뚫고 들어간다 해도 후속 동작이 결코 만만치 않겠어. 이를 어쩌면 좋지?” 막 중얼거렸을 때였다. 뇌리 속으로 번개같이 하나의 대처법이 떠올랐다. 강쇠는 손뼉을 딱 치며 쾌재를 불렀다. “그렇다. 있었어. 원박법! 바로 그거야.”원박법(猿搏法). 이는 중국 황제내경의 소녀경편에 나오는 ‘건강을 증진시키는 성교 비법 24 가지’ 중 하나가 아닌가. 강쇠는 눈을 감고 소녀경의 가르침을 떠올렸다.“원박법은 원숭이가 긴 다리를 이용해 나뭇가지에 착 달라붙어 있는 모습과 같은 자세입니다. 여성은 반듯하게 누웠으되, 다리 끝이 하늘을 향해 솟아 있습니다. 이럴 때 남성은 여성의 양다리를 들어 어깨 위에 올리고, 동시에 여성의 허리와 엉덩이를 들어 올립니다. 그 상태에서 옥경을 삽입시켜 취서(臭鼠:음핵)를 공격합니다. 이 동작이 40여회에 이르면 여성은 희열을 못 이겨 비명을 지르고 맙니다. 여기서 다시 남성은 더 깊이 들어가야 하며, 이와 때를 같이 해 옥경은 팽창을 거듭하고 여성은 마침내 절정에 달합니다. 이때 반드시 동작을 멈추소서.”강쇠는 더 이상 고민하고 자시고 할 필요가 없었다.

소녀경의 구결대로 교오코의 양다리를 들어 어깨 위에 걸쳤다. 그런 다음 허리와 엉덩이를 슬쩍 들어올리니, 나바론 요새는 바야흐로 함락 직전의 상황으로 변했다. 합! 하는 기합소리와 함께 강쇠는 요새로 진격했다. 이어 취서를 공격하기를 40회에 이르자, 과연 교오코의 입에서 절창이 터져나왔다.“아으으…” 교오코가 얼마나 용을 쓰는지 가지가 휘청거렸다. 강쇠는 이러다 가지가 부러지지 않을까 내심 불안했다. 강쇠는 속전속결 작전을 감행하기로 하고, 박력 넘치게 진퇴를 거듭했다. 그런데 다음 순간, 우지직! 하고 뭔가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놀란 강쇠는 얼른 나무 기둥을 붙잡았다. 하지만 교오코의 반응은 이보다 더 민첩했다. 요새를 마악 벗어나려는 강쇠의 물건을 꽉 물고 놓아주려들지 않았던 것이다.“안돼요 강쇠씨. 멈추지 말아요. 계속해요. 계속해.”<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