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로 헬스서울 기자의 건강이야기
평발인데도 하이힐 포기 못하면?
2011-06-14 기자
■평발에 킬힐 신으면 엄지발가락 더 휜다
킬힐이 유발하는 대표적인 발병인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면서 엄지발가락 관절이 혹처럼 돌출돼 그 부위가 붓고 통증이 생기는 질환. 무지외반증이 생기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엄지발가락을 대신해 나머지 발가락이 더 많은 일을 하게 돼 굳은살이 생긴다. 결과적으로는 모든 발가락이 비뚤어져 변형과 통증이 생긴다. 대부분의 무지외반증은 후천적 요인인 신발 때문이다. 굽이 높은 신발, 코가 좁고 앞이 뾰족한 신발이 엄지발가락에 변형을 일으킨다.
평발을 타고난 사람은 평발이 아닌 사람보다 하이힐을 신을 때 더 주의해야 한다. 평발이라고해서 반드시 무지외반증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평발에서 많이 동반돼 더 쉽게 오고 빨리 진행된다. 걸음걸이는 뒤꿈치로 딛고 앞꿈치로 차고 나가는 동작을 하게 된다. 이때 아치(발바닥의 가운데 움푹 들어간 부분)가 적당한 정상인의 발은 발바닥의 힘이 뒤에서 앞으로 즉 진행방향으로 실리게 된다.
그런데 발바닥의 아치가 낮은 평발은 발바닥의 힘이 뒤에서 앞으로 이동하다가 엄지발가락에서 바깥쪽 방향으로 꺾이게 된다. 이로 인해 엄지발가락의 뿌리 부분은 힘이 누적되면서 관절이 돌출되고 끝부분은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지게 된다.
발은 편평족(평발), 요족(오목발), 정상발로 분류된다. 자신의 발바닥 모양은 간단한 ‘발도장 테스트(wet test)’로 알 수 있다. 발에 물을 적시고 흐르는 물기를 털어낸 뒤 마른 콘크리트 바닥이나 색깔이 있는 종이 위에 올라서면 발바닥 모양이 찍힌다. 중간 부분이 넓게 찍히면 아치가 낮은 평발이다. 좁게 찍히면 아치가 높은 오목발이다.
■내측 종아치 지지대 활용하면 발 피로 줄어
평발로 인한 생활의 불편함을 덜고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앞이 뾰족하고 굽이 높은 신발은 피해야 한다. 신발 안에 특수 깔창을 넣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내측 종아치 지지대라고 부르는 특수 깔창은 함몰된 아치를 지지해주고 압력에 대한 쿠션역할을 한다. 엄지발가락을 바르게 펴주는 보조기도 권장된다.
발가락 변형이 일단 시작되면 점차 심해지므로 발가락 운동으로 힘줄이나 인대를 강화함으로써 평발 상태를 개선하고 엄지발가락이 덜 휘게 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발가락 벌리기, 발가락으로 바둑알 집기, 책장 넘기기 등을 해준다. 콜라병을 발바닥으로 굴리는 동작은 발바닥을 자극해 내려앉은 발의 아치를 들어 올리는데 도움이 된다. 외출 후에는 족욕으로 발의 피로를 풀어주고 종아리 근육을 신전시켜주는 스트레칭을 해야 이차적인 발목과 무릎, 허리 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
생활 속 여러 노력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때는 관절 내에 적절한 양의 소염제를 주입해 염증과 통증을 줄이기도 한다. 그러나 방사선 검사 결과 엄지발가락이 30~40도 이상 심하게 휘어있을 때는 휘어진 엄지발가락 뼈를 바르게 교정하는 교정술을 시행하거나 휘어진 부분에 금속판을 박아 교정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도움말=이창우 s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