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VS 이명박 “서로의 심장을 겨눈다”

2007-09-12     김승현 
17대 정기국회 대혈투 예고

17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 개시와 함께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대선 정국을 앞두고 치러지는 국정감사는 서로의 심장을 향해 응사하는 대혈전이 될 전망이다. 범여권은 이명박 후보(MB)를 집중 겨냥하며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제기되지 않은 뇌관들을 축적중에 있다. 한나라당도 노무현 대통령과 범여권 후보들에게 치명타가 될 아킬레스건을 찾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이미 몇몇 의원실에서는 ‘대박’을 확보했다는 얘기까지 공공연하게 흘러 나오고 있다. 그 동안 여의도 정치권을 배회했던 이른바 ‘빅 브라더’의 재등장도 점쳐진다.


대선과 총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17대 마지막 정기국회를 맞아 의원회관의 움직임이 다시 분주해졌다. 범여권과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번 국정감사가 대선 정국을 가늠할 수 있는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마지막 총알을 준비 중이다.

범여권은 이 후보가 당선된 직후부터 곧바로 본격적인 검증 작업에 착수했다. 민주신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도곡동 땅 문제가 일주일만 먼저 불거졌어도 한나라당 경선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며 “이와 관련된 확증을 이미 확보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공무원들 비협조”

범여권은 정기국회 대정부 질문과 국정감사를 통해 이 후보와 관련된 아킬레스건을 집중 부각시킬 전망이다. 이미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내성’이 생긴 만큼 그 강도는 어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상임위 별로 역할 분담을 해 MB 관련 사안들을 집중 수집하고 있다.

신당의 한 386 의원 보좌진들은 MB의 서울시정에 대해 세세하게 자료를 분석했다. 감사원의 서울시 감사결과 뿐만 아니라 서울시의회 회의록까지 그 분량이 방대하다.

이미 청계천과 관련된 수개의 첩보를 확보했으며 ‘서울의 숲’ 문제를 비롯 부동산 관련 특혜 의혹도 몇 군데서 발견됐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행자위에 소속된 한 의원실 관계자는 “서울시 공무원들의 협조가 너무 미흡하다”며 “자료를 요구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제약이 많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또 다른 의원실에서는 이 후보의 친인척과 관련된 문제들을 집중 제기할 예정이다. 이 후보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와 자녀들에 관한 정보를 현재 수집중이다. 지난 번 ‘위장전입’ 논란때 처럼 이 후보의 도덕성과 이미지를 공략할 예정이다.

이 후보의 도곡동 땅 관련 수사를 담당했던 검찰을 상대로도 정보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범여권에선 검찰이 ‘확증’을 잡았음에도 정치적인 판단에 의해 제대로 발표를 하지 않았다는 시선이 적지 않다.


‘대운하 구상’도 도마 위에

이 후보가 아직 박근혜 전대표측을 완전히 포용하지 못한 것을 겨냥, 그의 인사방식도 도마위에 올릴 전망이다.

이와 관련 범여권에선 이 후보가 정치 입문 당시부터 서울시장때까지의 기용 인사들을 세세하게 조사하고 있다. 현재 이 작업을 수행중인 한 관계자는 “이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시 얼마나 편향되게 인사를 했는지 여러 곳에서 알 수 있다”며 “서울시장 자리를 오직 대권을 위한 디딤돌로 여긴 것 같다”고 자신감
을 표했다.


“손학규 아킬레스건 확보”

정무위와 재경위에서는 BBK와 관련된 사안들이 다시 한 번 집중 포화를 맞을 전망이다. 김경준씨의 국내 송환 문제 등이 거론되는 상황이어서 양쪽이 맞물린다면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환노위에선 청계천과 한반도 대운하의 반환경 문제가 부각될 전망이다. 이미 환경단체 등에서 구체적인 자료를 확보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일각에선 박근혜 전대표측과도 접촉을 유지하며 아직 드러나지 않은 의혹들을 찾고 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도 대대적인 공세 의지를 다지고 있다.

아직 범여권 대선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터라 공격 방향이 다소 분산돼 있지만 핵심은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할 것이라는 게 당 관계자의 말이다.

10월 2차 남북정상회담 시기를 전후해서는 ‘뒷거래설’을 비롯 이념 문제를 들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와 국정원 활동 문제, 기자실 통폐합과 국정홍보처 폐지 등을 통해 청와대와 범여권을 뿌리에서부터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

최근 불거진 김상진씨 의혹은 도덕성을 최대 무기로 삼아온 참여정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히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분위기를 몰아 친노 인사나 노 대통령 친인척의 비리 개입 의혹을 연이어 폭로하겠다며 자료 확보에 나섰다.

아직 범여권 경선이 진행중인 만큼 특정인에 집중된 공격은 보이지 않지만 손학규 전경기지사를 주목하는 눈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 경기지사 시절 손 전지사와 관련된 실정과 의혹들 몇 개도 이미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후보측 관계자는 “손 전지사 내부 사정을 잘 알던 사람들을 상당수 확보했다”며 “손 전지사가 올라와면 우리가 여유있게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빅 브라더’ 재등장

국정감사를 맞아 MB측이 이른바 ‘빅 브라더’로 불렀던 정보 루트도 재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범여권의 한 인사는 “이 전시장의 위장 전입 의혹, 도곡동 땅 문제 등과 관련된 정보를 가진 인사가 다시 몇몇 캠프에 접근중인 것으로 안다”며 “의외의 곳에서 문제가 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도곡동 땅을 비롯 MB 관련 수사를 맡았던 검찰을 상대로도 자료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마지막 정기 국회에서 최후에 웃는 자는 누구 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후보의 생존 여부와 지지율 변화가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