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학회 중심으로 그물망 인맥
2007-07-25 김현
지난 7월 19일, 국민들의 관심 속에 진행된 한나라당 예비후보들의 검증청문회는 예상외로 큰 논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검증청문회만 열리면 핵폭탄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보였던 터라 정치권은 초긴장상태였다. 하지만 당 검증청문회가 훑고 지나간 자리엔 아직도 ‘이명박(MB)-박근혜’ 양 후보에게 석연치 않은 각종 의혹들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이날 박 후보에겐 정수장학회 강취 의혹, 정수장학회의 운영비리 의혹은 물론 영남재단 비리 의혹, 육영재단내분과 비리의혹 등이 제기됐지만 속 시원한 해답을 던져주지는 못했다. 또한 최근에는 정수장학회가 소유한 방송사와 신문사의 경영진 중 상당수가 정수장학회와 관련있는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일요서울>은 단독으로 박근혜 후보를 중심으로 한 ‘정수장학회-영남학원-육영재단-한국문화재단-육영수여사기념사업회’ 등의 인맥현황을 입수 공개한다.
정수장학회는 교육, 공익, 언론분야 등에 손이 뻗어있다. 교육과 관련해선 ‘영남재단’을 옆에 끼고 있고, 공익과 관련해선 ‘육영재단’, ‘한국문화재단’, ‘육영수여사기념사업회’가 존재한다. 언론분야에선 정수장학회가 ‘문화방송(MBC)’과 ‘부산일보’, ‘부산문화방송’ ‘경향신문’ 등을 지분으로 갖고 있다. 문화방송은 정수장학회가 3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부산일보는 100%의 지분을 보유한 상태다.
영남학원(영남재단)은 지난 1968년 설립된 이후, 1981년 이사진에 의해 정관 1조에 ‘교주 박정희’를 삽입 변경함으로써 속칭 ‘재단 사유화’가 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그 당시 영남학원 이사진 7명 중 박근혜 후보를 포함한 한준우(대구문화방송 대표이사), 신기수(경남기업 회장), 유준(영남학원 이사장), 유연상(육영수여사의 조카사위) 등 5명은 박정희 전대통령의 친인척 및 측근들로 포진됐다.
박정희 동서 조태호의 역할
뿐만 아니라 정수장학회를 비롯해 영남학원, 육영재단, 한국문화재단, 육영수여사 기념사업회 이사진에 박정희 전대통령의 친인척 및 그의 측근, 동창, 행정부 각료로 자리가 채워졌다.
<일요서울>이 단독으로 입수한 자료를 분석·조사한 결과, 박 전대통령의 동서인 조태호(23년생)씨는 지난 65년부터 87년까지 5·16장학회 상임이사, 문화방송-부산문화방송이사, 육영재단 감사(69.4~87.8), 정수장학회 이사장(80.8~88.12), 부산일보 회장(83.5~87.8)을 역임했다.
육영수 여사의 조카사위인 유연상씨 또한 영남재단 이사장을 맡기도 했고, 박정희 전대통령의 동기인 서정귀씨는 정수장학회와 영남재단 이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박 전대통령 비서관이었던 박영수씨도 정수장학회, 영남재단 이사로 활동했고, 이후락 전중정부장도 정수장학회, 영남재단 이사로 재단에 관여했다.
육영재단 어린이회관 부관장·관장을 역임한 손미자(38년생)씨 역시 영남학원이사(88.4~88.11), 정수장학회 이사(88.9~96.7) 등을 거쳤다. 전두환 정권시절, 박근혜 후보의 성북동 자택을 무상으로 건축해 준 것과 관련, 논란을 빚고 있는 신기수 전경남기업 사장도 정수장학회, 영남재단 이사로 일했다. 김정욱 당시 영남투자금융회장도 정수장학회, 영남학원, 육영재단, 육영수여사기념사업회 이사를 두루 역임했다. 특히 설립당시 육영재단의 이사장이었던 곽상훈씨는 당시 민의원 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육영재단은 기업체 기부금 및 국가보조금, 지방자치 단체 보조금으로 탄생했다.
이 육영재단은 박근혜 후보가 지난 82년 10월 이사장으로 취임해, 90년까지 재직했다. 그 뒤 내부 이사진의 반발로 박 후보가 퇴진한 이후 동생인 박근영씨가 이사장으로 선임돼 재직하고 있다.
언론사 경영진 구성
정수장학회가 소유한 문화방송(MBC)과 부산문화방송, 부산일보, 경향신문 경영진 중 일부가 정수장학회 이사로 활동했다.
지난 70년대 문화방송과 경향신문 사장을 역임했던 이환의(31년생)씨는 정수장학회 감사(78.11~80.11), 정수장학회 이사(79.2~81.6)를 지냈고, 지난 94년 2월 부산일보 대표로 취임한 정한상(32년생)씨는 정수장학회 이사(94.3.16~96.6.25)로 재직했다. 지난 86년 2월에 문화방송 사장으로 취임했던 황선필(39년생)씨 또한 지난 88년 4월12일~92년 4월 11일까지 약 4년 동안 정수장학회 이사로 활동한 인물이다.
이밖에 논란의 대상이 되는 윤임술(부산일보 사장), 이진희(문화방송·경향신문 사장), 송정제(부산일보사장), 강성구(부산문화방송 사장), 노철용(경향신문 사장), 황용주(문화방송 사장),권오현(문화방송 사장), 최석채(문화방송·경향신문 사장), 안성수(부산문화방송 사장), 최세경(부산일보 사장), 조승출(문화방송), 한준우(대구문화방송)씨 등도 정수장학회 소유인 언론사 경영진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