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정가 김경준 귀국 이모저모
2007-11-22 김현
지난 16일 오후 6시 반 ‘BBK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가 아시아나편으로 한국에 귀국했다. 대선정국의 최대변수로 떠오른 장본인 김경준. 이와관련, 여의도 정가에서는 숱한 얘기들이 쉴 새 없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김경준 귀국과 관련, 정치 세력과의 모종의 협상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 실체는 대통합민주신당 P의원의 남편 O국제변호사와 김경준 미국 소송대리인 S변호사와의 친분관계 때문에 모종의 협상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P의원이 유독 국정감사기간동안 MB의 BBK주가조작의혹 사건과 관련한 자료를 쏟아내 이같은 얘기가 나돌게 됐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O국제변호사가 지금은 김경준 사건에 손을 뗀 미국 소송대리인 S변호사와 친한 사이여서 P의원이 MB와 관련한 자료를 많이 소유한 이유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하나 김경준 귀국설과 관련, MB의 최측근이 김경준의 누나 에리카 김의 사무장 이동연씨를 서울시내 모처에서 비밀리에 만났다는 것이다. 이씨는 MB와 에리카 김과의 만남을 처음 주선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도 정치권에서는 비밀접촉을 시도한 이유에 관심을 갖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동연씨를 만난 MB의 최측근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인물이다”며 “MB가 신임하는 인물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사람이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MB가 김경준과 ‘빅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시각이다.
그 이유는 지난 2002년 당시 지지율 20%대에 불과했던 이회창 후보의 상황과는 다르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측은 김경준의 귀국이 MB에게 큰 여파는 없을 것으로 보고, 오히려 느긋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이 후보는 지지율만 보더라도 40%대를 넘으며, 대세를 굳히는 상황에서 굳이 BBK주가조작 사건의 인물과 ‘빅딜’을 시도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합민주신당측은 MB측 최측근이 ‘왜 이씨를 만났나’하는 데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MB가 김씨를 전혀 신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도 빅딜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봐야한
다”며 “혹여 빅딜을 시도해 김씨가 만의하나 언론에 이를 흘릴 경우, MB는 엄청난 역풍을 맞을 것이 분명한 데 왜 그런 어리석은 일을 시도하겠느냐”며 되레 반문했다.
한나라당 관계자의 이같은 발언을 입증하듯 김씨의 아버지는 김씨가 한국에 귀국하기 전, 미국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MB와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혀 ‘MB와의 빅딜설’은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또한 김씨가 한국으로 귀국하기 전, 이미 미국 소송대리인 S변호사는 이 사건에 손을 뗀 상태였고, 한국측 ‘유재만변호사’와 ‘법무법인 태평양’에 소송 의뢰를 시도했다는 점 또한 MB와의 빅딜설은 근거 없는 내용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대통합민주신당 법사위 소속 김종률 의원측 관계자는 “여전히 MB와 김씨의 빅딜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일”이라며 “MB의 최측근과 이동연씨가 왜 만났는지 현재 조사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