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말하는 사랑, 건강관리, 그리고 애창곡

2007-09-27     정치부 
대선 후보들의사생활

추석 민심을 잡기 위한 대선 주자들의 행보가 점차 분주해지고 있다. 본선에 먼저 도착한 이명박 후보는 ‘대세론’에 확실한 도장을 찍을 태세고,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들은 전국을 누비며 민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3달 남짓 남은 기간 동안 유력 대선주자들의 사생활과 관련된 ‘검증 폭탄’이 몇 개는 추가로 더 나올 것으로 내다본다.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또 하나의 뇌관이 될 수 있는 사생활 부분을 집중 취재했다.


이명박 ‘라면끊이기’가 주특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우선시해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개성’과 ‘적극성’, ‘정직성’이라고 한다. 이 후보가 이같은 면을 내세우는 것 만봐도 창의성을 중요시한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그는 그의 주변 참모진들과도 한가지 논제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일 정도다.

그는 특히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라고 주변에서는 말을 한다. 그 이유는 그가 지닌 카리스마적 성격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강인한 흡인력이 역효과를 불어올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가 지닌 ‘밀어붙이기식’은 오랫동안 기업 CEO생을 살면서 굳어진 그만의 스타일이 됐다는 평이다. 그런 이유 탓에 주변참모진들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역으로 그런 그의 치밀한 성격 때문에 대기업의 CEO에서 이제는 대통령 후보로 나서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는지도 모른다.

이 후보에게도 스트레스는 있다. 그는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이와 더불어 친구에게 전화해 한참동안 수다(?)를 떠는 일로 스트레스를 해결한다고 한다.

그는 대통령 후보로 나서면서도 가정적인 면모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가장 자신 있는 요리(?)는 ‘라면 끊이기’라며 매우 수준급임을 자랑하곤 한다. 이런 이 후보가 때론 부인과 자녀에게 ‘라면’을 끊여주기도 한다.

또한 그가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일까. 예상을 빗나가지 않고, 그는 순박한 시골음식인 순두부찌개를 즐겨 먹고, 전주 음식인 비빔밥을 자주 찾아 먹는다.

이 후보는 가난했지만 학업성적은 우수했다. 그가 학교 다닐 적에 가장 낮았던 점수가 3등이라고 하니 ‘될성부를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 본다’는 속담이 이 후보를 두고 하는 말인 듯하다. 하지만 그에게도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스러운 일이 있었다.

그것은 찌들게 가난했던 탓에 이 후보 모친 살아생전 새 옷 한 벌 못해드린 것이다. 그는 사춘기 때인 고교시절, 여학교 앞에서 뻥튀기 장사를 했을 정도로 힘들게 생활을 꾸려왔다. 이 때문에 그는 살면서 가장 창피했던 순간으로 그 때를 회상한다.


정동영‘아침이슬’이 애창곡

정동영 후보는 자신의 출신 성분에 대해 ‘앵커’나 ‘방송인’이라고 언급하면 ‘기자 출신’이라고 꼭 수정을 부탁한다. 그만큼 MBC 기자출신이라는 사실에 강한 애정을 갖고 있다.

부인 민혜경씨와 결혼하는 과정에서는 ‘개나리 아저씨’라는 이야기를 들을 만큼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는 대학시절 아내의 기숙사에 찾아가 아내 이름을 외치며 프로포즈 했다고 한다.

이런 저돌성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백년가약’은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실연했던 여인과 다시 만나 결혼하게 된 것을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꼽는다.

서울대 국사학과 출신인 정 후보의 어릴 적 꿈은 역사학자였다. 기록을 최우선시하는 기자가 됐으니 비슷하게나마 이루지 않았느냐는 게 자신의 말.

스트레스 해소법은 등산이다. 오랜 방송 경력 덕에 ‘자기 관리’ 하나는 상당히 자신하고 있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축구도 좋아해서 운동장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웬만해선 피하지 않는다고 한다.

주량은 소주 반병이며 양희은의 ‘아침이슬’을 노래방 애창곡으로 꼽는다. 좋아하는 연예인은 김제동, 김혜수이고 박지성과 김연아를 운동 선수 중 가장 좋아한다.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로는 ‘공동경비구역 JSA’와 ‘화려한 휴가’를 들었다. 호남 출신이자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 후보다운 답변이다.

가톨릭 신도인 정 후보는 매일 아침 미사를 시작으로 하루를 시작할 만큼 신앙이 돈독한 것으로 전해진다. 백범 김구 선생과 다산 정약용 선생, 존.F.케네디가 존경하는 인물이다.

김치찌개와 햄버거를 좋아하는 음식으로 꼽을 만큼 음식을 가리지 않으며 좌우명은 ‘구동존이(求同存異, 다른 점이 있더라도 같은 점을 취하면서 이견을 좁혀 나간다)’다.


손학규 주량은 소주 반 병

손학규 후보는 학창시절 다양한 방면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중학교 때는 밴드부에 들어가 트럼펫을 연주했고, 나중에는 연극에 푹 빠졌다. 어린 시절 꿈이 연극배우였을 정도.

감성이 풍부한 그는 대선 전략에 있어서도 문화, 예술 방면을 상대적으로 강조한다. 김지하 시인이나 소설가 황석영씨 등 주변에 문화계 인사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게 측근들의 말.

그 역시도 결혼에 있어 많은 고생을 해야만 했다. 민주화 운동으로 도피 생활을 하기 직전 이윤영 여사와 가까스로 결혼했다. 두 사람은 대학 4학년 때 만나 7년간 교제했으며 이후 이 여사는 약국을 운영하며 손 후보를 내조했다.

손 후보는 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를 즐겨 인용한다. “연탄재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는 대목이다.

손 후보 역시 취미 생활로 등산을 즐긴다. 시간만 나면 인근 산에 오르는 게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된장찌개를 좋아하며 싫어하는 음식은 없다고 자신의 건
강비법을 설명했다.

손 후보의 좌우명은 ‘수처작주(隨處作主), 주인의식을 가져라’다. 고등학교 시절 읽은 류달영 선생의 <새 역사를 위하여>를 가장 좋아하는 책으로 꼽으며 주량은 소주 반 병이다.

자신만의 특이한 습관으로 ‘머리 쓸어올리기’를 꼽는 손 후보는 기억에 남는 노래로 조용필의 ‘친구’와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들었다. 애창곡은 현제명의 ‘오라’다.

존경하는 인물은 세종대왕과 김구 선생이며 존경하는 정치인은 독일 통일의 기초를 다진 아데나워 전총리다. 한 달 꼼꼼히 읽어 보는 책이 평균 5권에 이를 정도로 독서를 즐기는 편이다.


이해찬 18번은 ‘무시로’

“뭐든지 열심인 사람이다.”

이해찬 후보를 대학시절 처음 만났던 부인 김정옥씨는 그 때 그의 첫인상을 이같이 상기한다. 이 후보는 첫사랑과 결혼한 것이다. 이 후보와 부인은 사회학과 학술모임에서 만났다. 그를 만날 당시 부인 김씨는 이 후보를 ‘이상적인 남성상’으로 여겼다고 한다.

이 후보가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됐을 때, 김씨는 ‘옥바라지’를 했다. 가족이외에는 면회가 되지 않던 상황에서 필요한 책을 구입해 가족 편에 넣어주곤 했다. 이 후보는 그 때 부인과 사귀긴 했어도 그리 깊이 사귄 것도 아니었던터라 가족 같은 역할을 해줘 놀랐었다고 한다. 물론 그렇게까지 옥바라지를 한데에는 부인이 이 후보에 대한 ‘낭만적인 환상’때문이었다.

이 후보는 요즘 ‘착한여자상’으로 아내처럼 어려움을 잘 이겨내는 여자라고 한다. 삶에서 순간순간 고난이 닥쳐도 그것을 지혜롭게 이겨내는 착한여성상을 의미한다. 평소 경우가 바르다는 말을 듣고 자란 이 후보는 원칙을 지키며 산다는 말도 자주 듣는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경우 바르게 살자’가 좌우명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버럭 화를 내는 다혈질 성격도 나온다. 이 때문에 꼬장꼬장하다는 평도 듣는다.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남성상은 역시 김대중 전대통령(DJ)와 노무현 대통령을 합한 것 같은 남자라고 한다. 이같은 이유때문인지 최근 정치권에서는 “DJ
와 노 대통령이 이 후보를 측면지원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법하다”는 말도 들린다. 이 후보 캠프내 분위기를 살펴봐도, 자신감에 차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일까.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 역시 이 후보는 ‘진실성’과 ‘성실함’을 먼저 본다고 한다. ‘진심은 어디나 통한다’는 말처럼 사람의 진정성에서 그 사람만의 진가를 발견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이 후보는 현재 라이벌이 없다고 자신한다. 현재 꿈이 대통령이기 때문일까.

그는 노래를 부르면 나훈아의 ‘무시로’를 자주 부른단다. 특히 음식은 칼국수를 좋아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