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한권의 책이 인생을 바꾼다4 26가지 키워드로 본 ‘브라질’

정치의 수단 ‘축구’와 국민 아이콘 ‘삼바’의 만남

2010-09-17     박주리 기자
브라질의 성공을 담은 연구서 ‘브라질: 역사, 정치, 문화’가 출간됐다. 서울대학교 라틴 아메리카 연구소의 HK 사업의 일환으로 19명의 라틴아메리카 전문가들이 아마존·룰라·브릭스·커피·삼바·영화·축구 등 브라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키워드 26가지 키워드를 뽑아 브라질의 역사·정치·문화를 조명했다.

브라질의 역사, 정치, 문화를 조명한 책이 출간되었다.

국내 라틴 아메리카 연구의 권위자인 이성형 서울대학교 라틴아메리카연구소 교수는 한·브라질 수교 50주년을 맞아 국내 브라질 연구자와 관심 독자의 저변을 넓히고, 연구역량과 수준을 점검하며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 이 책을 기획했다.


브라질의 다양한 모습을 만나다

세계 경제위기 회복의 속도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빨랐던 브라질은 체질 개선을 통해 세계무대에서 호감을 높이고 있다. 외신들은 브라질에게 ‘마법의 시간’이 도래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브라질의 대통령인 룰라 대통령은 국정 운영지지도가 90퍼센트까지 오르는 경이로운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이 책은 한국과 수교 50주년을 넘긴 브라질의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여 소개하는 책으로, 브라질 연구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전통사회와 현대 문화예술의 교차와 융합, 브릭스의 일원으로서의 경제적 잠재력, 타협과 연속성을 중시하는 정치적 전통, 주류적 세계관에 대한 비판적 사유에 이르기까지 브라질의 다양한 모습을 거시적인 시각에서 조명한다.


포르투갈 식민지에서 브릭스의 중심으로

제1부 역사의 장면들은 1500년에 포르투갈의 페드로 알바레스 카브랄이 브라질을 발견한 때부터 브라질 연방공화국이 세워지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브라질은 포르투갈의 식민지로 출발했지만 외세의 위협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국민적 감정이 고무되면서 브라질인의 유형과 자존감이 형성되었고, 브라질인들은 영토를 넓혀나가는 한편 독립을 시도하기도 했다. 브라질의 첫 황제 페드로 1세의 왕위를 이은 페드로 2세는 노예제를 폐지했고, 그로 인해서 공화주의 운동이 힘을 얻으면서 브라질 연방공화국이 탄생했다.

제2부 지리에서는 브라질 근대화의 상징, 신(新)수도 브라질리아의 건설이 가지는 의미를 살펴본다. 브라질 최대 도시인 리우데자네이루의 자연 지리적 특성, 변천과정, 인종문제와 문화 혼종성(混種性), 양극화 문제와 도시의 미래를 내다본다. 아마존 강의 자연환경과 개발의 역사를 알아보고, 환경문제와 경제개발 담론 간의 충돌, 원주민의 생존권운동 등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제3부 정치에서는 질베르투 프레이리의 인종 민주주의를 통해서 브라질의 인종문제를 살펴본다. 경제성장과 빈곤층 감소, 국제적 위상 강화 등을 성취한 룰라 정부의 성과와 한계를 알아보고 브라질의 미래를 내다본다. 그리고 수교 50주년을 맞은 한-브라질 관계의 현황과 향후 발전방향을 알아보면서 브라질이 우리에게 가지는 의미와 다각도에서 진행될 관계 발전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제4부 경제에서는 브릭스(BRICs) 국가들의 연대와 성장이 브라질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잇따른 대형유전 발견과 기술 발전으로 국제 석유 메이저로 부상하고 있는 브라질의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 가장 경제적이며 친환경적인 대체 에너지 바이오에탄올, 높은 수준의 농업기술을 바탕으로 한 최대의 수출품목인 대두를 통해서 역동적인 브라질 산업의 일면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커피를 통해서 유럽·미국·브라질의 관계와 브라질 커피의 역사 등을 살펴본다.


정치 수단으로서의 축구와 국민아이콘 삼바

제5부 음악에서는 아프리카 흑인노예의 삼바가 브라질을 대변하는 국민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과정을 알아본다. 이어서 다양한 외국 음악의 유입과 전통 삼바에 대한 식상함으로 등장한 보사노바, 브라질 문화의 풍요로움을 가감 없이 표출·확장한 열대음악, 탄압 속에서도 군부독재 시대의 사회문제를 고발한 대중음악을 살펴본다. 그리고 브라질 음악의 아버지, 에이토르 빌라-로부스의 생애와 그의 작품 세계를 알아본다.

제6부 문학과 예술은 브라질 문화가 외부 문화를 흡수해서 소화할 수 있다는 ‘식인주의’를 부르짖은 오스발드 지 안드라지의 식인종 선언으로 시작한다.

이어서 상파울루 비엔날레의 탄생과 발전과정, 브라질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인 구체주의(具體主義), 빈곤층의 현실을 다루고 국가 공권력을 비판하는 브라질 영화의 세계, 관객을 연극의 주체로 세우면서 연극의 치유성과 근원성을 찾으려는 아우구스투 보알의 ‘억압당한 사람들의 연극’ 방법론도 만난다.

제7부 사회에서는 축구와 브라질의 정체성, 정치 수단으로서의 축구, 프로 축구계의 부패 등을 살펴본다. 자유와 평등을 향한 흑인운동의 상징 카포에이라,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서 ‘다른 세계’를 외치는 세계사회 포럼의 목표와 과제, 역사와 미래의 가능성을 옹호한 브라질의 교육자 프레이리의 생애와 사상에 대해서 알아보고, 제3세계에서 인간에 의한 인간의 지배 때문에 발생하는 모든 착취와 억압에서 인간을 해방시키려고 하는 해방신학의 탄생과 발전에 대해서 알아본다.

이 책은 전통사회와 현대 문화예술의 교차와 융합, 브릭스의 일원으로서의 경제적 잠재력, 타협과 연속성을 중시하는 정치적 전통, 주류적 세계관에 대한 비판적 사유에 이르기까지 브라질의 다양한 모습을 거시적인 시각에서 조명한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