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어지럽고 구토증 생길 땐 이석증 의심
잘못된 식사·스트레스 이석증 부른다
2008-01-16 건강전문프리랜서 기자
직장인 유지현(34·여)씨는 유독 잠자리에 눕거나 아침에 일어날 때 어지럼증을 느낀다.
처음엔 빈혈을 의심했지만 빈혈이 있는 주위 친구들이 얘기하는 어지럼증보다 증상이 훨씬 심각하다. 뿐만 아니라 어지럼증이 날 때 구토증상까지 뒤따라 ‘심각한 병이 아닐까’ 걱정하고 있다.
이처럼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여성들은 빈혈부터 의심하거나 허약해진 몸 때문에 혹은 뇌졸중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갑자기 심할 땐 일단 귀 부분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때 어지럼증은 이석증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귓속엔 평형감각을 맡는 전정기관이 있다. 달팽이관, 세반고리관, 이석(耳石=돌가루)으로 구성된 기관이다. 이석은 달팽이관 바로 밑 ‘전정낭’ 안에 있어야 한다. 이 돌가루가 전정낭을 빠져나와 돌아다니다 세반고리관 안으로 들어가 평형 및 회전기능을 교란, 어지럼증을 일으키면 이석증이다.
가만히 있을 땐 어지럽지 않다가 고개를 돌리거나 움직일 때 빙 돌듯이 어지럽다면 이석증인 경우가 대다수다. 원인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머리에 심한 충격을 받거나 약한 충격을 계속 받았을 때 잘 생긴다.
교통사고로 머리를 심하게 부딪히거나 미용실에서 머리를 두드리는 마사지를 자주 받는 사람도 걸리기 쉽다.
이석증, 귓속 돌을 제자리에
이석증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주로 아침에 일어날 때와 베개를 베거나 목을 구부렸다 위를 쳐다보는 행동을 할 때 등에 순간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어지럼증이 나타날 때 구토나 오심, 두통, 식은땀 등이 같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증상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귓속이상보다 뇌 이상처럼 다른 큰 병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게 된다.
그러나 뇌 이상으로 나타나는 어지럼증과 귀 이상으로 나타나는 어지럼증은 그 양상이 약간 다르다.
이비인후과전문의들은 “뇌에 이상이 있어 나타나는 어지럼증보다 귀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어지럼증이 그 강도가 훨씬 강해 때론 일상생활이 힘들 때도 있다”고 설명한다.
또 자신을 중심으로 물체가 빙글빙글 도는 것처럼 어지럽다면 더욱 귀 건강을 확인해 보는 게 좋다. 흔히 이석증은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증상의 기간이 오래 갈 땐 치료가 필요하다.
또 전문의들은 “치료는 원인이 되는 반고리관 안의 이석을 빼내는 것”이라며 “이석이 든 전정기관 위치에 따라 다양한 위치교정술이란 운동방법을 적용 한다”고 말한다.
이 운동방법은 전정기관에 떠다니는 이석조각 자세를 바꿔가면서 원래 자리로 내보내는 방법이다.
단 한 번의 치료로 90% 이상 증세가 나아지는 놀라운 효과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드물지만 전정운동으로 좋아지지 않을 땐 수술요법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전문의들은 어지럼증을 단순히 체력저하로만 연결하지 말고 증상이 계속 나타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지럼증, 머리 충격·스트레스 탓
전문의들은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80%가 귀에 문제가 생긴 이석증 환자”라며 “3~4년 전만 해도 50대 이후 중년환자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엔 젊은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삼성서울병원에선 39세 이하의 환자비율이 2005년 10.5%에서 지난해 12.0%로 늘었다. 예전엔 머리에 크고 작은 충격을 받은 환자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엔 입시경쟁, 취업난, 직장에서의 생존경쟁 등 스트레스지수가 높아진 게 이석증의 가장 큰 원인이다.
스트레스를 오래 받거나, 감기를 오래 앓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도 생길 수 있다. 어지럼증이 생길 때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어지러
우면 혈관질환이기 쉽다.
또 걸을 때 자신의 의사와 달리 한쪽으로 치우치게 걸으면서 어지러우면 뇌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이석증은 증상이 약하면 저절로 나아지기도 하지만 심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빠진 돌을 제자리로 돌리는 것이므로 특별한 치료법이 있는 게 아니다. 병원에선 대개 운동법을 권한다. 어느 부위에 돌가루가 들어갔는지에 따라 운동법이 다르다.
가장 흔한 경우는 세반고리관 내 하반고리관에 들어간 경우다. 한 번의 운동으로 완치될 확률이 90%다.
전정운동으로 이석증 잡는 법
재활치료를 통해 빨리 치유될 수 있는 만큼 집에서 스스로 시행하는 방법을 아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문의들은 다음과 같은 방법을
권한다.
① 침대나 소파의 가장자리에 걸터앉은 자세에서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고 오른쪽 귀를 아래로 해 재빨리 눕도록 한다. 이때 목에 무리가 가지 않게 조심하고 바닥엔 베개를 받친다. 30초 이상 어지러움증이 사라질 때까지 이 자세를 유지한다.
② 다시 앉은 자세로 재빨리 일어나 약 30초 또는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앉아 있은 뒤 왼쪽 귀를 아래로 해 같은 요령으로 재빨리 눕고 그 자리에서 약 30초 혹은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유지한다.
③ 다시 앉은 자세로 재빨리 일어나 앉아야 한다. 하루에 아침저녁으로 두 번 반복해서 해야 한다. 한번 하는 데엔 약 30분이 걸린다. 처음엔 운동을 시작하면서 구토와 심한 어지럼증을 경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운동을 거듭하면 점차 없어질 수 있다. 따라서 꾸준한 운동이 중요하다. 이 운동 뒤 30분 이상 똑바로 앉아 있어야 효과가 좋다.
더불어 증상의 호전은 운동을 시작하고 수일에서 수개월 걸린다. 대개 점진적으로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평소 자주 어지러움을 느끼는 사람은 몸속의 평형기능을 향상시키는 운동을 하는 게 좋다. 걷기, 테니스, 배드민턴, 자전거, 골프 등이 있다. 수영은 될 수 있는 대로 피하는 게 좋다.
이명 현상과 치료법
이명증이란 밖에서 들리는 소리가 아닌 귀 안에서 또는 머릿속에서 나는 것 같은 소리를 느끼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하나의 ‘증상’이며 ‘질환’은 아니다.
일과성으로 나타나는 이명증은 90%이상의 사람이 경험하게 된다. 병적인 게 아니다. 그러나 일부에선 이명증이 오래 이어지며 사람에 따라서 각기 다른 정도의 불편함을 호소하게 된다.
이명증은 매우 흔하다. 미국의 경우 인구 중 약 5천만 명 이상, 전체인구의 17% 정도가 이명증으로 불편함을 겪고 있다. 이 가운데 1,200만 명(4%) 정도는 병원을 찾을 정도로 심한 이명증을 호소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중 백만 명(1%) 정도는 증상이 너무 심해서 정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다.
이명증은 내이, 청신경, 뇌 등의 소리를 감지하는 신경경로와 이와 이어진 신경계통에 여러 원인에 따른 비정상적 과민성이 생기는 현상이다.
소음에 따른 내이 손상은 가장 흔한 원인 중의 하나다. 음악가, 항공기조종사처럼 직업과 관련돼 지속적으로 내이 손상을 입는 경우와 큰 음악소리 등에 우발적으로 노출되는 경우 등이 있다.
교통사고나 머리외상 뒤에도 내이에 외상을 입어 이명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이명 예방 7계명>
▲ 큰 소음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라.
▲ 정기검진을 해 고혈압이 있으면 조절하라.
▲ 식사 때 염분섭취를 줄여라.
▲ 커피, 콜라, 담배 등의 신경자극물질을 피하라.
▲ 혈액순환을 돕도록 매일 적당한 운동을 해라.
▲ 적당한 휴식을 취하고 과로를 피하라.
▲ 신경을 쓰거나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피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