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항상 붉은 색을 띄면 주사의심 병원 찾아야

딸기코는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질환?

2010-10-05      기자

‘주사’라고 하면 “주사가 뭐지?” 하고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이 대부분이겠지만 ‘딸기코’라고 하면, 코끝이 빨갛고 딸기처럼 울퉁불퉁하게 된 사람을 쉽게 연상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딸기코는 술을 많이 마시는 술꾼에게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기 마련. 하지만 딸기코는 주사라는 병이 아주 심해져서 말기에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의 하나로 술에 의해 악화되기는 하지만 반드시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주사는 왜 생기나

주사가 생기는 원인은 아직까지 확실히 밝혀진 바가 없으나 유전적 소인에 의해 좌우되는 개개인의 체질이 중요하다. 즉, 체질적으로 주사가 생길 수 있는 소지가 있는 사람이 얼굴에 있는 혈관이 늘어날 수 있는 자극에 자주 노출됨으로써 주사가 생긴다고 볼 수 있다. 주사의 제 1단계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쉽게 얼굴이 달아오르면서 붉어지고, 또 일단 얼굴이 붉어지면 쉽게 홍조가 가시지 않고 오래 지속되는 경우다.

이처럼 쉽게 얼굴에 홍조가 나타나는 것이 주사의 제 1단계이며 이러한 사람들은 주사가 생길 수 있는 체질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얼굴이 쉽게 붉어지는 홍조 증상은 주사에서 뿐 아니라 폐경기의 여성이나 내분비 질환 같은 내과적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질환 없이 사춘기때부터 쉽게 홍조가 나타난다면 주사의 소질이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얼굴이 붉어진다는 것은 피부의 혈관이 늘어나기 때문인데 정상인과 달리 주사 환자에서는 똑같은 자극에 대해서 혈관이 더 쉽게 늘어나고, 또 늘어난 후에 원래대로 잘 오므라들지 않는다. 이런 현상이 자꾸 되풀이되면, 혈관이 항상 늘어난 상태로 있게 되고 따라서 병이 점점 심해지게 된다. 이 시기에 주의 사항을 잘 지켜서 홍조를 일으킬 수 있는 자극에 노출되지 않으면 더 이상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나는 남들보다 열이 많구나”하는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어서 계속적으로 여러 가지 자극에 노출, 본격적인 주사로 진행되며 결국 제 2단계로 들어가게 된다.

주사의 제 2단계가 되면 홍조가 간헐 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얼굴이 술을 마신 사람처럼 빨갛게 되고 실핏줄이 늘어나서 겉으로 드러나 보인다. 물론 이 시기에도 홍조를 일으킬 수 있는 자극에 노출되면 얼굴이 더 빨갛게 되면서 화끈거리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 상태까지 되면 피부과로 내원해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하지만 이 시기에서도 주의사항을 지키지 못하고 치료를 소홀히 하게 되면 주사가 더 진행되어 얼굴에 홍조와 모세 혈관 확장이 더 심해져 구진, 농포 등이 나타나게 되는 제 3기 주사로 이행하게 된다. 극히 일부에서 더 진행되면 피부가 울퉁불퉁하게 되면서 딸기코 모양의 주사비가 나타나는 제 4기 주사까지 나타날 수 있다.


어떤 경우 주사가 악화되나

주사를 악화 시키는 요인들 중에 우리나라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부신 피질 호르몬제의 남용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치료 관행상 얼굴이 붉어지고 구진이나 농포가 생겨서 얼굴이 화끈거리면서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약국을 방문하게 된다.

그러나 사실상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다음에야 주사라는 병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부분이 광범위 복합 치료 연고를 구입해서 얼굴에 바르게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연고에 들어 있는 부신피질호르몬제는 대게 염증을 가라앉히면서 일시적으로 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몇 번 바르지 않아도 빨갛던 얼굴이 금방 호전되고 구진이나 농포 등의 염증 증상이 가라앉게 돼 자주 바르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피부는 이처럼 강도가 센 부신피질호르몬제에 금방 내성이 생기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예전에 효과가 있던 연고가 더 이상 듣지 않게 된다. 이에 환자들은 그 연고를 더 자주 바르거나 더 센 연고를 사서 바르게 되는데, 이 상태에 이르면 비로소 부신피질호르몬제의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즉, 피부가 얇아지고 여드름이나 모낭염이 생기며 털이 굵어지기도 하고 실핏줄이 더 늘어나게 되는 등 의 부작용이 나타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주사의 증상이 더 악화되어서 소위 ‘스테로이드 주사’가 생기게 된다.


주사의 치료

주사는 계속 진행되는 질환이기 대문에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서서히 진행되어서 결국 돌이키기 힘들 정도로 악화된다. 항상 새빨간 얼굴 색깔과 거미줄처럼 드러난 실핏줄,

그리고 여기저기에 돋아난 구진과 농포로 인하여 보기 흉한 상태까지 이른다. 여기에 더해서 사소한 자극에 의해서도 얼굴이 더 붉어지면서 달아오르고 화끈거리기 때문에 일상생활을 영위하기가 어려울 지경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하지만 일찍 치료를 시작하고 주의사항을 잘 지키면 더 이상의 진행을 막고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한 빠른 시기에 주사를 진단해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일단 어느 정도 진행이 된 후에는 그것을 원상대로 회복시키기가 매우 어려울 뿐 아니라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인의 얼굴이 쉽게 붉어지고, 일단 얼굴이 붉어지면 남들보다 오래 지속된다고 느끼는 사람들, 즉 주사의 소지가 있으면서 주사의 제 1기에 접어들은 사람들은 홍조를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자극을 피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주사 치료를 위해 주의해야 할 사항

1. 술을 마시는 것은 아주 좋지 않다. 술을 마시게 되면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혈관이 늘어나기 때문에 얼굴이 붉어진다.

2. 뜨거운 음식을 입에 물고 있으면 입안의 온도가 증가하게 되는데, 그 열 자극이 목에 있는 혈관을 통해 머리에 있는 체온 중추로 전달된다. 체온 중추에서는 그 열 자극 때문에 우리 몸 전체의 온도가 상승한 것으로 잘못 판단하게 된다. 따라서 체온을 낮추기 위하여 혈관이 늘어나도록 신경을 통하여 명령을 전달하기 때문에 결국 얼굴에 홍조가 나타난다. 때문에 뜨거운 밥, 국, 찌개, 커피 및 차 등은 약간 식혀서 먹도록 하는 것이 좋다.

3. 아주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 즉 먹으면서 입안이 얼얼거리고 땀이 날 수 있는 음식(예를 들어, 낙지볶음이나 고추장찌개 등)은 얼굴에 홍조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4. 심한 온도의 변화에 노출되는 것은 좋지 않다. 겨울에 추운 바깥에 있다가 따뜻한 실내로 바로 들어간다든지, 난로의 열기나 조리를 할 때의 가스 불의 열기 등을 직접 얼굴에 쬐는 것은 주사를 악화시키게 되므로 피해야 한다.

5. 심한 운동을 하거나, 목욕탕에서 뜨거운 욕조 혹은 사우나에 들어가게 되면 체온이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체온 조절을 위하여 땀이 많이 나게 될 뿐 아니라 열을 발산하기 위해 혈관도 확장되기 때문에 좋지 않다.

6. 햇볕에 노출되면 혈관을 감싸고 있는 탄력섬유의 손상이 초래되어서 결과적으로 혈관이 쉽게 늘어나게 된다. 또 햇볕에 있는 자외선이 주름살, 기미, 주근깨, 잡티 그리고 심한 경우 피부암까지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주사 때문이 아니더라도 햇볕은 피하는 것이 좋다. 혹시 햇볕에 노출되게 될 경우에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선 스크린)을 바르도록 한다.

7. 피부에 발랐을 때 따끔거리는 느낌을 주는, 즉 자극이 되는 비누, 알콜성클린징 로션이나 스킨로션, 아스트린젠트 등은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박태정 기자]tjp79@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