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 유지하기

2007-04-12      
길맨 남성 글리닉의 풍경<10>


“눈앞이 깜깜하더라구요.”

결혼 한 달 째 된다는 29세의 새신랑이 내게 찾아와 고민을 털어놓았다.

“결혼 전에 성 경험이 거의 없거든요. 신혼여행 가서 첫 날 밤, 실패했을 때 정말 참담했습니다.”

“실패라면 어떤…?”

“발기가 안 되는 겁니다. 신혼여행 돌아와서도 지금까지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신부가 슬슬 의심스런 눈으로 저를 보는 것 같습니다. 제가 뭐가 잘못된 걸까요? 아니, 그보다도 당장 오늘 밤이 걱정입니다.”

얼굴 표정이 거의 사색에 가까울 정도로 절박해보였다.

“비아그라나 시알리스 같은 약을 안 먹어봤어요?”

“왜 안 먹어봤겠어요. 먹었는데도 전혀 반응이 없으니까 미치겠는거죠.”

뭔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됐구나 싶었다. 이 젊은 사람이 비아그라나 시알리스에도 반응을 안 한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자신의 성능력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장가를 간다는 것이 순진한 걸까 멍청한 걸까.

이 비슷한 일이 작년에 기사화됐던 적이 있다. 막상 결혼을 하고보니 남자의 성 능력이 불구였다. 그러자 여자 집안에서 남자를 ‘사기’죄로 고소하고, 결혼 비용과 위자료를 청구했던 사건이다. 그 기사를 읽으면서 안타까웠던 것은 요즘처럼 의학이 발달된 시대에 얼마든지 방법을 찾을 수 있는데도 덜컥 남자를 성불구자로 낙인찍어버리고 ‘사기’죄로 고소, 중죄인을 만들어버렸다는 것이다. 사랑이 결핍된 결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사람들이 ‘성격 차이’ 때문에 이혼했다고 하면 우리는 성격 차이겠어? ‘성적 불만’때문이겠지!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사실 결혼에 있어서 성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중요도가 떨어진다. 자녀 양육 및 교육문제, 경제적인 문제, 양가 집안 문제… 이런 것들이 더 중요해진다. 하지만 신혼 초, 성 문제는 크다고밖에 생각 안 할 수 없다.

“제가 변강쇠를 만들어 드리면 되겠습니까?”

“원장님! 변강쇠까지는 바라지도 않겠습니다. 망신살만 안 뻗친다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이제야 얼굴에 안도의 기색이 도는 것이 보였다.

몇 가지 검사 후에 검사에 알맞은 처방을 해줬다. 지난 밤 신혼 밤이 궁금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염려스럽기도 해서 다음 날 아침 일찍 직접 전화를 걸었다.

“어떠셨어요? ”

“아이구, 원장님!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피곤하시겠어요?”

“피곤해도 좋습니다. 헤헤…”

남성 클리닉한다고 하면 동료 의사들도 “맨 날 그것만 들여다보면서 사는구나?”하고 비아냥거릴 때가 있다. 하지만 아니다. 나도 엄청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있다.

여기서 농담 한마디. 신혼 밤 다섯 번의 전쟁(war)이 있다고 한다.

첫 째, 샤 war !
둘 째, 누 war !
셋 째, 세 war !
넷 째, 끼 war !
다섯 째, 고마 w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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