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한달 앞두고 웬 날벼락
‘갈매기’ 구조활동 소방관 끝내 사망
2008-07-31 기자
결혼을 한 달 앞둔 소방관이 태풍 ‘갈매기’로 물이 불어난 하천에서 조난된 인명을 구하려다 급류에 휩쓸려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끝에 결국 숨졌다.
지난 7월 21일 경기 광주소방서에 따르면 119구조대 최영환(32) 소방교는 20일 오후 4시24분께 실촌읍 오향리 곤지암천(폭 40여mㆍ수심 2~3m)에 설치된 보를 건너던 트랙터가 하천 중간에서 폭우로 불어난 강물에 넘어지면서 2명이 고립됐다는 신고를 받고 동료 소방관 4명과 함께 출동했다.
최 소방교는 사고지점에서 트랙터에 매달려 있던 유모(65)씨를 구하기 위해 안전로프를 맨 채 물살이 약한 트랙터의 아래쪽으로 접근했으나 순간 소용돌이에 휘말렸고, 지켜보던 동료 소방관들이 뛰어들어 최 소방교를 소용돌이 밖으로 밀어냈지만 급류를 따라 700여m를 떠내려갔다.
최 소방교는 오후 5시40분께 동료 소방관들에 의해 구조돼 분당 차병원으로 옮겨졌으나지난 23일 아침 숨을 거뒀다.
2000년 8월 소방관에 입문해 용인시 동천동에서 남동생(28)과 함께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는 최 소방교는 다음달 30일 결혼식을 앞두고 사고 전날 결혼사진 촬영을 마치고 근무를 서다 이 같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충북 소방본부는 숨진 최 소방교를 1계급 특진시킨 한편 유족에게 1200만원의 위로금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