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으로 인해 약해진 척추뼈

충격에 찌그러지는 ‘척추압박골절’

2010-01-26      기자
세탁소를 운영하며 3남매를 키워낸 금복자(62세, 경기도 고양시) 씨는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날이 많다. 그래서 무릎이며 허리며 안 아픈 곳이 없어 밤마다 파스를 붙이고 자야 잠을 이룰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쉬고 나면 금방 통증이 완화돼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지내던 금씨는 최근 가게를 나서다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 허리를 삐끗 하는 사고를 당했다.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금씨는 허리에 극심한 통증이 발생해 주저 않고 말았다. 구급차에 수송돼 찾아간 전문병원에서 금씨는 ‘척추압박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폐경기 이후 골다공증을 앓고 있던 금씨의 척추가 골밀도 소실로 인해 결국 작은 충격에도 골절되고 만 것. 금씨는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당분간 보조기를 허리에 착용하며 결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골다공증으로 인해 약해진 척추뼈가 충격에 의해 깡통처럼 찌그러지고 주저 않는 질환을 ‘척추압박골절’이라고 한다. 폐경 이후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면서 골밀도가 떨어지는 50대 이후의 골다공증 여성들에게서 주로 나타나지만 간혹 60~70대 이후 남성에게서도 발생하는 질환이다. 위에서 살펴본 금씨처럼 허리를 삐긋하거나 혹은 넘어지는 등 외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골다공증 환자들의 경우 외상없이 갑작스레 척추 압박골절을 겪는 경우가 있다.

척추압박골절을 겪으면 꼼짝할 수 없을 정도로 등과 허리에 통증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돌아눕기 힘들며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걸으면 심한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허리가 약해져 몸이 점점 앞으로 굽는 것은 물론 통증이 가슴, 아랫배, 엉덩이까지 뻗어나가 보행 및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척추압박골절은 대부분 노인층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허리를 움직이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장시간 누워 지내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골 손실이 심해지고 심장, 위장 등의 장기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계속 방치할 경우 욕창, 폐렴, 영양실조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에 빠른 치료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 진단은 X-ray를 통해 척추뼈가 찌그러진 상태를 확인한 후, 골다공증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골밀도 검사를 실시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보다 정밀한 검진과 신경압박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MRI 검사도 필수다.

골다공증 때문에 척추압박골절이 생겼다면 먼저 침상에서 안정한 뒤 보조기를 착용해 압박의 진행을 막아야 한다. 보조기는 3개월 정도 착용하면 좋다. 만약 보존적 치료를 했는데도 압박골절이 진행되거나 통증이 심해진다면 수술이 필요하다. 대표적 수술법은 풍선척추성형술이다. 풍선척추성형술은 특별히 제작된 풍선이 달린 바늘을 척추체 안으로 삽입한 뒤 부풀려서 찌그러진 척추체를 들어올리는 방법으로 복원한다. 그 후 풍선이 만들어 놓은 공간에 골 시멘트를 채워 척추체를 정상에 가까운 모양으로 복원해 등을 펴주는 치료법이다.

다른 질환도 마찬가지이듯,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추락이나 충격 같은 외상없이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한다면 골다공증의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골다공증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골다공증은 평상시 문제가 되지 않다가 고령에 이르러서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의 예방법으로는 운동이 가장 좋다. 40대 이후에는 과도한 힘이 필요한 운동은 삼가고 산책, 자전거타기, 수영, 천천히 걷기 등 지구력을 요하는 운동을 한다. 이 같은 운동을 꾸준히 하면 골다공증이 예방되고 몸의 움직임도 원활해져 골절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자료제공 : 연세사사랑병원 강북점 척추센터 허재섭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