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에서 소아정신과 전문의로 성공

2006-11-07      
명의탐방 제19회 김창기정신과


1987년 데뷔,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로 멋있는 음악보다 따뜻한 음악을 선보였던 포크그룹 동물원의 전 멤버 김창기. 1997년 동물원 7집을 마지막으로 동물원을 떠나 현재는 소아청소년 정신과의사로 활동 중이다. 지금은 의사라는 직업이 전혀 낯설지 않을 정도로 진료하는 모습이 진지하다. 김창기 원장, 치료를 위해 음악활동까지 마다한 그의 사연, 의사로서 성공적인 삶을 명의탐방에서 취재했다.

환자치료 위해 가수활동 안 해

그룹 ‘동물원’ 의 전 리더로도 유명한 정신과전문의 김창기 원장. 그는 현재 강남구에서 정신과 의사로 왕성한 활동 중이다. 전문분야는 소아청소년클리닉. 아이들의 상처 입은 마음을 보듬고 다독거려 새 살이 돋아나게 돕는 것.
환자를 상담하고 치료하는 모습이 웬만한 의사 못지않게 능숙하고 진지하다. 이제는 의사의 심플한 가운이 아닌 화려한 무대의상 입은 모습을 상상하기 힘들 정도.
그런데 10월 21일 용문산에서 동물원 콘서트가 개최됐다. 동물원 음악을 모티브로 삼은 동물원 뮤지컬도 나올 예정이다. 비록 동물원을 떠나 현재 생활에 만족하지만 동료들의 얘기를 들으면 혹시라도 흔들리지 않을까? 동물원 멤버 혹은 솔로가 되어 다시 가수로 활동하고 싶지는 않을까? 조심스럽게 던진 질문에 그는 곧바로 고개를 젓는다.
“가수활동이 싫어서가 아니에요. 정신과 전문의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을 뿐이에요. 사실 정신과 의사는 융통성이 있고, 환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대처가 자유자재여야 해요. 그런데 가수라는 이미지가 너무 고정되면 환자를 도울 수 있는 기회가 줄어 들 수 있잖아요. 그래서 가수활동을 안하고 있어요.”
지금은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되는 본인의 모습과 의사로서의 생활이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고.
팬으로서는 아쉽지만 의사로서 그의 모습은 지금보다 앞으로 더욱 기대된다.

‘인간의 굴레’읽고 의사 길 선택
그의 궁금한 첫 단추, 어떻게 의사의 길을 가게 됐을까?
“고3때 서머셋 모음의 ‘인간의 굴레’를 읽었어요. 책 속의 주인공은 열등감 투성이로 나오죠. 그런데 열등감 투성이인 주인공은 커서 의사가 돼요. 봉사활동도 하죠. 그때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어요. 왜냐면 당시 저 역시 열등감 투성이인 주인공과 다를 바 없었거든요. 저와 주인공이 똑같이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고등학교 졸업 후 연세대에 진학했고 의대에 들어온 후 인간을 치료할 수 있는 정신과를 선택했다.
정신과분야 중에서도 특히 소아정신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다른 정신과 분야보다 소아정신과 치료를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확신이 있었어요. 확신이 든 만큼 결과도 있었죠. 지금은 정신과 의사가 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개인적으로, 제 성격과 정신과라는 학문이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올바른 아이 이렇게 키운다.
가수 활동 후, 그의 음악에 대한 뜨거운 열정은 이제 무대가 아닌 병실과 집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장소가 바뀌었을 뿐, 열정은 그대로다. 특히 그의 치료에 대한 열정은 뜨거웠다. 환자를 무려 1시간 이상씩 상담하기도 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그 이상도 마다하지 않는다. 기자의 취재 또한 모든 환자와의 상담과 치료가 끝난 다음에야 가능했다. 의사로서 환자를 더 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환자의 치료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그렇다면 가수가 아닌 의사로서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일까? 그는, “소아정신과 아이들을 돕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 공부하다 보니, 가장 좋은 점은 내 아이에게 더 잘 하게 되고 더 잘 키우게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현재 병원 일 외에는 거의 집에서 가족과 남은 시간을 보낸다. 가족을 위해 요리를 하고 아이들의 공부와 놀이를 돕는다. 그에게는 2명의 아이들이 있는데, 아이교육을 아내에게만 전적으로 떠넘기지 않는다. 첫째 남현이(4학년)의 수학은 직접 가르친다. 둘째 하영이(5세)와는 함께 그림을 그리거나 엄마 놀이를 하며 놀아준다.
그렇다면 소아정신과 의사인 만큼 남다른 아이 교육법도 있을 듯하다. “특별한 아이 교육법은 없어요. 다만 저는 따뜻하고, 일관적이고, 아이가 보내는 신호에 민감한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해요. 또한 규칙을 정해서 말, 벌, 매의 순으로 엄마 아빠가 감정적이 되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아이들을 훈육해요.”
또 김 원장은 아이들을 위해 부모 역할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권위가 있는 부모는 꼬리가 개를 흔들게 하지 않는다며, 아이의 권리와 요구사항을 고려하고 인정해주되 규칙을 바꾸면서까지 아이를 만족시키려 애쓰지 않는다. 규칙의 이유를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해주되 아이가 억지를 부린다고 물러서지 않는다. 그러려면 상식적이고, 구체적이고, 아이가 이해하기 쉬운 규칙과 그에 따른 상벌이 정해져 있어야 한다. 부모도 그 규칙을 지키며 모범을 보여야 한다.

연수, 사회성훈련 센터 개설하고파
병원도 자리를 잡아갔고 이제는 여유도 찾아왔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멈추길 원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계속 정신과 치료와 공부에 매달릴 생각이다.
그래서 1~2년 후 첨단의 정신의학 치료 방법들을 배우러 연수를 갈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신과라는 선입견 때문에 받아야 할 도움을 받지 못 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 놀이유치원이나, 사회성 훈련 등을 할 수 있는 센터 개설도 계획 중 하나.
이제껏 이룬 것보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이 더 많다며 겸손해하는 소아정신과 김창기원장. 그의 바람대로 정신질환을 겪는 많은 아이들을 위한 센터 개설이 꼭 이뤄지길 바란다.
문의 : 574-5748
<클리닉뉴스 이동로 기자>



# 아이와 협상하는 방법
1. 협상의 규칙들을 지킨다.
1) 흥분하지 말아야 한다. 너무 화가 날 때에는 잠시 쉬었다가 다시 시작한다.
2)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하려 노력해야 한다.
3) 아이의 입장과 생각을 잘 들어줘야 한다. 되도록 아이의 이야기를 중단시키지 말아야 한다.
4) 아이를 존중해줘야 한다. 비난하면 안 된다.
5) “안 돼”라고 하지 말고, 가능한한 대안들을 제시해줘야 한다.
7) ‘지금 여기에’만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과거를 들출 필요는 없다.
2. 아이로부터 충분한 정보를 수집한다.
3. 아이와 부모의 공통적인 관심사에 초점을 맞춘다.
4. 가능한한 문제해결 방법들을 함께 생각해 본다.
5. 각각의 방법들의 결과들을 예상해보고, 가장 적절하고 양측이 가장 만족스러울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한다.
6. 협상된 내용을 함께 지키기로 약속하고, 가능하다면 문서로 남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