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심장도 예고 없이 멈출 수 있다

2004-10-26     김민수 
새벽녘, 잠자리에서 막 일어났는데 갑자기 가슴에 통증을 느낀다면? 심장발작에 의한 돌연사란 평상시 아무런 증상이 없던 사람이 심장병 증상이 발생한 지 1시간 이내에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것을 말한다. 돌연사 위험이 높은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의 경우 신속한 초기 대처는 생과 사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다. 특히 심장병은 과거 병력과는 무관하게 예고 없이 발생, 신속한 대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미리미리 심장병을 예방하는 것이 상책이다.심장은 규칙적으로 박동하며 전신으로 혈액을 순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1분에 60~100회 박동하므로 하루에 8만6,000에서 14만4,000번씩을 평생을 쉬지 않고 박동 한다.

그러나 자신의 심장이 박동하고 있음을 자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심장이 규칙적으로 박동하기 때문에 느끼지 못한다. 이렇게 쉬지 않고 박동하던 심장이 마비를 일으키면 사망에 다다르게 된다. 갑작스러운 심혈관의 허탈과 사망은 대개 관상동맥 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발생된 심실세동에 의한다. 급성 심장사와 심혈관 허탈의 심실세동외 다른 흔한 원인으로는 무박동증 또는 심한 서맥, 갑작스런 좌심 박출량의 감소, 갑작스런 혈액량의 감소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부정맥은 전해질 이상, 저산소증, 산혈증, 신경계 손상에 의한 과도한 교감신경 자극 등에 의해 유발된다. 이 경우 즉각적인 심폐소생술과 생명연장을 위한 방법들이 반드시 동원돼야 한다. 심실세동이나 무박동의 경우 심폐소생술이 4~6분내에 시행되지 않으면 즉시 사망하게 된다. 그러므로 미리미리 심장 마비 예방법을 숙지해 급작스런 심장마비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자.

지난 8월에 조사된 결과에 따르면 심장마비 위험요인은 세계 지역·인종·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 9가지인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 37개 단체로부터 1,000만 달러의 지원을 받아 총 262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해 52개국 2만9,000명을 대상으로 10년에 걸쳐 실시한 조사분석 결과 나온 결론이다. 유럽인 7,000명, 중남미인 2,000명, 중국인 6,000명, 남아시아인 4,000명, 기타 아시아지역 2,000명, 아랍인 3,500명, 아프리카인 1,400명, 캐나다인 450명을 포함한 이번 조사에서 1만 5,000명은 심장마비 경험이 있는 사람, 나머지 1만4,000명은 같은 성별·연령대의 정상인들이다. 사상 최대 규모의 조사분석 작업을 지휘한 캐나다 맥매스터 대학 인구보건연구소 소장 살림 유세프 박사는 지난 8월 29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학술회의에서 보고서를 통해 “심장마비 위험요인 1위는 악성 콜레스테롤(LDL)이 양성 콜레스테롤(HDL)보다 많은 혈중 콜레스테롤의 불균형이며 2위는 흡연”이라고 밝혔다. 혈중 콜레스테롤의 불균형과 흡연은 전체 위험요인 중 각각 50%와 36%를 차지.

특히 혈중 콜레스테롤이 불균형인 사람은 심장마비 위험이 3배이상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혈중 콜레스테롤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포화 지방질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여야 한다. 기름진 육류, 비계, 버터, 전지 분유로 된 유가공품에는 포화 지방이 많다. 계란 노른자나 내장, 새우 등도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으로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심장마비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반면 다중 불포화지방은 콜레스테롤농도를 낮춘다. 튀김보다는 과일·채소류가 섬유질 비타민 무기질이 많으므로 심장에 좋은 식품이다. 식물성 섬유가 많은 현미 잡곡 등도 도움이 된다. 사탕 초콜릿 등에는 단순 당질·지방이 많으므로 제한한다. 이상적인 식이요법은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줄이고, 전체 지방섭취 비율도 줄이며 포화지방 대신 불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을 선택해야 된다. 과체중인 사람은 수명이 감소하므로, 자녀들도 어릴 때부터 식이를 조절해 성인이 된 이후에 비만이 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그러나 갑작스런 식생활 변화는 건장을 해칠 수 있으므로, 심장병이 있는 사람은 엄격히 식사조절을 해야 한다. 또한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 좋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심장마비로 사망할 위험이 훨씬 높다. 그러나 담배를 끊으면 처음부터 피우지 않았던 사람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사망률이 감소한다. 이어 심장마비 발발 원인으로 당뇨병, 고혈압, 복부비만이 각각 3·4·5위를 차지했고 그 다음은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당뇨병이 있는지 의심해 보자. 당뇨병은 중년기에 가장 잘 발생하는데 특히 과체중인 사람에 많다. 경미할 때는 병이 있는지 모르고 수년 동안 지내지만 다른 위험인자가 동반되면 심장마비의 위험이 현저히 증가한다. 당뇨병은 정기적인 검진으로 일찍 발견하여 조절하면 거의 모두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 식습관은 반드시 의사의 처방대로 바꾸고 정상 체중유지, 금연은 물론 고혈압과 고콜레스테롤 혈증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고혈압은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고혈압은 완치되지는 않지만 조절될 수 있는 병이다. 고혈압이 있는지 모르고 지내거나 치료하지 않으면 심장마비, 뇌졸중, 신부전에 빠질 위험이 높다. 혈압약을 먹는 것은 물론이고 소금섭취를 줄이고, 체중을 조절하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 스트레스는 경제적인 고민·이혼·자녀의 사망 같은 심리적인 원인이 주였다. 또 과일·채소섭취부족, 운동부족, 과음 등이 심장마비의 원인으로 드러났다. 음주의 경우 1주일에 3~5잔 정도로 섭취량이 적당할 경우는 심장마비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과일·채소의 꾸준한 섭취는 30%, 규칙적 운동은 14%, 가벼운 음주는 9%로 각각 심장마비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오늘부터라도 걷기, 뛰기, 에어로빅,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자. 1주일에 적어도 3~4회 이상 약간 숨이 찰 정도로 운동을 해야 하며, 운동전에 의사의 진찰이 필요하다. 혈압을 상승시키는 무산소 운동은 피하고 유산소 운동을 한다.

30대는 조깅, 40대 이후엔 빠르게 걷기가 좋다.피임약을 먹을 때도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자. 먹는 피임약은 협심증과 같은 관상동맥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비만, 과거 임신성 고혈압, 고혈압의 가족력 등이 있는 여성에서는 혈압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임신연령에 있는 여성이 피임약을 복용하면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 정기 검진을 받자. 정기적인 검진은 심장병, 뇌졸중등의 원인이 되는 질병상태를 사전에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만일 가족 중에 중년기나 그 이전에 심장병으로 돌아가신 분이 있다면 자녀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심장병이 유전되는 것은 아니지만, 검진을 하면서 생활습관을 바꾸면 심장병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지금까지 조사된 바에 따르면 심장마비 발생 평균연령은 남성이 57세, 여성이 65세였으며 특히 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인들이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10년 정도 빠르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