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섹스의 공통점

2007-03-21      
길맨 남성 클리닉의 풍경<7>

남성 클리닉에서 오랫동안 남자들의 성 문제를 상담하고 치료해온 필자가 골프전문지의 칼럼의뢰를 접하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던 것은 단순히 나의 이력에 대한 허욕이 아니었다.

참으로 골프와 섹스는 공통점이 많구나 라는 평상시 재미있게 느꼈던 바를 피력할 기회가 생김에 그 반가움이 전부였던 것이다. 일단, ‘머리를 올린다’는 말의 어원이 어디서 생긴 건지는 모르지만 머리를 올린다는 건 시집가서 초야를 치르는 걸 의미한다. 결혼하기 전 날 밤 잠 잘 자는 신랑, 신부는 없으리라. 꽤 오래됐는데도 머리 올리기 전날 밤 설렘으로 잠을 설친 일이 기억에 선명하다. 그건 마치 한 번도 본 일이 없는, 그러나 무척 아름다운 여인으로 기대되는 여자와 내일 결혼을 하게 될 총각의 설렘과 다를 바가 없었다.

클럽을 몇 번이고 확인하고 공이 충분히 있는지 확인하고 그 동안 닭장에서 레슨 프로에게 배운 스윙감각을 잊지 않으려고 빈 스윙을 해보고 창문 열고 하늘이 맑은지 확인하면서 새벽이 될 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처음 본 알몸의 여체를 필자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부드러운 곡선이 가슴에서 허리로 허리에서 둔부로 흘러내리고, 시선조차 감히 던지지 못하던 여인의 비밀스러운 부분, 거의 어지러울 정도로 황홀하였음을 똑똑히 기억한다.

처음 본 골프장의 아름다움 또한 이에 뒤지지 않았다. 입구에서 클럽하우스까지는 마치 클럽의 오래된 성으로 가는 정원 길처럼 잘 다듬어져 있었고, 주차장에 세워진 차들은 마치 고급차 전시장 같았다. 클럽하우스 로비나 이층에 있는 식당은 무궁화 다섯 개 짜리 호텔의 그것처럼 대리석이 불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클럽하우스 밖에 나오니 호수, 분수, 엄청 넓은 잔디밭(?), 산, 구름, 바람.

만약 천국이 있다면 이런 식으로 꾸며져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처음 만져 본 여체의 느낌도 살이 떨렸지만 처음 밟아 본 잔디밭의 감촉도 그러했다. 마치 달에서 암스트롱이 사뿐 사뿐 걸었던 것처럼 거의 무중력지대에 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시종일관 터벅거리며 필드하키로 일관할 때의 그 당혹감, 그 스스로의 모멸감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그렇다. 첫 성경험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골프처럼 백주 대낮에 하는 것도 아니고 깃발이 꽂혀 있어서 여기가 거기요 하는 것도 아니고 베테랑의 캐디가 있어서 조준을 도와 주는 것도 아니고 홀 컵이 분명 이 근방인데 찾을 수가 없어서 얼마나 헤매었던가.

그러나 그런 나를 자상하게 위로하면서 지도해준 선배의 따뜻한 마음도 여전히 가슴에 남아있다. 처음엔 다 그런 거야. 나의 첫 여자 역시 그랬다. 오비에, 러프, 뒤땅치기, 헤메고 헤메다가 홀인을 했지만 허망하게 끝나고 난 뒤 실망하는 나를 껴안고 처음엔 다 그런 거래요. 실망하지 마세요. 그랬다. 아 그 따뜻한 마음씨라니.

머리 올리기부터 이렇게 골프와 섹스는 많이 닮았다. 우리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섹스를 하게 되듯 우리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골프를 치게 될 것이다. 우리는 골프를 잘 쳐서 싱글이 되기를 바라듯 섹스에서도 강한 남성이 되기를 바란다. 필자와 함께 그 길을 가자.

당신이 몰랐던 섹스이야기가 여기서 전개될 것이다.

문의)02-3392-5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