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못하면 차라리 중도 포기?

2007-09-27     김현 
1위 탈환 전전긍긍, 최후수단으로 칩거 선택

손학규 후보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예비경선(컷오프)에서 1위를 달렸던 그가 정작 본 경선에서는 정동영 후보에게 1위 자리를 내놓는 상황에 처한 것. 지난 15일, 예상외로 그는 울산-제주 지역 경선에서 정 후보에게 1위를 내줬고, 이어 16일 강원-충북 경선에서조차 부진을 면치 못했다.

본 경선에서 손 후보를 자극한 것은 조직선거, 동원선거 의혹이었다.

손 후보 캠프측의 이재희 특보는 “손 후보가 칩거에 들어간 것은 당의 이런 문제를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며 “다른 후보들에게 조직·동원 선거를 잘 인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손 후보 캠프도 당에 우선 이 문제를 제기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손 후보가 칩거에 들어갈 당시, 그는 주변 참모진과 상의 없이 마포자택에 머물겠다고 했다고 한다. 특히, 손 후보 캠프는 일부 언론에서 손 후보의 후보사퇴를 운운한 것과 관련, 상당히 서운한 감정을 표출하고 있다. 어찌 보면 그의 칩거가 그를 더욱 코너로 몰아가는 꼴이 됐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손 후보의 칩거는 진정성으로 비춰지기보다 대세론을 몰아갈 전략적 행보로 보여지고 있어 플러스요인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정치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정 후보의 1위 선점을 일단 차단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건 사실이다”며 “조직력에 강한 정 후보가 다음 경선에서 유리하게 될지 지켜봐야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손 후보 측에서는 “손 후보의 칩거는 무기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으나 추석연휴가 끝난 이후인 29일 전남광주, 30일 경남부산 경선에 불참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