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베이징에 흐르는 눈물

올림픽 개막식 연습 중 하반신 마비 中최고 무용수

2008-08-20      기자

2008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 연습 도중 불의의 사고를 당한 20대 무용가의 사고소식이 중국인의 가슴을 적시고 있다.

최근 양쯔(揚子)만보 등 중국 언론들은 무용수 류옌(劉巖)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류 씨는 8일 열린 개회식에서 실크로드를 매혹적인 춤사위로 그려내는 중요한 배역이었다. 영롱한 하늘색 조명은 오직 그만을 비추고, ‘선녀’로 변신한 그녀는 나풀대는 긴 천으로 동서 문명의 교통로를 눈앞에 펼쳐낸다. 1시간이 걸린 예술 공연에서 단 하나뿐인 ‘독무(獨舞)’. 류 씨가 맡은 역할은 이처럼 크고 특별했다.

하지만 개회식을 12일 앞둔 7월 27일 밤. 그에게 뜻하지 않은 불행이 찾아왔다. 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鳥巢)에서 막바지 연습을 하다 무대장치 고장으로 3m 높이에서 떨어져 척추를 크게 다친 것이다. 이 사고로 그는 하반신의 감각을 잃었다.

그는 9세 때 무용을 시작해 중국 국내의 각종 상을 휩쓸고, 13억 중국인이 본다는 중국 최고의 TV 프로그램 ‘춘제완후이(春節晩會)’에도 출연한 중국의 촉망받는 무용수였다. 하지만 이처럼 한순간에 장애인이 되고 만 것이다. 발동작이 특히 아름다워 ‘하나뿐인 다리’라는 별명이 붙은 그에게 하반신 마비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

인생을 바꾼 엄청난 부상에도 그는 “올림픽을 위해 일하다 다친 것을 후회하지 않아요. 앞으로도 예쁜 모습을 보여 드릴게요”라며 희망을 잃지 않은 모습을 보여 감동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