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의 감소… 미래가 위협받고 있다

2005-12-27      
연세대학교의 한상원 비뇨기과학 교수는 ‘한국남성의 정자수와 비뇨기계 질환 관련 연구’라는 논문에서 우리나라 20대 남성 10명 중 4명꼴로 정자 운동능력이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일반적으로 정자 100마리 중에서 50% 이상이 정상적으로 운동해야 기준에 맞다고 분류하고 있다. 정자수는 정액 1ml에 2,000만 마리가 넘어야 한다. 이 연구에서 한 교수는 “정자의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환경오염이나 다이옥신 등 환경호르몬 때문”이라며 “이런 정자는 여성의 자궁을 따라 나팔관까지 못 가기 때문에 수정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992년 9월 발간된 <영국의학저널>에서 덴마크의 스카케벡 박사는 전세계 21개 국가에서 1938년 이후 태어난 1만5,00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정자수에 대한 61편의 연구논문을 검토한 결과 정자수가 1940년에는 정액 1cc당 평균 1억1,300만 마리였으나 50년이 지난 1990년에는 6,600만 마리로 45%가 줄어들었음을 밝혀냈다. 1973~1992년에 걸쳐 정액을 모아 왔던 파리 정자은행은 평균 1년에 2.1%씩 정자수가 감소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정자수는 물론이고 건강하고 활동적인 정자의 구성비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고환암과 정류고환의 급격한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고환은 태아기에 복강 내에 있다가 임신 9개월쯤 되면 음낭으로 내려온다. 아기가 태어난 뒤 고환이 음낭 안에 있지 않고 내려오는 길목에 머물러 있는 것을 잠복고환이라고 한다. 고환이 음낭 내에 있지 않고 복강 내에 걸쳐 있으면 고환의 온도가 올라가서 정자생성능력에 장애가 생긴다. 인간의 정자수가 줄어들고 고환암이 늘어나는 것이야말로 남성의 생식능력에 치명적임을 시사하는 내용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원인을 연구한 결과 우리가 먹는 물과 음식에 들어 있는 화학 오염물질이 원인이었다. 이러한 유해한 물질이 몸속에 쌓이면 정자를 생산해내는 고환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1996년 초에 미국에서 발간된 <도둑맞은 미래>에서 정자수의 감소를 유발한 주범으로 익히 에스트로겐을 모방한 수많은 환경호르몬의 문제점을 주목했다. 또 다른 정자수 감소의 원인으로 지구의 온난화가 주목받고 있다. 오늘날 남성들은 사무실이건 자동차이건 실내에 오래 앉아 있지 않으면 안된다. 이러한 생활습관은 고환의 온도를 상승시켜 정자생산능력을 저하시킨다. 자주 사우나를 하거나 음낭을 압박하는 의복 역시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덴마크의 스카케벡 박사의 논문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속도로 정자가 감소된다면 아마도 100년이 채 지나기 전에 지구상의 남성의 생식능력이 바닥이 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우리의 후손들에게 닥칠 재앙을 막기 위해서 지금 우리는 심각하게 고민하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 아이를 많이 낳는 민족이 최후에는 강대국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02)3018-75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