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 ‘의회다운 의회’ 구현...소통과 협력을 이루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의회다운 의회’의 근본을 일구다 공약을 정책화하고 예산을 담아낸 것...제10대 전반기 의회를 상징하는 발전적 변화 "기본과 원칙이 바로 선 의회다운 의회를 만들겠다"

2020-06-23     강의석 기자

[일요서울|수원 강의석 기자] 고대 로마의 의회는 왕권 강화를 견제했고, 시민의 아픔을 대변하면서 시민을 위한 수많은 정책들을 내 놓았다. 의회의 발전은 민주주의를 극대화시킨 것이다.

암울했던 과거에 지방자치의 탄생은 시민들의 환호와 함께 민주주의의 주춧돌을 마련했고, 지방의회는 시민의 대변자로서의 역할을 다하면서 고도의 경제 성장을 이루어 놓았다.

경기도에는 의회다운 의회를 주창하면서, 시민 곁으로 더 한층 가까이 다가서는 사람이 있다.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 그가 남긴 발자취는 먼 훗날에 '시민의 진정한 대변자'라는 칭송을 듣기에 충분하다.

이에 일요서울은 오늘도 시민을 위해 무엇을 할것인가를 걱정하며 올곧은 길을 걷고 있는 송 의장에게 그가 걸었던 지난 2년간의 이야기를 세세히 들어봤다.

- 경기도의회 전반기 의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그동안의 감회는?

의장에 도전하면서 경기도의회 142명 도의원의 약속을 함께 지키고, 기본과 원칙이 바로 선 의회다운 의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제10대 의회 반환점에 서서 되돌아보면 의원들의 공약을 피부에 와 닿는 정책으로 만들어 예산까지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간의 성과가 여러 지표로 나타나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키는 의장이 되고 싶다. 주요 사건사고 현장을 다시 방문하고, 지역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들으며 남은 과제를 점검하고자 한다.

하나의 과제를 해결하고 나면, 두 개의 숙제가 뒤 따라오는 다사다난한 2년이었다. 여러 아쉬움이 남지만, 도민과 공직자, 언론의 바른 지도 덕분에 제 역할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지금 이 순간에도 전염병의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도 현장에서 악전고투 중인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코로나19와 같이 모두가 넘어서야할 장벽은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위안은 혼자하기 어려운 일도 함께라면 가능하며, 희생과 배려, 연대의 지혜를 발휘하면 넘어서지 못할 장애물은 없다는 진리다.

어둠의 터널을 지나는 고난의 행군을 결국엔 이겨낼 수 있도록, 도민의 대의기관인 경기도의회는 언제나 도민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

- 경기도를 위해 수많은 일들을 이루려 노력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래도 공약을 정책으로 만들어서 예산까지 담아낸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약속을 지키는 의장’이 되겠다고 천명한 이후 의원들의 공약을 함께 지키는 데 주력했고, 그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 ‘정책공약’아다. 공약을 정책화하고 예산을 담아낸 것이야 말로 제10대 전반기 의회를 상징하는 발전적 변화다.

취임직후 공약관리 TF를 꾸리고 모든 의원의 총 공약 4,194건의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공약집을 발간했다. 의원들의 공약 DB를 만들어 체계적 관리를 시행한 건 의회 사상 최초의 도전이었다.

기본 DB를 바탕으로 유사공약을 묶어 정책화할 수 있도록 ‘정책공약’을 만들었다. 정책공약은 선거에서 내세우는 ‘선거공약’을 넘어, 의원 선출 이후로도 입법화 과정을 거쳐 공약을 정책으로 실현하겠다는 의지다.

의회는 2019년 본예산부터 1회 추경, 2020년 본예산에 이르기까지 세 차례에 걸쳐 정책을 제안하고 예산을 반영해냈다.

경기도의회의 정책제안 건수는 도청 75건, 교육청 27건 등 총 102건이다. 이 정책이 229개의 사업으로 세분화 돼 4조1,129억 에 이르는 예산이 반영됐다.

도의원들이 지역 주민들과 했던 약속이 학교실내체육관 건립, 무상교복, 무상급식 지원, 소상공인 지원정책, 전통시장 활성화, 일자리 확대 등 다양한 생활밀착형 정책으로 우리의 삶터에서 실현되고 있다.

공약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연구를 거쳐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기에 거둘 수 있었던 결실이다. ‘약속을 지키는 의장이 되겠다’는 공약을 지킬 수 있게 돼 뿌듯하고, 감사하다.

- 코로나19의 대응을 위해 혼신을 다했다. 어떤 일을 행하였나?

경기도의회는 코로나19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시적 감염병 대책기구인 ‘비상대책본부’를 구성해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등 혼신의 힘을 다했다. 위기 상황 속에서 지방의회의 새로운 역할을 제시하며 주체적으로 활동한 것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성과다.

‘비상대책본부는’ 정부가 코로나19의 감염병 위기경보수준을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1월27일)한 직후인 1월30일 출범했다. 도의원과 집행부 관계 공무원들이 합심해 코로나19 확산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다.

출범 직후 의회 사무처장실에 ‘상황실’을 설치해 현재까지 반년 째 가동 중으로, 긴급 상황인 만큼 비상대책단 위원과 상임위원장이 한명씩 교대로 일일 상황실장을 맡아 근무하며 감염방지 활동에 대한 상황공유를 매일같이 하고 있다. 아울러, 비상대책본부 위원과 집행부 관계 공무원 간 전체회의를 지속해 개최하며 협력방안을 모색 중이다.

지금까지 집행부에 350건 이상의 요구사항을 전달했으며, 이에 대한 조치결과를 신속히 접수받아 처리하며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역학조사관 충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융자지원 및 신용보증, 종교시설 예배 등에 대한 방역 및 행정지도 등 비상대책본부의 다양한 건의는 경기도의 실질적 조치로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대책회의에서 논의된 안건들이 단순히 ‘회의용’에 그치지 않고, 집행부의 대책으로 수립돼 추진되는 과정에서 주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담아 시행하는 ‘약속을 지키는, 의회다운 의회’를 다시금 구현해 내기위해 소통과 협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

- 후반기 경기도의회가 수행해야 할 우선적 역점사업이 있다면?

경기도의회는 의석 수로 보나, 인구 규모로 보나 전국 17개 광역의회의 맏형격으로, 다른 의회보다 한발 앞장 서 모범을 보여야하는 무거운 위치에 있다.

후반기 의회는 실질적 지방분권을 실현하는 데 앞장서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실질적 지방분권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시대적 과제다. 지난 2년 간 전국시·도의회협의회 회장으로서, 경기도의회 의장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지방자치법 개정안 국회 통과가 좌초돼 더없이 아쉽다. 다만, 지방분권의 필요성을 알리고 도민 공감대를 형성한 점은 큰 성과라고 평가한다.

후반기에서는 지방의 역할과 한계, 지방분권의 시급성을 알리는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지속해야 한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지방자치제 운영의 근간이 되는 법인데, 88년 개정 후 변화가 없어 지방발전의 발목을 잡는 법이 돼 버렸다.

세계화에서 벗어나 지역화로 방향을 선회해야 한다는 의견이 거론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지방에 권한이 없다보니 지방과 중앙의 동반성장은 좀처럼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의회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이 담겨있다. 지방의회는 가방을 들어주는 보좌진이 아니라, 함께 도민을 위해 정책을 만들어나갈 전문인력이 절실하다.

경기도 인구가 1,370만 명을 넘어섰고, 경기도의 한해 예산은 40조가 넘는데, 142명의 도의원은 지원인력 없이 한 명당 10만 명의 소리를 듣고, 3천억 이상을 심의해야 한다. 홀로 예산심의부터 조례제정, 행정사무감사, 현장방문 등 모든 걸 감당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방의회는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실질적 지방분권이 필수라는 사실을 알리는 스피커가 돼야한다. 도민의 관심만큼 값진 동력은 없다.

전국 17개 광역의회를 대표하는 회장으로 활동하며 전국차원의 지방의회 네트워크를 결성했다. 보다 체계적 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전반기 의회와 연속성을 갖고 의회정치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의장님의 의견은?

제10대 경기도의회 중심 철학은 ‘공존’이다.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장벽을 넘어서 경기도의 경제 생태계를 살리자는 취지에서 의회와 집행부가 한 마음으로 실시하게 된 게 바로 ‘재난기본소득’이다.

의회와 집행부는 서민경제를 ‘심폐소생’하려면 재난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데 합의를 하고, 3월24일에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지급방안을 발표했다. 그리고 합동 기자회견 다음날인 3월25일 전국 17개 광역의회 최초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조례안’을 마련해 긴급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경기도의회가 재난기본소득 지급의 근거를 신속히 마련한 덕분에 선례 없는 초대규모의 신규사업이 혼란이나 불편 없이 아주 빠르게 실시될 수 있었다.

새에 비유하자면, 의회와 집행부는 양 날개고 도민은 몸통이라고 할 수 있다. 양 날개의 균형을 잡지 않고 한쪽만 퍼덕거리면 몸통이 제대로 날 수 없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재난기본소득은 의회와 경기도가 오로지 도민을 위한 마음으로, 협치를 넘어서 ‘공존’의 가치를 제대로 구현해 낸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 향후 수많은 계획이 있으리라 본다. 무엇인가?

지난 2년 동안 경기도의회 의장을 맡고, 그 중 1년은 전국 17개 광역의회 회장까지 겸직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안산 주민들을 찾아뵙는데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후반기 의회 들어서는 주민 얼굴을 한 분이라도 더 뵙고, 이야기를 한 마디라도 더 나누려고 굳게 마음먹고 있다. 안산의 현안에 관심을 갖고, 지역주민 삶의 질이 좀 더 높아질 수 있게끔 노력하곘다.

아울러 한국해양연구원 출신이라는 전공을 잘 살려서 해양자원을 활용하고 접경지역을 개발하는 조례안도 만들고자 한다.

임기가 끝난다고 해서 전반기 의장으로서의 책무가 덜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의장 활동하며 체득한 노하우를 후반기 의장단에 아낌없이 전수하고, 필요할 땐 고문역할도 하면서 더 열심히 일하겠다.

- 끝으로 경기 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코로나19의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도 삶의 현장에서 묵묵한 자세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계신 모든 도민 여러분께 위로와 격려의 말씀 전한다.

특히, 나보다 남을 위하는 마음으로 희생하시는 의료진들, 자원봉사자들에게 각별한 감사를 드린다.

혼자서 해내기 힘든 일들도 함께라면 가능하다. 어려운 순간을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도록 1,370만 도민의 대의기관인 경기도의회가 항상 함께하겠다.

언제나 도민과 함께하는 ‘사람중심 민생중심 의회다운 의회’를 앞으로도 관심 갖고 지켜봐 주시기를 당부 드린다. 내 삶에 힘이 되는 조례, 약속을 지키는 의회의 모습으로 성원에 보답하겠다.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