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아들도 국회의원, 이참에 내 아들도…
2007-09-06 김현
지난 8월 20일 한나라당 대선후보에 당선된 이명박 후보(MB)는 당선되자마자 그 이튿날인 21일 전직 국가원로인 김영삼 전대통령(YS)과 면담을 했다. 올해만도 4번째 회동이었다. 정치권에선 두 인사의 회동을 놓고 설왕설래하는 분위기다.
두 사람은 올 2월 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2시간동안 비밀회동을 가진 바 있다. 당시 YS는 MB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시했고, YS의 차남인 김현철씨의 정계진출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이 때 두 인사의 회동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도 바로 현철씨라는 얘기다. 현철씨는 그동안 겉으로는 MB캠프 내에 들어와 있지 않았지만, 암묵적으로 MB를 측면 지원했던 상태. 정치권에서는 현철씨가 내년 18대 총선을 겨냥, 정치 행보를 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8월 21일, 한나라당 대선후보 당선자인 MB는 YS를 찾았다. 당선 인사차 방문한 만남이었지만, 정치권에선 ‘MB-YS’간에 YS의 차남인 김현철씨의 공천얘기가 오고갔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내년 18대 총선출마와 관련, ‘MB-YS’사이에 현철씨의 공천문제가 자연스럽게 거론됐을 것이란 시각이다.
현철씨의 ‘공천설’ 배경에는 그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기간 내내 MB를 측면 지원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가 있다. 현철씨는 그동안 일정부분 MB캠프를 도왔고, MB가 향후 정권탈환을 이룰 경우,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약속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 때문이다.
현철, MB-YS간 중재역할
사실 YS가 MB를 지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도 바로 현철씨라고 한다. 정치권의 핵심 관계자는 올 2월 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MB-YS’ 두 인사가 2시간동안 비밀회동을 가진 것과 관련, “당시 MB-YS의 보좌진들도 자리를 피할 만큼 극비리에 두 사람만이 대화를 나눴다”며 “이 회동을 주선한 인물이 바로 현철씨였다”고 했다. 당시 ‘MB-YS’의 회동이 이뤄진 이후부터 현철씨의 ‘정계 진출설’은 끊임없이 거론됐다.
YS는 차남인 현철씨에 대한 애착이 상당히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철씨 또한 그동안 정계진출에 대한 의지를 은연중에 내비쳤다. 이런 상황에서 YS는 MB와 만난자리에서 현철씨의 공천약속 얘기를 꺼냈을 것이란 관측이다. 여기서 관심은 현철씨의 정치적 동선이다.
총선출마 의지 내비쳐
“총선 출마는 연말 대선이 끝나고 나서 봐야하지 않겠느냐.”
지난 7월 24일, 현철씨가 할아버지 김홍조(97)옹이 사는 경남 마산시 중앙동 본가를 찾은 자리에서 한 얘기다. 그의 이같은 발언배경에는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 승리를 통해 내년 18대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정계진출의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다. 현철씨는 YS가 MB를 지지하는 것과 관련, 적극 옹호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YS가 MB를 지지하는 행보에 대해 “아버지는 전직대통령이니 국가를 위해서 하실 수 있는 일을 하지 않겠느냐”며 “올해 대통령 선거는 중요한 선거이니만큼 국가원로로서
MB를 지지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YS계 인사 전면가동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기간 동안, YS가 MB를 지지한 것 못지않게 현철씨 또한 MB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현철씨는 MB를 돕기 위해 황병애, 황명수, 서석재 등 YS계 전·현직인사 등을 대거 규합했고, 해체됐던 YS지지자들의 모임인 ‘민주산악회’도 다시 가동시켰다고 한다.
이처럼 현철씨가 적극 MB를 지원하고 나선 것은 결국 내년 18대 총선을 겨냥한 행보라는 시각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김현철씨가) MB캠프진영에 얼굴을 보였던 것은 아니지만 물밑에서 활동했다”며 “(후보 경선기간동안)박근혜 전대표 후보 진영에서도 잘 알고 있었던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현철, 박근혜와 서먹한 관계
현철씨가 굳이 후보경선기간동안 박근혜 전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것도 지난 17대 총선 때 공천문제와 관련이 있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출마 당시, 현철씨는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했으나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전대표에게 공천을 거절당했다.
이때부터 현철씨와 박 전대표 사이에 앙금이 가시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그는 무소속으로 부친의 고향인 경남 거제에서 출마했다.
하지만 현철씨는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간부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물의를 빚자 선거를 포기하고 말았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현철씨가 향후 경남 거제를 지역구로 또 다시 총선에 재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더욱이 경남 거제는 현재 한나라당 김기춘 의원의 지역구인데다가 김 의원은 한나라당 후보경선 당시 박 전대표 캠프진영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상당히 불리한 요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경남 거제 지역에서도 벌써부터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란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을 정도다.
지난 7월 현철씨가 마산지역을 방문한 것도 내년 총선을 겨냥한 ‘얼굴 내밀기’였다는 관측이다.
현철씨의 MB지지는 결국 YS가 MB를 지지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고, ‘공천설’이 나도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