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상위 체위, 음경만곡증 부를 수 있어

2009-12-29     이동로 기자
어느 날 병원에 들어선 P(29)씨, 눈, 코, 입 좌우대칭이 얼마나 멋들어지게 맞는지 한 눈에 봐도 잘생긴 사람이다. 그런 그가 호소하고 나온 비뇨기과 증상은 구부러진 남성이었다. 아직 미혼이지만 결혼을 앞두고 있는 P씨는 주체할 수 없는 열정에 여자 친구와의 심한 섹스를 즐기곤 했는데 특히 여성상위 체위를 즐겼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여자 친구가 성교 시 심한 통증을 호소해서 관계를 할 수 없었는데 이상하게 여겨 살펴보니 자신의 음경이 약간 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심하게 고민하던 P씨는 결국 비뇨기과 문을 두드리게 된 것이다.

이렇듯 음경만곡증은 정상적인 성생활을 저해하고 삶의 질을 떨어트릴 수 있는 질환이다. 환자들은 보통 오랫동안 혼자서 이리저리 고민하거나 성적좌절감을 경험할 수도 있는데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면 영구적인 성기능장애가 올 수도 있기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음경이 좌, 우나 아래로 휜 경우, 음경을 만졌을 때 딱딱하게 만져지는 부분과 부드럽게 만져지는 부분이 불규칙적이고 발기 시 통증을 유발할 때는 음경만곡증을 의심할 수 있다.

하지만 음경만곡증 환자라 해도 20대 초반까지는 실제적인 불편을 느끼지 못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나 배우자를 맞이하는 주요 연령대인 20대 후반부터는 질환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다.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시기도 이때 집중되는데 간혹 30대 중반 또는 그 이후 결혼생활을 수년간 한 뒤에야 치료를 받기도 한다. 치료 후엔 성감이 향상됐음을 확실히 느낄 수 있으므로 만족도는 훨씬 높아진다.

음경만곡증의 원인은 선천적인 경우와 후천적인 경우가 있다. 선천적인 경우는 좌우측 해면체 발달의 불균형으로 발생하는데 발기 시에는 뚜렷하게 표시가 나지만 평상시에는 표시가 나지 않는다. 휘는 방향의 약 70% 이상은 아래쪽으로 휘게 되고 좌우로 휘는 경우는 20% 정도이다. 후천성인 경우는 대개 외상에 기인하는데 과도한 자위나 과격한 성행위, 사고 등이 그 원인이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간에 음경이 휜 정도가 심하면 그 휜 각도나 방향에 따라 성행위를 할 때 삽입이 어렵고, 삽입이 되더라도 상대방이 통증을 느끼며 어떤 경우에는 발기 시에 본인이 통증을 느끼기도 하는데 문제가 있다. 이렇게 되면 특정 체위나 성생활 자체를 기피하게 되고 남 보기에 부끄럽다는 생각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완전히 곧은 음경은 없다. 누구나 어느 정도는 구부러져 있으므로 약간 휜 것처럼 느끼거나 작은 흉터 정도 가지고 의사를 찾아갈 필요는 없다. 하지만 때에 따라 치유되지 않은 흉터가 늘어나서 발기력에 손상을 주기도 한다. 이 때 휜 각도가 60도 이상인 경우에는 문제를 일으키는 흉터 부위를 떼어내고 피부나 다른 조직을 이식하는 방법을 적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성관계 도중 백막 손상을 입었을 경우는 금방 치유돼 원상태로 돌아오기도 한다.

음경만곡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방어적인 섹스를 하며 성교 도중에는 발기된 음경을 구부린다거나 하는 행위, 즉 음경에 직각 방향의 압력을 주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가장 위험한 자세는 여성 상위 자세로 성적 흥분이 심할 경우 외부로 노출된 남성의 음경을 구부러뜨릴 수 있고 음경백막손상으로 음경이 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치료방법은 음경이 휘는 방향이나 정도 등을 고려해야 한다. 봉합술은 음경이 휜 쪽의 반대쪽에 음경의 백막을 적절한 간격으로 모아서 꿰매 준다. 반면 절제술은 봉합법에서도 재발하는 경우에 딱딱한 조직을 제거하고 조직 또는 합성물질을 이식하는 등 백막에 직접 성형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수술은 자칫 발기조직을 건드릴 수 있어 이 방면의 수술경험이 많은 비뇨기과 전문의에게 받아야만 안전하고도 효과적으로 교정을 받을 수 있다.


◨도움말: 연세가나비뇨기과 전문의 김정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