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말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법
괴물과 싸우면서 괴물이 되지 않는 대화의 기술
2011-05-30 기자
당신은 당신의 삶을 엉망으로 만들면서 즐거워하는 사람과 함께 일하거나 살고 있는가? 상대가 언제 폭발할지 몰라 살얼음판을 걷듯 언행을 조심해야 하는가? 상대방은 당신 기분을 잡쳐놓고도 ‘그냥 농담’이었다고 넘어가 버리는가? 그 사람이 곁에 없어야 마음이 편안한가?
무례하고 비열하게 굴려고 작정한 사람을 상대할 때는 사실 그 어떤 협력적 의사소통 기법도 소용이 없다. 능력도 있고 매사 자신만만한 사람도 이런 못된 사람을 만나게 되면 마음의 평화를 잃고 당황하게 된다. 공정함이나 친절 따위는 모르는 못된 사람들이 더 이상 당신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신 있고 명료한 의사소통으로 선을 그어야 한다. 말없이 괴로워하지 말고 건설적인 대안을 실천해 자유를 얻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자존감을 지키면서 이 난감한 상황을 헤쳐갈 수 있을까.
이 책은 흔히 볼 수 있는 까다롭거나 까칠한 사람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런 인간관계를 다룬 책들은 이미 넘쳐나는 상황이니 말이다. 그보다 이 책은 혼돈과 무질서, 공포를 퍼뜨리는 극단적으로 어려운 상대에게 초점을 맞추려 한다.
경우 없고 양심 없는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이 결국 득을 보는 것 같을 때 우리는 어쩔 수 없는 무력감과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직업, 자존감, 건강 등을 포기하지 않고도 이런 못된 사람에게 맞설 방법은 분명 있다. 비윤리적인 사람이 우리를 이용해먹지 못하도록 막아낼 방법, 그러면서 우리 스스로의 윤리도 지킬 수 있는 방법, 악담과 미움을 선택하지 않고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선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방법 말이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현실에서 소용없는 얘기를 늘어놓지 않는 대신 우리보다 앞서 못된 사람의 괴롭힘에 시달리다가 마침내 방법을 찾은 사람들이 알려준 50가지 구체적인 전략이 등장한다. 오싹할 정도로 현실적인 이 책은 특히 마음 약하고 소심한 성격의 독자들이 정신적 독립성을 확고히 하고 집요하게 이어지는 논쟁에서 벗어나도록 해줄 것이다.
책이 알려주는 ‘악의적인 농담 격조 있게 대처하기’
악질적인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비열한 말을 내뱉은 뒤 “농담이었어”라고 덧붙이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의도적이지 않았다는 듯 위장하지만 실은 치밀하게 계획된 말들이다. 여기 대고 “난 상처 받았는걸”이라고 항의한다면 짐짓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뭘 그렇게 크게 생각하고 그래? 그냥 해본 소리라니까?”라고 답하는 것이 고작이다.
짓궂은 놀림은 사실 ‘농담’이나 ‘그냥 해본 소리’라는 말로 넘어가기 어렵다. 의도적이고 비열한 농담은 마음의 평화를 깨고, 분노와 혼란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물론 짓궂은 놀림은 일상적인 소통의 방법으로 악의 없이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못된 사람들은 흔히 이를 수동적 공격의 무기로 삼는다. 공격적인 말을 던진 뒤 그 결과에는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한 술책이다. 상대의 분노를 자극하고 자존감을 무너뜨리기 위한 악의적인 행동이다. 자신의 분노나 질투를 분출하기 위해 상대를 희생양으로 삼는 교활한 농간이기도 하다. 자, 우리는 여기에 대체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첫번째로 상대가 사용하는 수법을 이쪽에서도 사용하면 저절로 이기는 게임이 된다. 먼저 당신이 상대를 웃음거리로 삼으면 상대는 더 이상 당신을 웃음거리로 만들지 못한다. “오, 놀리기 대장이 오셨군. 자, 한 방 날려봐. 오늘은 뭘 준비했는지 보자고”라고 말해보라. 그러면 당신의 반응보다는 ‘상대가 뭐라고 말하는지’가 관심의 초점이 된다. 놀림에 놀림으로 대처함으로써 상대가 아닌 당신이 상황을 장악하는 것이다.
두번째 핵심은 괴롭히는 상대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향해 말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상대가 당신을 놀리거나 괴롭히는가? 여기에는 당신을 깔아뭉개는 것으로 자기 지위를 높이려는 목적이다.
“이 친구가 또 시작했군. 우리를 좀 놀려먹고 싶은 모양이야.” 그러면 어느덧 당신과 다른 사람들이 함께 무리를 이뤄 상대와 대립하는 구도가 만들어진다. 수적으로 밀리게 된 상대는 입을 다물 것이다. (본문 179~182페이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