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무서워요~

일차성 불면증

2010-11-30     최은남 기자
본격적인 겨울이다. 날씨가 추워지는 것도 많은 사람들을 어렵게 하지만 밤이 길어지는 것도 괴로운 사람들이 있다. 소위 수면 장애를 겪는 사람들이다. 밤에 잠을 푹 자야 아침이 상쾌하고 하루가 건강할 수 있지만 잠을 잘 자지 못하면 하루가 괴롭다. 수면은 여러 가지 관점에서 정의할 수 있지만 의학적으로는 외부 환경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능력이 가역적, 반복적, 정상적으로 정지되어 있는 움직이지 않는 상태로 정의한다. 수면은 뇌의 활동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다른 신체 부위의 생리학적 변화와도 깊이 연관되어 있다고 말해진다.

수면장애는 인구의 약 20% 이상이 경험한 적이 있거나 앓고 있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수면장애는 여러 가지 개인적, 사회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며 학습장애, 능률저하, 교통사고, 안전사고, 정서장애, 사회 적응장애, 결혼생활의 불만족, 그리고 산업재해 등의 원인이 된다. 또한 수면장애를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이미 앓고 있는 내과적, 신경과적, 정신과적 질환이 악화되거나 회복이 지연될 수 있고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의 심각한 병을 초래할 수 있다.

인간의 수면은 렘수면(rem; rapid eye movement-sleep)과 비렘수면(non-rapid eye movement-sleep)으로 나뉜다. 정상 성인의 밤 수면은 4~6회의 주기가 반복된다. 수면은 대개 비렘수면으로 시작하여 점점 깊은 수면으로 들어간다.

수면 시작 후 80~100분에 첫 번째 렘수면이 나타나고, 그 후로는 비렘수면과 렘수면이 약 90분을 주기로 반복된다. 비렘수면은 반응소실의 깊이와 뇌파에 따라 네 단계로 분류할 수 있다. 렘수면은 전체 수면 시간의 20~25%를 차지한다. 렘수면 시기에 사람은 꿈을 꾸게 되는데 렘수면 중에 깨어나면 대부분 꿈을 기억하지만 렘수면이 끝난 후에 깨어나면 꿈을 거의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면장애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이 불면증이다. 일반인의 약 1/3이 반복되는 불면증을 경험하고, 9%가 매일의 일상생활에서 불면증 때문에 괴로움을 느낀다고 한다.

불면증 가운데서도 일차성 불면증이란 수면의 시작이나 수면 유지의 어려움, 또는 원기 회복이 되지 않는 수면을 호소하는 수면장애를 말한다. 즉 내과 질환, 우울장애 등 타 정신과적 장애나 약물 등의 요인이 원인이 아닌 불면증을 말한다.


원인과 증상- 과도한 각성이 주 원인

일차성 불면증은 주로 과도한 각성이 원인이라 생각되고 있으며, 상향망상체 형성계(ascending reticular formation system)의 활동이 수면 시에도 과도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면에 대한 부정적인 조건이 형성되면 일차성 불면증, 특히 정신생리적 불면증을 발생시킨다고 생각되고 있다. 이는 잠자기가 힘들었다는 부정적 경험들이 반복되고 학습되어 불면증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증상은 우선 수면의 시작과 수면의 유지에 문제가 있고, 자고 일어나서 원기 회복이 되지 않는 것에서 시작된다. 일차성 불면증 진단을 위해서는 적어도 1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어야 하며, ‘일차성’이라는 말이 의미하듯 다른 내과적, 정신과적 장애로 인한 불면증이 아니어야 한다.

일차성 불면증은 잠들기 어렵고 반복해서 깨는 것을 주 증상으로 하는 경우가 흔하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생리학적, 심리학적 각성이 증가하고 수면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이 몰려 들면서 뚜렷이 나타난다. 환자들은 보통 충분한 잠을 자려고 골똘하게 된다. 그러나 자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잠은 달아나고 좌절감과 고통만 더 커진다.


진단
1개월 이상 계속되면 요주의

미국 정신의학회(APA)의 정신장애 진단 통계편람의 진단 기준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증상들을 보일 때 일차성 불면증으로 진단한다.

1) 적어도 1개월 동안 수면의 시작이나 수면 유지의 어려움, 또는 원기 회복이 되지 않는 수면을 주로 호소한다.
2) 수면장애 또는 연관되는 낮 동안의 피로감이 사회적, 직업적, 또는 중요한 기타 기능 영역에서 심각한 고통이나 장애를 일으킨다.
3) 수면장애가 기면증, 호흡 관련 수면장애, 일주기리듬 수면장애 등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
4) 장애가 다른 정신 장애, 예를 들어 주요 우울장애, 범 불안장애, 섬망 등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
5) 장애가 남용 약물, 투약 약물 등이나 일반적인 의학적 상태의 직접적인 생리적 효과로 인한 것이 아니다.
이럴 경우 불면증과 연관된 내과적 질환이나 다른 정신과 문제에 대한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치료
수면제도 조심해서 사용해야

여러 수면제가 사용되고 있으나 이러한 수면제들은 내성과 금단 증상을 고려하여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임상 특성 등에 따라 수면제 외의 항우울제 등 다른 약물들이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탈 조건화다. 이는 잠잘 때 외에는 침대에 눕지 않도록 하는 것, 5분 이내에 잠이 들지 않을 때는 일어나서 뭔가 다른 일을 하는 것, 때로는 침대나 침실을 바꾸는 것 등이 예이다.

이와 함께 ▲중추신경계를 자극하는 약물, 즉 카페인·니코틴·알코올 등을 을 끊을 것 ▲치료로서 낮잠을 자는 경우는 제외하고 낮잠은 피할 것 ▲오전 중에 활동적인 운동의 단계적 프로그램을 이용한 신체운동을 할 것 ▲저녁에 자극적 행동을 피하고 대신 라디오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텔레비전 프로를 볼 것 ▲잠자기 전 따뜻한 물로 20분 정도 샤워할 것 ▲매일 규칙적인 시간에 식사하고 잠자기 전 많이 먹는 것은 피할 것 ▲저녁에 이완 운동을 할 것 ▲안락한 수면 조건을 유지할 것 등이 권장되고 있다.


수면장애에 좋은 음식

비만은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으로 작용하는데, 이로 인해 숙면이 방해되게 된다. 또한 수면장애는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비만한 경우 체중관리를 위한 식사조절을 하여야 한다.

오메가-3 지방산의 결핍은 정상적인 신경전달물질의 활동을 방해하여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생선과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함유된 식품의 섭취가 중요하다.

특히 우유에 함유된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은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형성하여 편안함과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정을 취하게 된다. 따라서 불면증이나 수면장애가 있을 때 따뜻한 우유를 밤에 마시게 되면 체내에서 세로토닌이 생성되어 편안하게 수면에 취할 수 있다.

수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과음, 카페인 함유음료(커피, 녹차, 홍차 등) 등은 수면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 해야 한다.

[최은남 기자] cen@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