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업계, 코로나19 앞 ‘무릎’…반쪽 실적 결산조차 못 내

2020-05-04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일본이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을 뒤늦게 인정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와 소프트뱅크 지주회사 등이 속해 있는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기업 400여 곳이 3월 결산 연기를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순이익 추정치를 절반가량 줄였다. 

4일 도쿄증권거래소는 3월 결산 기업의 16%에 이르는 392개 기업이 지난달 말까지 결산 발표 일정을 연기하거나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날 NHK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의 확대로 각 기업들의 회계 담당자 등이 재택 근무를 하거나 해외 자회사 직원들의 록다운(lock down)에 따른 외출 제한 등으로 휴업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일본 정부가 비상사태 선언을 연장하며 결산 집계가 더 늦어질 것으로 예측된 가운데 발표를 연기하는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일본 정부 및 금융 당국도 코로나19의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차원에서 결산 집계를 위한 지연을 용인하고, 주주총회 개최 연기 등을 권고하고 나섰다.  

일본 상장사 실적 추정치 ‘절반’ 깎일 듯

이런 가운데 지난달 말 일본 내 337개 상장사들이 지난 3월 실적 결산을 대거 수정하고 나섰다. 앞서 올 초 예측했던 순익 총액은 5조3000억 엔(약 61조 원)이었으나,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에 따른 경기불황 등과 겹치면서 2조4000억 엔(27조6000억 원) 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마저도 일부 특정기업을 대상으로 확인된 것에 불과해 정확한 결산이 이뤄지면, 순이익의 하락폭은 예상치를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업 가운데는 지난해까지 한국 르노삼성에 ‘로그’ 차량의 위탁 생산을 이어온 닛산자동차도 포함된다. 업계에서는 닛산이 11년 만에 적자전환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일본 최대 정유사인 JXTG와 마루베니 등 정유 업계와 관련 기업들의 실적 하락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일본의 실업자 증가율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100만 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