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 "증세나 재정건전성 훼손 없이 기본소득은 얼마든지 가능…공개토론 요청합니다"

"기본소득을 둘러싼 백가쟁명...무책임하고 정략적인 주장이 기본소득을 망치고 있다" "기본소득은 코로나 이후 4차산업혁명시대의 피할 수 없는 정책"

2020-06-09     강의석 기자

[일요서울|수원 강의석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5일 그의 페이스북에 "증세나 재정건전성 훼손 없이 기본소득은 얼마든지 가능…공개토론 요청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기본소득은 수요공급간 균형 회복을 통해 이겨내는 경제정책임을 강조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다음은 이 지사의 페이스북 글의 원문이다.
 
"기본소득을 둘러싼 백가쟁명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무책임하고 정략적인 주장이 기본소득을 망치고 있습니다.

기본소득은 기업이윤 초집중, 구조적 일자리 소멸, 소비 절벽으로 상징되는 코로나이후 4차산업혁명시대의 피할 수 없는 정책으로, 공급수요의 균형파괴로 발생하는 구조적 불황을 국가재정에 의한 수요확대로 수요공급간 균형 회복을 통해 이겨내는 경제정책입니다.

기본소득 반대 이유는 복지정책이라는 착각에서 생기는 재원 부족, 세부담증가(증세), 기존복지 폐지, 노동의욕 저하, 국민반발 등입니다.

현 상태에서 기본소득을 당장 월 100만원~200만원씩 줄 상상을 하니 당연히 그런 문제들이 발생하고 시행이 불가능합니다.

국가의 미래나 국민의 삶에는 관심은 없고 깊은 이해 없이 탁상에서 정략에 골몰하다보니 실현불가능한 기본소득을 마구잡이로 주장하고, 그것이 결국 기본소득에 대한 오해를 불러 도입을 어렵게 합니다.

장단기 목표를 두고 조금씩 천천히 순차적으로 하면 기본소득은 어려울 게 없습니다.

단기목표 연 50만원, 첫해에 연 20만원으로 시작해 매년 조금씩 증액하여 수년 내에 연 50만원까지 만들면 연간 재정부담은 10~25조원에 불과합니다. 일반회계예산 조정으로 재원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으니 세부담 증가(증세), 재정건전성 악화(국채발행), 기존복지 축소, 노동의욕저하, 국민반발은 전혀 문제될 게 없습니다.

중기목표 연 100만원, 소액 기본소득으로 경제효과가 증명되면 국민이 동의할 것이니, 수년간 순차적으로 연간 50조원이 넘는 조세감면 축소로 25조원을 마련해 100만원까지 증액합니다. 이 경우 세부담이 늘지만 전액 지급받으니 재정에 손실이 없고 국채발행도 하지 않으니 재정건전성은 문제가 없습니다.

장기목표 연 200~600만원, 수년간의 경험축적으로 경제활성화가 증명되면 탄소세(환경오염으로 얻는 이익에 과세), 데이터세(국민이 생산한 데이터로 만든 이익에 과세), 국토보유세(부동산 불로소득에 과세) 로봇세(일자리를 잠식하는 인공지능로봇에 과세), 일반 직간접세 증세 등 기본소득목적세(율)를 만들어 전액 기본소득 재원으로 쓴다면 국민이 반대할 리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선진국의 절반에 불과한 기존복지를 축소할 필요가 없고, 월 50만원 수입이 있다고 일하지 않을 리가 없으며, 국채발행은 안하니 재정건전성은 문제가 없으며 국민동의를 받기 쉽습니다.

증세나 국채발행 없이 소액으로 시작해 연차적으로 늘려가다 국민적 합의가 되면 그때 기본소득용으로 증세하면 될 일을 한꺼번에 당장 고액을 매월 지급하는 것으로 상상하고 주장하니, 실현가능성, 세부담, 재정건전성, 노동의욕감소, 국민반발이라는 반격을 당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기본소득 개념과 달리 일부만 골라 지급하자는 주장도 있는데 이는 기본소득이 경제정책임을 모른 채 복지정책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나온 주장입니다. 소액으로 모두에게 지급해야 조세저항과 정책저항이 적습니다.

정책은 국민의 삶이자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일이고, 정략적 목적으로 함부로 휘둘러 볼 조자룡의 헌칼이 아닙니다. 좀 더 연구하고 진중하게 접근해 실현가능한 기본소득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기본소득 필요성은 대체로 공감하니 이제 어떤 안이 실현가능한지 검증해야 합니다. 책임 있는 분이라면 누구든 가리지 않고 국민들께서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토론의 장에서 만나길 원합니다."

이처럼 이 지사는 기본소득의 효과를 역설하면서, 그가 소망하는 우리의 미래 경제정책의 비전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