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먹을 때 음료도 골라 마셔야!
약은 따뜻한 물과 먹어야 효과 좋아
2008-07-03 기자
적은 물로 약을 꿀꺽 삼키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잘못된 습관이다. 한 컵 이상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이 물에 잘 녹고 위·식도 등 소화기관에 대한 자극을 줄일 수 있다.
최근 영국의 식·의약 안전위원회는 약의 효과를 방해하는 음식 200여 가지를 선정해 발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http://medication. kfda.go.kr)도 지난달 복약지도 정보방을 개설했다. 이에 따른 각종 약과 음료의 궁합을 알아보자.
◇카페인 음료와 약
커피·홍차·녹차·콜라 등 카페인 음료다. 카페인이 함유된 약도 수두룩하다. 피로회복제·종합 감기약·다이어트 약·드링크류·진통제·비(非)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일부도 여기 속한다.
이 둘의 조합, 즉 ‘카페인 음료+카페인 함유 약’은 피하는 게 상책. 함께 먹으면 카페인 과잉으로 심장이 두근거리고 다리에 힘이 빠진다. 또 소변이 자주 마렵고 밤에 잠이 잘 오지 않는다.
빈혈약을 먹고 있는 사람에게 차는 금물이다. 홍차·녹차에 든 타닌(떫은 맛 성분)이 빈혈약의 주성분인 철분을 산화시키기 때문이다. 타닌은 보통 위장 내에서 30분가량 머문다. 전문가들이 “철분제를 복용하기 30분 전후엔 차를 마시지 말라”고 조언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우유와 약
우유와 같이 먹으면 효과가 떨어지는 약이 몇 가지 있다. 테트라사이클린(항생제)가 이 중 하나다. 우유의 대표 영양소인 칼슘이 항생제 작용을 방해하는 것. 항생제는 식사가 끝난 지 2시간 후에 물과 함께 먹는 것이 원칙이다.
감기약·변비약·소화제·제산제·항진균제 일부도 우유와 함께 먹어선 안 된다. 이 약들의 유효성분이 우유의 칼슘과 결합해 체외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약을 먹을 땐 우유를 마시고 한두 시간쯤 뒤에 복용한다.
◇주스와 약
일부 항생제(암피실린·에리스로마이신 등)와 신 맛이 나는 주스(오렌지·자몽·포도 주스 등)도 잘못된 만남이다. 이들 항생제가 산성(신맛) 환경에서 불안정해지기 때문이다. 신맛 주스는 항히스타민제와도 궁합이 맞지 않는다. 특히 포도 주스와 항히스타민제를 함께 먹으면 약이 분해되지 않고 몸 안에 쌓여 부정맥·심장마비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 고혈압 치료제인 암로디핀은 자몽주스와 복용하면 안 된다. 둘을 함께 먹으면 주스에 든 특정 성분이 간에서 약이 분해되는 것을 방해한다. 이 결과 약 성분이 체내에 장기 체류해 심한 저혈압이 유발될 수 있다. 오렌지 주스를 제산제와 함께 먹으면 제산제의 알루미늄 성분이 몸에 흡수돼 치매·골연화증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술과 약
약을 복용 중인 사람은 가능한 한 술을 멀리 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약은 간에서 해독되는데 술까지 마시면 간이 부담을 이중으로 안게 된다. 감기약과 술을 함께 마시면 현기증으로 정신을 잃을 수도 있다. 감기약에 들어있는 항히스타민과 술의 ‘합작’으로 졸음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교통사고 등 안전사고의 위험도 높아진다.
아스피린도 술과 궁합이 맞지 않는다. 같이 복용하면 위·장에 출혈이 생길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하루 세 잔 이상 술을 마시는 사람은 아스피린·타이레놀 등을 장복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타이레놀을 오래 복용하면 간 손상 위험이 높은데다 술까지 더하면 간은 회복불능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술 마시기 전 일부러 소화제나 위장약을 복용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역시 잘못된 상식이다. 소화제는 혈중 알코올 농도를 갑자기 증가시킬 수 있어 위험하다. 제산제 계통의 위장약도 위벽에 있는 알코올 분해 효소의 활동을 막아 혈중 알코올 농도를 20%가량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