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의 액셀과 브레이크

2005-09-20      
암의 발생을 자동차의 성능에 비유하면,암 유전자는 액셀이요,암 억제 유전자는 브레이크인 셈이다. 암이 생겨나는 상태는 액셀이 가동되고,브레이크는 고장난 상태니까 위험 천만이다.인생살이를 어떻게 하느냐에도 달렸지만,오랜 세월 동안에 사람의 유전자(DNA)는 여러가지 원인으로 상처를 입는다. 자외선을 쬔다든지,담배를 피운다든지,그런 원인으로 상처가 생긴다. 그런데 유전자의 세계에는,그런 상처를 바로잡는 ‘DNA 수복 유전자’ 라는 수리 전문 유전자가 있어서,상처가 많아지기 전에 고쳐준다.

그렇지만 오랜 인생 과정에서는 미처 완치되지 못한 상처가 남겨지기 쉽다. 30년,40년,50년,60년… 세월이 갈수록 ‘인생의 상처’가 세포 속에서 불어난다. 그리하여 유전자의 상처가 용케 수복되지 못하면,세포 자체가 차츰 ‘유전자 불안정’ 상태가 된다. 그리하여 세포의 생성과 분열을 좌우하는 ‘암 유전자’와 ‘암 억제 유전자’가 함께 발광하기 시작한다. 바로 그때 암이 생겨나는 셈이다.그저 1~2개의 유전자가 이상해졌을 뿐으로 암이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만일 그렇다면 우리들 현대인이 살고있는 환경은 발암물질 투성이니까,누구나 체내에 암을 갖게 될 판이다. 그렇게 되지 않는 까닭은, 유전자의 한 떼거리,그야말로 6~7개의 유전자에 동시에 변화가 생겨,어떤 특이한 떼거리가 되면,비로소 암이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암이 생겨날 때는 암 유전자가 활성화되어,변이된 세포를 자꾸 증식시킨다. 그 반면에 암 억제 유전자는 활기를 잃기 때문에 세포를 증식시키는 기능을 잃는다. 이런 상황을 자동차의 성능에 비유하면,암 유전자는 액셀이요,암 억제 유전자를 브레이크라고 생각하면 알기 쉬울테지. 암이 생겨나는 상태는,액셀이 가동된채로 있으며,브레이크는 고장난 상태다. 그래서 자동차가 달리면 사고가 안날 도리가 없다. 그런데 자동차가 아닌 사람의 체내 메커니즘은,어떤 원인에서 고장난 상태,즉 암이 생겨나는 것일까. 암세포는 애초부터 생체를 죽이려고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세포가 노화되거나 약해지면,그 세포를 대신하여 보다 강력한 세포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하여 기를쓰고 증식하기 시작하여,결과적으로 생체를 해치게 된다. 바로 그것이 암이라는 무서운 질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