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대에 찾아오는 불청객

오십견 그 세월의 고통

2010-11-15     최은남 기자
어깨가 아프다는 사람이 많다. 이런 어깨 통증은 어깨 관절에 발생한 퇴행성 질환, 관절염 등을 포함해 인대가 찢어지거나 손상된 경우, 근육의 파열, 근육에 발생한 근근막 통증 증후군, 활액낭의 염증과 팽창, 주변 구조물에 의한 신경 눌림, 신경 손상 등 그 원인이 다양하다. 이밖에도 목에 있는 경부후관절(추간관절)의 이상이나 병변에 의해서도 어깨 부위 통증을 호소할 수 있고, 목에서 나오는 경추신경근이 눌리거나 신경근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도 어깨의 통증을 호소할 수 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것이 오십견이다.

어깨를 다친 적이 없는데 어깨가 아프다. 잠을 잘못 자서 그런가하고 처음에는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갈수록 통증이 심해진다. 팔을 위로 올리기가 어려워져 세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옷을 입을 때 격렬한 통증이 몰려온다. 나중에는 밥 먹을 때 숟가락을 들어 올리는 것도 힘들고, 화장실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어깨 통증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올 수 있지만 나이 든 사람에게 가장 많이 오는 것이 오십견이다. 그렇다고 오십견이 나이 오십이 돼야 온다는 것은 아니다. 오십 세가 안됐는데도 오십견이 올 수 있다. 그러나 40세 전에 생기는 일은 드물다. 가장 흔한 나이가 56세며,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다. 정형외과에서는 제법 흔한 질환으로, 전체적으로 보아 이 병에 걸리는 사람들은 3~5% 정도다.


원인-정확한 것은 밝혀지지 않아

오십견은 별다른 외상 없이 어깨가 아프고 그로 말미암아 운동이 제한되는 질환을 말한다. 어깨관절을 둘러싼 조직에 염증이 생기고(관절낭염) 달라붙어(유착) 잘 움직여지지 않고 아파지는데, 의학적 진단명은 유착성 관절낭염(adhesive capsulitis)이고, 세간에서는 동결견(frozen shoulder)이라 부른다.

1934년 어깨를 잘 못 움직이고 아파서 밤에 잠도 잘 못 자는 환자를 진찰한 코드맨(Ernest C. Codman)이 처음으로 동결견이라는 말을 썼고, 팔을 앞으로 들어 올리거나 바깥쪽으로 회전시키는 일(오른팔이라면 시계방향)이 어려워지는 게 이 병의 특징이라고 했다. 코드맨은 동결견의 원인을 몰랐지만 1945년 네비애서(Robert N. Neviaser)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 유착성 관절낭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이 두 용어가 같은 질병을 지칭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동결견 또는 유착성 관절낭염은 크게 원인에 따라 내인성과 외인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를 다른 방법으로 분류하면 특발성과 이차성은 전신 질환이 있거나 어깨 자체의 질환으로 인해 견관절의 경직이 생기는 것이다. 그 외 경추 주위의 병변으로 인해 올 수 있는 어깨 강직, 골절, 탈구 등의 외상성과, 수술 후 합병증으로 인해 오게 되는 견관절 강직은 별도로 구별된다. 특발성은 주로 견관절낭의 경축(근육 및 건의 수축에 의해 팔다리 운동이 제한된 상태)이 문제이고 이차성 중 외상성과 수술 후 강직은 그 부위와는 다른 곳이 문제가 된다.


증상-심하면 잠 못이루는 경우도

흔히 특별한 외상이 없거나 경미한 외상 후에 어깨 관절 부위에 가벼운 통증이 시작돼 서서히 심해지면서 관절 운동의 제한이 나타난다.

특발성(원인을 모르는 경우)인 경우 대개 50대 이후에 나타나며 환자는 다른 어깨 관절 환자와 마찬가지로 심한 동통, 야간통과 운동 제한을 보이게 된다. 흔히 누워 있는 자세에서 통증 및 불편감이 더욱 심해져 야간통 때문에 수면 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야간통은 다른 어깨 질환에서도 보이기 때문에 오십견에서 보이는 특이한 증세라고는 할 수 없다.

오십견은 여러 각도의 수동적 운동 시 심한 통증을 호소하지만 회전근 개(어깨 표면의 삼각근 안쪽에 위치하여 안정적으로 어깨를 들고 돌리는 데 관여하는 극상근, 극하근, 소원근, 견갑하근을 총칭함) 질환은 별도의 운동에서만 통증을 보여 서로 구별할 수 있다. 수동 운동 범위의 감소로 머리 빗질을 하기 힘들다든지 아니면 얼굴을 씻기가 힘들다고 하며, 선반 위의 물건을 집기가 힘들다고 호소한다.


진단-어깨 아프다고 다 오십견은 아니다

오십견 즉 동결견은 환자 자신이 어디가 아픈지 정확하게 말을 못하고 전체적으로 아프다고 이야기 한다.

대개의 경우 상완 이두 장건에도 울혈 현상을 보여 상완 이두 구에 통증 또는 아픈 느낌을 호소하나 이는 동결견에서 보이는 특징적인 소견은 아니다.

어깨가 아픈 것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어 섣불리 오십견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오십견은 증상만으로는 정확한 감별이 어렵다. 어깨가 아프면 무조건 오십견을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어깨가 아픈 원인질환으로 더 많은 것은 회전근개 질환이다. 그밖에 관절염이라든지, 경추이상, 내부장기 이상에서 초래되는 통증이 어깨로 간 경우, 종양, 신경손상 등이 있을 때 어깨가 아플 수 있으므로 이들과 감별진단을 해야 한다.


치료-물리적 치료가 우선 심하면 수술적 치료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동결견은 1~3년 사이에 저절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으며, 오랜 기간 어깨 움직임에 지장이 있는 사람은 20~50% 정도다. 왼손잡이냐 오른손잡이냐 여부는 빈도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양쪽 어깨에 동시에 동결견이 오는 경우는 드물다. 다행스럽게도 동결견의 재발은 아주 드물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충분한 기간이 경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심한 통증이 지속되거나 상완 견갑 운동이 심하게 제한되어 견갑 흉곽 운동만으로 거상이나 외전이 가능한 경우를 보게 된다. 치료 방법으로는 물리 치료와 수술적 치료 등이 있다.

물리 치료로는 운동 범위를 늘려주는 신장 운동, 회전근 개 등장성 운동, 회전근 개 근력 강화, 적응 훈련 등 단계적으로 시행하게 되며 이러한 물리 치료를 정규적으로 반복해서 성의를 갖고 하여 줌으로써 대개는 수술적 치료 없이 잘 회복된다.

신장 운동은 부드럽고, 천천히, 약간 아프게, 힘을 빼고, 수동적으로, 체계적이며, 규칙적으로 시행하여 주어야 한다. 신장 운동에는 팔을 드는 운동인 거상 운동, 중립위 운동, 등뒤 내회전(안 쪽으로 돌리기) 운동, 상체 교차 운동 등이 있으며 이 같은 운동들은 통증이 없을 때까지 최대한으로 하여 10을 셀 정도로 천천히 부드럽고 편안하게 시도하여야 한다. 한번 운동시 5-10회 반복하여 조금씩 운동 범위를 증가시키며 하루에 3번 시행한다. 또한 에어로빅이나 조깅 등 약 15분 가량의 준비 운동을 하고 물찜질이나 목욕후 시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45℃의 물속에 3~5분 정도 몸을 담근 후 신장 운동을 하면 부드럽고 쉽게 통증이 완화되는 것을 환자 스스로 느낄 수 있다.

거상 운동은 앙와위(누워서 무릎을 든 자세)에서 하는 경우가 가장 효과적이며 건강한 쪽 팔을 이용하여 이 운동을 수동적으로 해줌으로써 전하방 인대를 점진적으로 이완시켜 줄 수 있다.

거상 운동의 변형 방법으로 앉은 자세에서 점진적 전방 경사 운동을 하여 주거나 도르레를 이용하여 시행할 수도 있다.

6개월 정도의 충분한 물리치료에도 불구하고 낫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를 하게 된다. 동결견에서의 관절경술은 아직 완전히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은 아니지만 임상적으로 발견하지 못한 병변을 인지할 수 있으며 여러 가지의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최은남 기자] cen@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