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법정 출석하는 전두환…경찰 초비상
[일요서울]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헬기 사격을 주장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전두환(89) 전 대통령이 광주법정에 출석할 것으로 보여 경찰 경비 대책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재판 당일 전씨가 부인 이순자씨와 승용차를 타고 광주지법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비 대책을 최종까지 검토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26일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오는 27일 오후 2시부터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리는 전씨의 재판에 500여 명의 경찰력을 투입한다.
법원이 전씨의 경호 문제, 돌발상황 통제 필요성 등의 이유를 들어 경찰력 배치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 등을 고려해 다른 지방경찰청 경력 지원은 불투명하다. 지원이 확정되도 경력 규모가 최소화될 전망이다.
때문에 경찰은 기동대와 강력계·여성청소년계·교통안전계 등 가용 경력을 모두 투입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경력 배치 규모는 법원 주변 항의집회 등 현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경찰은 만일의 물리적 충돌을 예방하고,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 등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지난해 3월 전씨가 광주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처음 출석했을 당시의 경비 대책과 비슷한 안을 검토하고 있다.
법정을 제외한 법원 청사 안팎에서는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지는 않고, 대응 단계·상황별 시나리오에 따라 유연한 경비를 펼친다는 뜻이다.
재판이 열리는 201호 법정 안팎에는 사복·정복 차림의 경찰 수십여명이 배치돼 재판정 내 질서를 유지한다.
법원 외곽 경비는 광주경찰청 소속 기동대 7개 중대·1제대(여경 중대)가 주로 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곽 경비 인력 규모는 당일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한다.일선 경찰서 강력·형사팀도 현장에서 대기하며 각종 상황에 대응한다.
법원도 법정 출입 보안을 더욱 강화하고 자체 경비 인력을 모두 동원한다.
당일 법원 주변에서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와 시민단체가 주관하는 항의 집회가 열린다.
단체들은 서울 광화문광장에 있던 ‘전두환 동상’을 가져와 전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일 예정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설 경비·안전 상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집회·시위를 최대한 보장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집회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우발 상황에 철저히 대비한다.
특히 전씨의 변호인이 재판 당일 전씨가 부인 이순자씨와 승용차를 타고 광주지법으로 이동한다고 밝힌 바 있어, 차량 이동 중 우발 상황에 대비해 접근 통제 수단·방법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전씨의 재판은 오는 27일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린다.
선고 이전에 재판장이 바뀐만큼, 이번 재판은 새 재판부가 피고인에 대한 인정신문을 다시 해야 한다.
인정신문은 실질적 심리에 들어가기 전 피고인이 분명 본인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름과 나이·주소·등록기준지를 묻는 절차다. 따라서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
전씨의 변호인은 지난 20일 ‘신뢰 관계 있는 사람의 법정 동석을 허가해달라’며 재판부에 신청서를 냈다. 전씨가 이번 재판에 출석한다면 지난해 3월 첫 광주법정 출석 때처럼 부인인 이순자씨가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씨는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주장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2018년 5월3일 재판에 넘겨졌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