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함 훌훌털기엔 어촌이 최고

2007-05-15     양은미 
서울은 답답하다. 출근길 막히는 도로에서 바라 본 마천루는 마음을 더욱 갑갑하게 한다.
썩 맑아 보이지 않는 하늘도 마음에 들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답답한 마음이나 달래 볼까해서 도심속 공원을 찾지만 부족하다. 서울에는 바다가 없기 때문이다.
답답한 마음을 떨쳐 버릴 만한 곳을 생각하면 누구나 바다를 떠올린다. 이맘 때면 시원한 바닷바람이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다에는 부족함도 넘침도 없다. 그냥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주말을 이용해 도심 속 답답함을 풀어 줄 어촌 여행을 떠나보자.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대부도는 바지락을 연중 채취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간조 시간을 이용, 바지락 잡이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은 바다가 선사하는 하나의 선물이다.

그밖에도 해병체험과 행글라이딩, 서바이벌 게임, 극기 훈련 등 바다를 끼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주변 볼거리를 찾아보자. 일단 쌍계사를 꼽을 수 있다. 안산시 유일한 전통사찰로 창건자인 육사대사가 다섯 마리의 용이 승천하는 꿈을 꾸고 쌍계사라고 칭했다는 설이 있다.

오염의 대명사였던 시화호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세계적인 희귀새인 장다리 물떼새와 천연기념물 큰고니 등이 서식하고 있다. 갯벌에서 꿈틀대는 다양한 생명체들은 시화호가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대변하고 있다.

대부도 바로 앞에 위치한 누에섬에는 등대형 전망대가 있다. 지상 3층 규모로 1층에는 주변 자연환경과 바다 풍경이 담긴 사진이 전시돼 있으며 2층은 국내외 등대 시설을 소개하는 전시관이다. 3층은 주변 풍경을 관람할 수 있는 전망대다.

낚싯배도 이용이 가능하다. 방아머리 선착장과 탄도 선착장 어민들은 어선을 이용, 손님을 태우고 육도, 풍도, 이파도 등 인근 섬을 운행하고 있다.

교통정보:비보IC-양감-남양-사강-대부도/월곶IC-시화공단방향-오이도-시화방조제-대부도.



강원도 고성군 초도

낯선 이름이다. 우리나라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 어촌이다. 초도는 낯선 이름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멋과 맛을 가지고 있다. 바다와 함께 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은 없지만 바다 풍경은 최고다.

인근에 위치한 통일전망대에 서면 금강산의 구선봉과 해금강이 지척에 보이고 맑은 날에는 신선대와 옥녀봉, 집선봉을 볼 수 있다.

최북단 시범 해수욕장인 화진포 해수욕장도 지척에 있다. 소나무 숲이 모래사장 뒤로 병풍을 친 풍경을 연출한다. 화진포 해수욕장은 다른 곳과 달리 기암괴석이 많은 특징을 갖고 있다.

해양박물관도 있다. 박물관에는 세계적인 희귀조개류와 갑각류, 산호류, 화석류, 박제 등 1,500여종을 전시한 패관류와 125종 3,000마리의 수중 생물이 있는 수족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관람의 하이라이트는 까치 상어 300마리가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10m의 해저 터널이다.

초도는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자연산 물회, 명태지리국, 도치 두루치기, 토종 흑돼지, 털게찜, 고성 막국수, 도루묵 찌개, 추어탕은 고성 8미로 꼽힌다.

교통정보:서울-양평-홍천-백담사입구-진부령 알프스 스키장입구, 거진읍 대대리-자산리 3거리-화진포


경상북도 울릉군 통구미

통구미 해수욕장은 자연 몽돌로 가득차 있어 물놀이를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이곳은 해양레포츠 체험 프로그램이 유명한 곳이다. 유명한만큼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이 잘 정비돼 있다.

통구미는 숲을 품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48호로 지정된 향나무 자생지가 마을 서쪽 해변에 위치하고 있다. 향나무 원종이 그대로 남아 있어 보존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마을 앞에는 거북바위가 있어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통구미 마을은 거북이가 들어가는 통과 비슷하다고 해 지어진 이름이다. 포구는 울
릉도 최고의 낚시 포인트다. 계절마다 고등어, 우럭, 참돔 등 회유어종이 잘 잡히며 근해 서식어종도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먹을거리로는 싱싱한 활어회와 물회, 약소불고기, 엉겅퀴 해장국, 울릉도 홍합밥, 명이김치 등이 있다. 여객선은 포항과 후포, 묵호 여객선 터미널에서 1일 1회 왕복운항하는 배편을 이용하면 되고 소요시간은 편도 3시간 내외가 걸린다.

교통정보: 포항여객선 터미널-울릉 썬플라워호/후포여객선터미널-울릉 카타마란호/묵호 여객선 터미널-울릉 카타마란호


경상남도 마산시 구복마을

구복마을을 잇는 저도연륙교는 그 모양새가 콰이강의 다리와 흡사하다. 때문에 지역주민들은 연륙교를 콰이강의 다리라고 부른다. 다리는 지난 1987년 완공된 철제다리로 길이 170m, 폭3m다.

저도연륙교를 건너기 전에 위치한 구복예술촌도 빼뜨리면 섭섭한 코스다. 구복마을 인근에 위치한 원전마을은 마산지역 최고의 낚싯터다. 인근 마을 반동리와 심리에도 낚싯배가 수시로 운항한다. 구복마을은 마산고속버스터미널에서 차량으로 1시간 20분이 소요되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특별한 체험 프로그램은 없지만 마산지역 인근 관광지와 연계해 당일 코스나 1박2일 코스에 포함시키면 더할 나위 없다.

먹을 거리로는 미더덕찜과 오동동아구찜, 마산곰탕이 미식가들에게 유명하며 대정마을 주물럭과 진동 민물장어구이, 가포 갯장어구이도 입맛을 돋운다.

교통정보:마산고속버스터미널-마산시청-경남대학교-구복


전라남도 영광군 송이도

송이도는 소박함이 묻어나는 특별한 곳이다. 섬 안에 음식을 전문적으로 하는 식당이 별로 없다.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직접 관광객들의 밥을 준비해 준다. 어업인 회관과 가정집 몇 곳에서 민박을 운영하고 있다. 주변 볼거리로는 백수 해안도로와 칠산도가 있다. 백산 해안도로를 따라 응암바위와 어머니가 아들을 안은 형상의 모자바위, 거북바위 등 기암괴석이 펼쳐진다.

칠산도는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섬이 7개 모여 있는 형상을 보고 붙여진 이름으로 주변 해상은 국내 최대 조기어장이다. 천연기념물 제389호로 지정된 노랑부리백로와 괭이 갈메기, 저어새 번식지이기도 하다. 계마리 계마항에서 1일1회 운항하는 배편이 있다.

교통편:광주-영광읍-법성면-홍농읍-계마리 계마항-송이도


전라북도 군산시 선유도

선유도에서 즐기는 갯벌 체험은 가족여행의 참맛을 느끼게 한다. 시원하게 펼쳐진 갯벌에서 맛조개를 잡으며 자연을 직접 느낄 수 있다.

선유도는 ‘선유8경’으로 둘러 싸여 있다. 선유낙조, 삼도귀범, 월영단풍, 평사낙안, 명사십리, 망주폭포,장자어화, 무산십이봉이다.

5월의 월명공원은 왕벚꽃과 철쭉꽃이 흐드러지게 피며 6월에는 아카시아향이 주위를 맴돈다.

섬 인근에 위치한 은파유원지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 표시될 만큼 역사가 깊은 곳. 저수지를 중심으로 주변에 작은 산들이 병풍을 이루고 있다.

선유도를 벗어나면 길게 이어지는 군산 해안도로가 반긴다. 길이만 83㎞에 이르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다. 지금은 해안선을 따라 산업단지와 신항만이 자리 잡고 있어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바다를 끼고 있어 해삼과 멍게, 소라 등 싱싱한 해산물이 풍부하다.

교통정보: 군산IC-706번지방도(군산)-27번국도(성산)-이마트-군산여객선터미널/익산IC-익산원광대-전군도로-군산-중동사거리-군산여객선 터미널


충청남도 보령시 신흑마을

보령시는 머드축제로 유명한 곳이다. 해넘이를 볼 수도 있다. 마을 주변에는 석탄박물관과 대천해수욕장, 냉풍욕장이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석탄박물관은 지난 1995년 국내 최초로 개관한 석탄 박물관이다. 박물관에는 충남 탄전의 발달 과정과 작업환경, 장비 등을 전시하고 있다.

대천해수욕장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조개껍데기로 이뤄진 백사장을 갖고 있다. 인근 숙박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서해안 최고의 휴양지로 꼽히고 있다. 백사장 남쪽에 위치한 기암괴석들은 또 하나의 볼거리다.

냉풍욕장은 지하에서 불어오는 폐광의 자연풍을 이용해 바람목욕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바람은 삼복더위도 잠재울 만큼 시원하다. 인근 식당에는 냉풍을 이용해 재배한 양송이 버섯전을 맛 볼 수 있다.

또 신흑마을 인근에는 꽃게와 대하, 도미회, 우럭회 등을 차림표로 하는 식당이 모여 있다.

교통정보:서해안고속도로-대천IC-대천항/경부고속도로-천안IC-아산-홍성-대천-대천항/장항선대천역-대천해수욕장-대천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엄리

제주는 그 자리가 바다이자 땅이라서 좋다.

제주시 도심을 지나 서쪽 해안도로를 달리다가 건물 높이가 낮아졌다 싶으면 시원한 해안가들이 보인다. 길게 이어진 해안도로는 제주의 바다를 느낄 수 있는 백미다. 도로와 해안 거리가 불과 10~20m에 불과해 차량을 길옆에 세우고 바로 바다로 뛰어 들 수도 있다. 해안도로를 20분가량 달렸을까. 구엄리라는 마을 간판이 보인다.

구엄리 인근에는 ‘소금빌레’라는 돌염전이 위치하고 있다. 소금빌레는 다른 지역 천일염 제조방법과 달리 해안가의 암반과 바닷물을 이용, 소금을 생산한 곳이다.

곽지해수욕장도 백미다. 해수욕장에는 특별한 사워시설이 없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용천 노천탕이 있기 때문이다. 조금 무덥다 싶으면 노천탕에 잠시 발을 담그면 시원함은 두말이 필요 없다.

제주의 해안도로를 달리다보면 그 자리로 돌아온다고 한다. 제주의 해안도로와 동서쪽 해안도로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향토음식도 재미있다.
갈치호박국, 자리물회, 전복죽, 성게국은 색다른 별미다. 조금 여유가 있다 싶으면 지역 주민에게 말을 물어 숨은 맛집을 찾으면 어떨까. 주민들이 아는 맛집이 싸고 맛이 좋기 때문이다.

교통정보: 제주시-일주도로 서쪽 16km지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