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림욕의 계절
2004-07-01
숲의 정기나 향기 속에서 일하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저절로 나아버리곤 했던 것이다.그들은 산에서 상처를 입으면, 어떤 잎이든지 세 종류의 잎을 찧어서 그것을 상처에 발랐다. 그러면 상처가 곪지도 않고, 일찍 나았다. 쑥잎인 경우에는 그 효과가 더욱 좋았다. 쏙잎에는 박테이라의 성장을 막는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과학적으로도 그것이 증명되어 있다. 이처럼 숲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경험을 통해서 그런 자연의 조화를 알고있는 것이다. 숲이 보여주는 자연의 조화란 그 무엇일까.나무나 숲에서는 ‘텔펜’ 이라는 화학명을 가진 기체가 발산된다. 그 ‘텔펜’ 이 숲의 향기를 만들어낸다. 숲의 싱그러운 기운의 원천이 그것이다. 그리고 ‘텔펜’ 속에서 찾아낸 기체가 삼림욕(그린샤워)의 에센스인 ‘휘튼치드’였던 것이다.레닌그라드 대학의 발생학 교수인 B.P.토오킨이 1928~30년에 그것을 발견했다.
‘휘트’ 는 러시아어로 식물이요, ‘치드’ 는 죽인다는 말이니, 식물은 자기의 몸을 지키기 위해서 다른 세균을 죽이는 작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이 ‘휘튼치드’가 대기 속의 세균을 죽여서 숲 속의 공기를 정화하여, 사람이나 동물의 몸의 조직을 활성화시키고, 병을 고치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삼림욕에 가장 적합한 계절과 기후와 시간대는 언제일까. 삼림에서 발산되는 휘튼치드는 4~5월에서 초여름에 걸쳐서 가장 많으며, 여름과 겨울을 비교해보면 여름이 겨울보다 5배에서 10배나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그렇지만 가을에 나무들이 단풍들고, 낙엽이 숲 속을 어지럽히는 계절에도 상당량의 휘튼치드가 발견된다. 나무잎의 조직이나 세포가 파괴될 때,휘튼치드가 방출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봄·여름·가을이 모두 삼림욕의 계절이요, 개중에서도 봄에서 초여름에 걸쳐서가 으뜸인 셈이다. 기후는 청명한 날이 좋겠지만, 더우면 방출량도 많아서 대기 속으로 분산되니, 다소 흐린 편이 낫다는 보고도 있다. 하지만 피부 감촉은 맑은 날이 좋겠지.하루 동안의 휘튼치드 방출량은 정오무렵에 가장 많다. 그러나 바람이 세면 곧 확산되어버리니, 오후보다는 조용한 오전중이 적합할 것이다. 아침해가 비쳐오는 아침 6시 무렵에도 휘튼치드가 많으니,숲의 아침은 상쾌하기 짝없다. 그러니까 하루나 이틀 숙박하며 삼림욕을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일치기로 돌아오는 여행일지라도,최저 3시간은 숲 속에서 지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