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냐 돌팔이냐 그 것이 문제로다
2007-03-06
쿠데타를 일으켜서 성공하면 나라를 구한 영웅이 된다.
나폴레옹, 이 성계, 왕 건……
실패하면 역적이 된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된다.
결과가 중요하다.
잘 알고 있듯이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의 대부분도 승자의 기록이다.
이익을 못 내는 사장은 참으로 사회의 암적인 존재다. 우선 직원들에게 월급을 풍족하게 줄 수가 없다. 좋은 남편도 좋은 아버지도 될 수 없다. 생활비를 두둑하게 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좋은 친구도 될 수 없다. 친구 만나면 술도 사주고 밥도 사주고 해야 하는데 맨날 얻어먹게만 된다. 빠듯하게 사는 친구들에게 돈 꿔달라며 부담을 주게 된다. 나라에도 해롭다. 세금을 제대로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많은 투자자들을 빈털터리를 만들어서 사기죄로 감옥에 가는 사업가도 많이 봤다.
이익을 내고 싶지 않은 사장이 어디있겠느냐고 반문하고 싶은 사람이 많을 거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그런 걸 어떡하냐고….
하지만 이 세상은 결과를 중요시한다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렇게 서론이 길었던 이유는 의사로서의 삶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꼭 심장 수술이나 뇌수술 같은 고도의 테크닉이 필요한 분야가 아니라 하찮은 감기라도 치료 결과가 좋으면 그에게 치료받은 사람은 그 의사를 명의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하찮은 감기라도 잘 안 나으면 그에게 치료받은 사람은 그 의사를 돌팔이라고 생각한다. 의사도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언제나 명의가 될 수는 없다. 나 역시 하루에도 여러번 명의가 되었다가 돌팔이가 되었다 한다.
“원장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제가 새 삶을 찾았습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얼 - 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른다.
“원장님, 처방해 준대로 약을 복용했는데 발기가 잘 안 되는데요.”
이런 말을 들으면 기가 죽는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명의라 생각할 것 같다. 또 많은 사람들이 나를 돌팔이로 생각할 것 같다. 쿠데타나 사업에서만이 아니라 환자 치료에 있어서도 결과가 제일 중요하다.
내가 오래 전에 명의가 되는 방법을 터득했는데 의외로 간단하다.
고객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 그 것이다. 귀로만 들어서는 안 된다.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 “그런 XX같은 놈이 다 있나요?” 이렇게 같이 화를 내주고 같이 슬퍼해주고 같이 웃어주고 같이 울어줄 정도의 경지(?)가 필요하다. 여기서 치료의 반은 끝난다. 어느새 서로를 잘 알고 있는 오랜 친구가 되어버린 나는 환자가 원하는 걸 잘 이해하고 있고 치료 전략이 이미 머릿속에 짜여진다. 이런 과정을 거친 치료 결과는 대부분 나를 명의로 만들어준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생략된 수술은 언제나 나를 돌팔이로 만든다.
“원장님, 제가 원했던 건 이게 아니라니까요….”
내가 보기에 너무나 완벽한 수술일지라도 말이다.
당신은 어디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똥 푸는 일을 하고 있다하더라도 냄새 덜 나고 깨끗하게 잘 퍼야 한다.
‘결과’가 좋아야 한다는 말이다.
문의)031)783-88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