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성생활 방광염 노출 쉬워

2010-01-07     이동로 기자
비뇨기과는 남성의 전유물인양 생각하는 여성들도 방광염에 관해선 비뇨기과 문을 두드려야 하는 때가 있다. 여성 비뇨기과 질환인 방광염은 대부분이 성생활과 관련되며 신혼 초에 흔히 나타날 수 있기에 ‘밀월여행 성 방광염’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방광염이 반드시 성관계로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소변을 오래 참거나, 스트레스로 오래 앉아있거나, 꽉 끼는 옷을 입거나, 다리를 꼬고 앉는 등 다른 요인들이 얼마든지 내재되어 나타날 수 있다.

20대 초반인 듯 보이는 P씨(26)는 배뇨 끝에 피가 묻어나고 소변을 보면 갑자기 요도가 화끈거리며 아프고, 배뇨도 시원치 않아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리게 된다는 증상을 호소하며 내원했다. 어려보이는 얼굴에 성관계를 언급하는 것에 대해 조금 난처해하고 있는 와중에 P씨는 “결혼한 지 3개월 정도 되었는데 혹시 남편이 성병에 걸린 건 아닐까요?” 라고 말해 오히려 안심할 수 있었다. P씨는 신혼 초 보일 수 있는 방광염이었고 몇 가지 검사를 거치게 되었다.

신혼 초에 방광염 증상이 나타나면 대부분의 여성들은 ‘혹시 남편이 성병은 아닐까?’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이는 남편의 성병 때문이 아니라 여성의 요도입구 주변의 세균들이 요도를 타고 방광으로 침입하여 방광점막에 부착, 증식해서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방광염에 걸리면 소변 볼 때 통증을 유발하고, 소변을 자주 보거나, 보고 나서도 개운치 않은 증상을 보이고, 소변 참기가 힘이 들며, 소변을 다 본 후 휴지에 피가 묻는 경우도 흔하다. 방광염은 보통 피부나 생식입구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피부상재균이 주로 감염을 일으키지만, 일부에서는 질염균이나 곰팡이균 그리고 성접촉관련세균이 감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남성의 요도 길이는 긴데 반해 여성의 요도 길이는 2~3cm에 불과할 정도로 짧다. 때문에 방광으로의 세균 침입이 그만큼 쉬워진다. 방광염은 외부에서 옮아오는 병이 아니라 본인 자신에서 발병되는 병인만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방광염을 예방하려면 우선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소변 양을 늘려 방광 내 세균을 씻어 내는 것이다. 하지만 행여 소변보기가 귀찮다고 수분을 적게 섭취하면 오히려 방광 자극 증상을 악화시킬 염려가 있다. 목욕 시에는 탕 안으로 들어가 몸을 담그는 것 보다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 외음부 청결 시 샤워기를 항문이 있는 뒤에서 물을 뿌리는 것 보다 앞에서 뒤로 흘려보내는 샤워를 한다. 또한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나 꼭 죄는 바지를 입으면 요도에 자극을 주게 되고 요도에 자극을 주면 균이 침투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방광염은 불치병이 아니므로 혼자서만 끙끙 고민하지 말고 남편과 함께 비뇨기과를 찾는 것이 서로의 사랑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신혼 초 갑작스럽고 과도한 성관계는 급성방광염을 유발할 수 있는데 신혼 초 부부들이라면 흔히 있을 수 있는 일로 만성방광염으로 가기 전에 조속히 치료해야 한다. 또한 방광염의 원인균 중 일부 성 접촉 관련 세균이 잠복해 있는 상황이라면 이러한 세균들이 성관계시 남성 요도 속으로 들어가 요도염이나 전립선염, 고환염이나 부고환염의 원인이 될 수는 있기에 확실히 치료하는 것이 부부간의 사랑을 증진시키는 길임을 인식해야 한다.


◨글: 연세가나비뇨기과전문의 김정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