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MB 전격 지원 내막

2007-12-06     김현 
총선 공천권 지분 4대5(박근혜 : MB) ‘약속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침묵을 깼다. ‘몸 따로 마음 따로’인 박근혜파의 그늘 속에 박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MB)를 전격 지원하겠다고 결단한 것. 그는 첫 유세지로 불모지인 호남을 선택했다. 하지만 그 배경엔 박 전 대표가 MB와 공천권 지분 약속을 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MB 결국 당권 양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왜 돌연 MB 지원유세에 돌입했을까.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박근혜 지지 세력들이 잇따라 당을 탈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런 마당에 박 전 대표가 MB지원 유세에 나선 것은 MB와 공천권 지분 약속을 이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공천권 지분이란 내년 총선에서 당내 각 세력들에게 각 지역구 공천권을 내준다는 것.

최근까지 MB측과 박근혜파 사이에 분열의 단초를 마련한 세력다툼은 결국 대권과 당권 분리문제 때문이었다.

공천권 지분 약속은 MB가 그만큼 박 전 대표에게 양보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가 관계자는 “MB와 박 전 대표 사이에 공천권 지분 약속을 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 지분은 서로 각각 MB가 5, 박근혜 4로 결정했다”고 귀띔했다.


‘불가불 부득불’ 관계

또 하나는 박 전대표가 이미 김경준 사건과 관련, 다양한 정보망을 통해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내용을 사전 파악했다는 전언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박 전 대표는) 검찰수사결과가 발표되더라도 MB에게 그다지 큰 여파가 오지 않을 것으로 판단, MB를 지원할 것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MB지원유세는 속내와는 다른 행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내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다 MB를 지원한 결정적 배경은 당권 장악에 있다”고 말하고 “박근혜 지지의원 일부는 무소속 이회창 후보 진영에 발을 담그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내 또 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인 유정복 의원 지휘아래, 엄호성 의원 등 몇 명은 줄곧 ‘창’과 연쇄접촉을 가졌다는 것이다.

최근 박근혜 세력 의원 2명이 잇따라 당을 떠나 ‘창’을 지지한다고 선언한 것도 앞으로의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행보라는 시각이다.


‘창’ 지분 후보단일화 후 결정

박 전대표가 MB와 공천권 지분 약속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창’과의 지분약속도 거론됐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회창 후보가 MB와 후보단일화를 논할 경우 그 지분은 각각 5대 2(MB : 이회창)가 될 것이란 말이 들린다”고 했다. 대선막판에 ‘MB-이회창’ 사이에 후보단일화 추진 가능성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서로 간에 공천권 지분약속은 끝났다고 한다. 하지만 이회창 후보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고 전했다.

정가의 다른 소식통도 “‘창’은 (MB와) 단일화 하지 않고 대선막판까지 홀로 갈 태세다”고 이회창 후보캠프 분위기를 전했다.

박 전 대표가 ‘MB와 이회창’ 두 갈래 사이에서 결국 MB를 선택함에 따라 MB의 대세는 더욱 굳혀지고 있다는 게 여의도 정가 사람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