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대선 승리 한나라당 분열이 좌우

2007-11-01     김현 
한나라당 분열 3단계 시나리오

한나라당의 내부 분열이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다. 최근 이회창 전총재의 ‘복귀설’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이명박 대선후보(MB)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같은 대선흐름은 범여권이 올 초 전개한 전략적 전술 시나리오가 고스란히 먹혀들고 있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나라당내에서도 “한나라당 후보경선 이후 MB와 박근혜 전대표의 지지층이 겹치지 않는 데서 당 내부 갈등의 요인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며 “최근 ‘박근혜파’가 이회창 전총재의 복귀를 자주 부추기는 것은 당내 분열의 불씨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름아닌 이 전총재의 ‘무소속 후보설’이다. 이같은 대선정국의 흐름은 범여권이 그 시발점이 되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얘기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올초부터 범여권이 대선전략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 1단계 시나리오는 ‘이념적 갈등’, 2단계는 ‘평화대 반평화 세력 갈등’ 전략이고, 이것이 먹혀들지 않을 때는 마지막 3단계로 ‘한나라당 내부 분열’이라는 전략적 전술 시나리오를 전개할 것이라는 것이다.


“D-50,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대선을 앞두고 느닷없이 이회창 전총재의 ‘복귀설’이 나오면서 여의도 정가에는 이같은 얘기가 거론 되고 있다. 한나라당내 분열을 부르는 시초가 되고 결국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대세가 물거품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범여권에서는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버젓이 당내 대선후보로 버티고 있는 데도 대안후보가 나올 것이라는 얘기까지 한다. ‘창’의 대선출마설이 바로 그것이다. 그 뒤 배경에는 당내 ‘박근혜파’와 그 지지세력인 ‘박사모’가 자리잡고 있고, 이 전총재 지지파인 ‘창사랑’이 줄곧 ‘창’의 복귀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총재측의 이흥주 특보는 그동안 “주변 측근세력들이 이 전총재의 복귀를 희망하고 있을 뿐이지 전혀 (이 전총재는) 그럴 의사가 없다”며 ‘복귀설’을 극구 부인해왔다. 하지만 이 특보는 최근 “정권탈환을 위해 대선정국에서 그 일을 이룩할 것을 (이 전총재가) 생각하고 있다”는 말로 답변을 선회했다.

아직은 정치적인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시각이다.

사실, 이 전총재의 세력들은 그동안 한나라당 후보 경선과정에서 박 전대표 캠프에 합류해 ‘박근혜’를 도왔다. ‘창복귀’를 부추기는 연결고리는 박근혜파 지지의원들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내 후보경선이 끝난 시점에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MB와 지지층이 다른 박근혜파의 독자적인 행보가 앞으로 MB를 더욱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결국 범여권이 노리는 한나라당 분열의 전략적 시나리오가 전개되는 시점이라는 게 한나라당내 관계자의 말이다.

이 특보도 이에 대해 “여권이 하는 행위에 대해 경계할 부분이 많다”며 다소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범여권, 영-호남 선거연대 구축

현재 범여권에서 영-호남의 ‘선거연대’ 구축을 노리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말 그대로 어떻게든 정권 연장을 위해 파격적인 정치실험을 꾀할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대선정국의 흐름을 살펴볼 때, ‘DJ-정동영’이 선거연합을 주장하고 있는 것도 심상치 않아 보인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범여권이 이번 대선에서 정치실험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를 이길 가장 파격적인 대안이 영-호남 선거연대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사실 그동안 역대 대선에서 90년 3당 합당과 97년 DJP연대,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단일화에서 보듯이 ‘호남충청 대 영남’의 구도가 이뤄졌고, 인물과 지역 등을 바탕으로 추진한 선거연대였다.

결국 범여권이 지분을 담보로 당내 경선 패배파와 연합전선을 구축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한나라당내 일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대선을 코앞에 남겨두고 최악의 이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여의도 정가에서는 올 초부터 범여권이 대선 전략의 3단계 시나리오를 전개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그 1단계는 보-혁간의 이념적 갈등이었고, 2단계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평화대 반평화세력 구도로 갈 가능성을 점쳤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범여권이 의도한 대로 대선 흐름이 먹혀들어가지 않은 상황이고, ‘MB의 대세’가 굳어지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한나라당의 분열이 MB의 패배를 부르는 최종단계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MB는 차기 대통령으로 대안이 될 수 없다”며 “누군가 새로운 인물이 나와야할 때다”라고 했다. 그 ‘새 대통령 후보’로 한나라당에서는 MB가 아닌 또 다른 대안후보가 나올 수도 있다는 뉘앙스다. 이 관계자는 “그것이 바로 ‘창’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인물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