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혼’부터 ‘음해’까지…‘이런 일이’
2006-06-02 이금미
중복답안 시비가 제기됐던 1998년의 사법시험 1차 시험 불합격 처분소송에서 승소했다면서 ‘사랑하는 약혼녀’인 박근혜 의원에게 이제야 체면이 서게 됐다는 내용.한편, 그는 2003년 5월 박 의원과 결혼식을 갖게 됐다고 ‘청첩장’까지 돌리는 소동을 벌였다. “제가 드디어 6월14일에 박근혜 의원과 역사적인 결혼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30년 사랑이 결실을 맺게 되었으니 (중략) 박 의원을 아내로 맞아 단란한 가정을 이룰 것입니다”라는 그럴듯한 내용. 당시 기자들은 청첩장을 보고 정씨의 실체와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도 했다.
정씨는 수년간 박 대표를 집요하게 따라 다녀 박 의원 주변사람들이 대부분 정씨를 알 정도라고 한다. 현재 정씨는 박 대표측의 부탁으로 국회 출입이 금지된 상태. 지난 17대 총선 당시엔 ‘아줌마’ 스토커가 등장했다. 서울을 비롯해 수원, 대구, 경남 진해에 이어 강원도 등 박 대표가 등장하는 선거유세장마다 모습을 드러낸 아줌마. 유난히 챙이 큰 빨간모자를 착용해 세상에 알려졌지만, 박 대표와 악수를 하고 구호를 외치는 행위 이외에 별다른 특이 사항은 없었다고 전해진다.
박 대표의 스토커는 사이버 상에도 있다. 2005년 1월 강모씨라는 네티즌은 박 대표의 미니홈피에 끊임없이 ‘구애’의 글을 올렸다. “커플링 반지를 꼭 끼워주세요”, “먼저 결혼하고 풀어갑시다” 등 무려 50여 차례. 그는 글과 함께 박 대표 자택 앞에서 하트 모양의 꽃다발을 들고 박 대표를 기다리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사진, 박 대표와 결혼키로 했다는 가짜 청첩장도 올렸다. 2005년 11월엔 ‘박근혜 대표 애인’이라는 띠를 두른 50대 남자가 서울 청계천 부근에서 행인들에게 박 대표를 비방하는 ‘괴쪽지’를 나눠주는 황당한 사건도 있었다.
이 쪽지엔 “박근혜 대표의 애인 살해미수자 의사 2명을 잡아 즉각 처발하라”는 글과 함께 국가인권위원회 이모씨가 이 사실을 확인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같은 내용의 괴쪽지는 여의도 윤중로 벚꽃축제가 한창이던 지난 봄에도 국회에 뿌려졌으며, 그보다 앞선 지난 3월에도 서울 명동에 뿌려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인권위에는 이모씨라는 사람은 근무한 적이 없다. ‘괴쪽지’ 사건은 현재 영등포경찰서에서 수사중이지만, 지문감식 등이 불가능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경찰서 관계자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