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의 눈물, 백 년의 침묵

제국의 소멸 100년, 우리 궁궐은 어디로 갔을까?

2009-11-24      기자
대한제국이 일제에 의해 국권을 빼앗긴 지 100년. 풍전등화와 같던 조선(대한제국)의 운명은 짧고도 격렬한 시공을 거쳐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역사의 격랑 속에서 조선의 궁궐 역시 호된 고초를 겪어야 했다. 철거되고, 해체되고, 옮겨지고, 여기저기 팔려나가기 일쑤. 그 와중에 흔적조차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행방이 묘연해진 게 대부분이다.

《궁궐의 눈물, 백 년의 침묵》이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 ‘훼철毁撤의 역사’다. 이를 위해, 한 세기 전 나라의 운명과 궤를 같이한 우리 궁궐의 수난사를 건축사적 관점에서 넓고도 깊게 분석한다. 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 원구단 등 서울의 주요 궁궐 전각과 상징적 건축물은 물론, 이제껏 널리 알려지지 않은 평양 풍경궁의 수난사까지 아우른다.

저자들은 실증적 연구·분석을 통해 근대기 조선 궁궐 훼철의 실제를 파헤친다. 궁궐의 변화 양상 속에서 고종高宗의 대한제국이 외세의 도전에 어떻게 응전했는지를 파악하고, 그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제에 의해 우리 궁궐이 어떻게 이건移建되고 변용變用되었는지 확인한다. 아울러 당시 조선 궁궐 내 수많은 전각을 헐어낸 자리에 새로 들어선 서양식 근대건축물의 탄생 배경과 그 면면을 살펴본다.

강상훈 외 (지은이) | 효형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