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차서 ‘헉헉’ 동맥경화증

쇠고기·새우 등 고밀도 콜레스테롤 음식들 ‘금물’

2011-02-15     전성무 기자

동맥경화증은 오래된 수도관이 녹이 슬고 이물질이 쌓여 지름이 좁아지게 되는 것에 비유된다. 주로 혈관의 가장 안쪽을 덮고 있는 내막에 콜레스테롤이 축적되고 내피세포의 증식이 일어난 결과 ‘죽종’이 형성되는 혈관질환을 말한다. 죽종 내부는 죽처럼 묽어지고 그 주변 부위는 단단한 섬유성 막인 ‘경화반’으로 둘러싸이게 되는데, 경화반이 불안정하게 되면 파열돼 혈관 내에 혈전이 생긴다. 또한 죽종 안으로 출혈이 일어나는 경우 혈관 내부의 지름이 급격하게 좁아지거나 혈관이 아예 막히게 되고, 그 결과 말초로의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긴다.

동맥경화증은 주로 혈관의 중간층에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서 섬유화가 진행되고 혈관의 탄성이 줄어드는 노화현상의 일종이다.

이 때문에 수축기 고혈압이 초래되어 심장근육이 두꺼워지는 심장비대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최근에는 죽상경화증과 동맥경화증을 혼합하여 죽상동맥경화라고 쓰기도 한다.


원인과 증상

동맥경화의 발생과 진행을 초래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동맥경화를 잘 일으키고 진행을 촉진시키는 주요 위험 인자는 고콜레스테롤혈증, 낮은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콜레스테롤), 높은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콜레스테롤), 높은 중성지방, 고혈압(140/90 mmHg 이상), 흡연, 당뇨병, 심혈관 질환의 가족력, 연령 증가, 운동부족, 과체중 및 복부비만 등으로 알려져 있다.

동맥경화로 결국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면 그 혈관이 담당하는 말초로의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므로, 좁아진 혈관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게 된다.

죽상동맥경화는 주로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심장혈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동맥과 경동맥(목의 혈관), 신장의 신동맥 및 말초혈관을 침범하고, 이로 인해 협심증, 심근경색(일명 심장마비) 등의 허혈성 심장질환, 뇌경색과 뇌출혈 등의 뇌졸중(일명 중풍), 신장의 기능이 저하되는 신부전 및 허혈성 사지 질환이 나타나게 된다.

협심증은 죽상동맥경화 및 혈전에 의해 관상동맥의 내부 지름이 좁아져 심장근육으로의 혈류 공급에 장애가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관상동맥이 좁아져 있기는 하지만 협심증 환자도 휴식 중에는 어느 정도 심장근육에 혈액 공급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운동을 하거나 힘든 일을 하는 경우, 또는 정신적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에는 심장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므로 필요한 혈액(영양분과 산소)의 양이 증가하게 된다.

협심증 환자의 경우 관상동맥이 좁아져 있으므로 이러한 상황에서 혈액 공급을 증가시키는 데 한계가 있고, 따라서 상대적으로 심장으로 가는 혈액량이 심장이 필요로 하는 양보다 부족한 상태가 되어 가슴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때 휴식을 취하면 심장이 요구하는 혈액량이 감소하게 되므로 증상이 사라진다.

심근경색증은 보통 죽상동맥경화로 인해 협착이 일어난 관상동맥에 갑자기 혈전이 생기면서 심장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완전히 차단되어 발생하게 된다.

이 경우에는 휴식을 취하더라도 가슴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 심장근육에 혈액이 30분 이상 공급되지 못하면 해당 부위의 심장근육 세포가 죽게 되고, 그 부위는 기능이 사라지므로 심장의 펌프 기능이 감소하여 심부전(심장 기능 저하 상태)으로 진행될 수 있다.

급사 또는 심장 돌연사란 말 그대로 증상이 나타난 지 1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를 말한다.

말초혈관폐쇄성 질환은 대동맥, 대정맥에서 갈라지는 동맥과 정맥, 그리고 림프관을 말한다.

주로 죽상동맥경화로 인해 혈관이 협착되어 해당 혈관으로부터 혈류를 공급받는 장기의 기능에 손상이 생기고, 절단 및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말초혈관 폐쇄는 하지동맥(다리동맥)에 생기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진단과 검사

동맥경화의 진단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조기에 확인하는 방법과 증상후의 진단 방법으로 나뉜다. 조기 진단으로는 경동맥 초음파나 복부 초음파 및 CT, 관상동맥 석회화 검사 등이 있다.

이 밖에도 각 장기의 허혈 증상이 있을 때 동맥경화를 의심할 수 있다.

검사방법은 증상 및 질환에 따라 달리 행해진다. 허혈성 심장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 간단한 CT(컴퓨터단층촬영술)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심장근육에 허혈성 병변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운동이나 약물로 심장의 일을 증가시켜 심전도 이상을 확인하는 운동부하 심전도나 혈류의 분포를 보는 심장 핵의학 검사를 시행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직접 관상동맥을 촬영해 혈관의 어느 부위가 어느 정도 좁아져 있는지를 심장혈관 CT 혹은 심장 혈관조영술로 확인하는 것이지만, 검사 자체의 위험성 때문에 의사와 상의한 후 단계적으로 검사를 받게 된다.

심장혈관 조영술은 카테터라는 가느다란 고무관을 사타구니의 혈관(대퇴동맥) 또는 팔의 혈관(요골동맥)으로 넣어 심장까지 찾아 들어가서 혈관을 보는 검사다. 카테터를 관상동맥의 입구에 놓고 조영제를 관상동맥에 밀어 넣으면서 엑스레이(투시) 촬영을 한다. 이 검사는 관상동맥 안쪽에 동맥경화로 인해 좁아진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므로 정상에 비해 심장혈관이 얼마나 좁아져 있는지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말초혈관질환 환자와 사지혈관 허혈성 질환 환자는 하지혈관의 동맥경화성 병변이 있는지 팔과 발목의 혈압을 측정, 비율을 계산해 짐작할 수 있다.

말초혈관폐쇄성 질환이 의심되면 CT혈관조영술이나 말초 혈관조영술로 확인한다.

경동맥 질환의 경우 목 혈관(경동맥) 초음파, MRA(자기공명혈관조영술) 등으로 혈관에 침착되어 있는 죽상동맥경화반을 확인 할 수 있다.

뇌졸중 환자에게는 뇌 MRI(자기공명영상), 뇌 MRA 검사 방법이 있다.


치료와 예방

동맥경화의 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질환의 진행을 예방하기 위한 치료 및 장기로의 혈액 공급에 이미 장애가 생겨 증상이 나타났거나 장기의 기능 저하가 초래된 경우에 좁아진 혈관을 넓히거나 혈관을 붙여 우회로를 만들어주는 치료가 있다.또 진행을 예방하는 치료에는 건강한 혈관을 유지하기 위한 혈압 관리, 당뇨병 관리, 금연,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체중 관리 및 혈액의 콜레스테롤 함량을 개선시키기 위한 생활습관 관리와 약물치료(지질 강하제) 등이 있다.

예방방법으로는 운동을 통한 생활방식 개선과 아스피린을 통한 약물 요법이 있다.

운동은 중등-고 강도로, 5~7일/주, 적어도 하루에 30분 이상해야 하며, 아스피린은 75~150mg의 저용량을 복용하게 되면 심혈관 질환 예방효과가 있다.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자료제공=서울대학교 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