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양강구도 오래 못간다”

2006-06-28     홍준철 
소장파 리더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의 대망론이 심상치 않게 나오고 있다. 차기 대선 레이스에 참여할 움직임도 엿보인다. 원 의원은 현재처럼 이명박-박근혜 양강 구도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히려 그는 한나라당 차기 대선 전략의 핵심은 ‘다자경쟁구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제3후보 영입뿐만 아니라 소장파 내에서도 후보를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스로도 대선 출마 여지를 닫아놓지 않고 있다. 반면 그는 박근혜 전대표를 비롯, 당내 일부인사들의 ‘고건 러브콜’에 대해선 구시대 정치에서 볼 수 있는 언론 플레이라고 비판했다.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만난 원 의원은 인터뷰 내내 차기 대권 탈환을 위한 한나라당의 환골탈태를 역설했다.




한나라당이 관리형 대표를 뽑는 7·11전대를 앞두고 원희룡 의원은 박근혜 전대표와 함께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박 전대표의 사퇴는 대선 1년6개월전 당권·대권 분리원칙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원 의원의 사퇴 역시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최고위원직을 내놓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해 원 의원은 “지금 시점에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박근혜-이명박 양강 구도는 차기 대선에서 필패”라고 말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후보군을 더 넓혀야”

원 최고위원은 “과거 대선의 경우를 보더라도 후보군을 더 넓혀야 한다”며 “외부 영입도 하고 필요하다면 소장파에서 후보를 내 다자경쟁구도로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치열한 다자경쟁구도가 차기 대선에서 한나라당 승리의 핵심 대선 전략이라는 설명이다.또 이명박-박근혜 두 주자 모두 보수적 성향으로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혁 마인드를 가진 손학규 경기도 지사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의원은 “다자구도를 위해 일단 저평가된 우량주 손 지사의 지지율을 10%대로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지사의 약점이 뜨지 않고 있다는 점이지만 오히려 수면위로 부상하면 박근혜-이명박 두 주자보다 비토세력이 적다는 점을 강점으로 들었다.하지만 외부 인사 영입관련 고건 전총리에 대해서는 “시대정신이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고건은 ‘만능멀티코드’

원 의원은 “고 전총리는 역대 정권에서 예외 없이 살아남은 만능멀티코드처럼 처신한 인사”라며 “정치 인생을 관통하는 시대정신과 철학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특히 그는 “고 전총리가 중도보수라고 하는데 노무현 참여 정부의 국무총리였을 때 내용과 지금 말하는 중도보수의 차이는 뭐냐”며 “지금까지 명확한 답을 주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전대표의 고 전총리에 대한 러브콜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원 의원은 “박 대표가 어떤 생각으로 고 전총리를 끌어들이려는지 전혀 알 수 없다”며 “경선에 참여할 사람으로 보느냐. 희망사항이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스스로도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한나라당이 고 전총리와 연합이나 연대를 모색하는 것은 구시대적 정치에서 볼 수 있는 언론플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다음은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과 일문일답

▶ 대선주자별 대리전으로 흐르는 것에 반대하며 미래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취지는.
-경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특정 주자를 위해 당내 통로 역할로 날 지지해달라는 등 줄서기 양상이나 경남의 대표 주자이니 경남표 몰아주자는 것을 지양하자는 것이다.

▶ 박 전대표와 함께 최고 위원직을 사퇴했다. 차기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것인가.
-대권 도전이다 아니다 정해진 바는 없다. 지금 시점에 언급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미래 모임에서 개혁후보를 세우면 그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 그러나 대표 맡으면 중립적인 입장에서 공정하게 관리하며 미래 모임 대표 주자를 지지해야 한다. 이는 정치 도의상 맞지 않는다.

▶ 차기 대선에서 유시민 의원이 출마할 경우, 대항마로 원 의원이 거론되기도 하는데.
-이명박 박근혜 두 주자가 있지만 그밖에도 한나라당에는 인재들이 많다. 대통령감으로 나갈 수 있는 기라성 같은 인물이 있다는 지적으로 이해한다.

▶ 박근혜-이명박 양강 구도에 부정적인 것으로 안다. 이유가 무엇인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현재와 같이 과거처럼 이회창 대세론에 안주해선 안된다. 이명박, 박근혜 두 주자만으로 가는 것은 보수적 컬러가 강해 스펙트럼이 한쪽으로 치우쳐있다. 또한 무지막지한 여권의 공격에 끝까지 살아날 수 있을지도 걱정된다. 국민들에게 제시할 리더십이나 정책적 대안, 철학, 개인 신상에 대해 치열한 내부 경선을 거쳐야만 본선 경쟁력이 생긴다. 치열한 다자경쟁구도가 한나라당 대선 전략에 가장 핵심적인 전략이다. 그런 면에서 손학규 경기도지사의 지지율도 올려야 된다고 보고 과거 대선 경험에 비쳐봤을 때 후보군이 더 넓어져야 한다. 외부 영입도 있어야 하고 필요하다면 소장파에서 후보를 내 다자경쟁구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뛰어들 수도 있다.

▶ 손 지사의 어떤 점을 보고 저평가된 우량주라고 평하는가.
-민주화의 길을 걸으며 독재자 편에 서지 않았다. 개혁 마인드도 갖고 있다. 국가경쟁력 3만불시대를 열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 등 국가경쟁력강화라는 방향성이 확고하다. 경영 능력도 경기도를 운영하면서 외자유치, 남북교류, 복지정책등 실제적으로 검증 받았다. 약점이 뜨지 않고 있다는 점인데 반면에 떴을 때 비토 세력이 박근혜나 이명박보다 적다는 점은 강점이다.

▶ 고건 전총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고 전총리는 시대정신이 없다. 고 전총리는 역대정권에서 예외 없이 살아남고 어디에 끼여도 다 맞추는 만능멀티코드처럼 처신했다. 참여정부 초기 총리 인사청문회 때 정치 인생을 관통하는 시대정신과 철학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현상 유지와 원만한 관리가 요구되는 시대도 있고 부드러운 처세가 덕목인 시대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문제를 부딪치지 않고 혁신해 나가고 갈등을 회피하지 않고 조정을 하고 자기가 위험을 피하면서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는 시대가 아니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 결단을 내려서 개척하는 그런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대해 명쾌한 설명이 없다. 중도 보수라고 하는데 노무현 정부의 국무총리였을 때 내용과 지금 말하는 중도보수의 차이가 뭐냐 답을 해달라해도 명확한 답이 없다. 저분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연합을 한다는 등 중도세력과 연대 모색이라든지 이런 얘기는 구시대 정치에서나 볼 수 있는 언론 플레이다.

▶ 박근혜 전대표도 한나라당과 어울린다고 러브콜을 했다. 박 대표가 어떤 생각으로 고 전총리를 끌어들이려는지 전혀 모르겠다. 그러나 그가 한나라당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보는지는 각자의 희망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