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동영상’ 갖고 있다는 최승갑은 누구?

임창욱 회장 비밀 경호원 비자금 로비 주역

2008-07-03     김종훈 기자

최승갑씨(51)는 5년 전 고 김선일씨 피랍 살해사건 때 한차례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인물이다. 자신이 이라크 무장세력과 피랍된 김선일씨 석방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곧 석방될 것이라고 주장했었기 때문이다.

태권도 등 무술에 능한 것으로 알려진 최씨는 2002년 임창욱 회장 등의 경호 업무를 맡다가 2003년 3월 NKTS(주)라는 경호업체를 설립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후인 2004년 3월부터는 이라크 키르쿠크 지역 경찰의 경호교육도 맡는 등 중동에서 사업기반을 확장해 나갔다. 이라크 등 중동 현지 그의 회사 직원 숫자는 한때 국내에서 파견한 19명의 직원을 비롯해 중동인들까지 100명에 달했다.

그가 이라크와 아랍에미리트에서 지사를 운영하는 등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한때 중동에서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맺은 인맥 덕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04년 4월 이라크를 방문했던 개신교 목사들이 이라크 무장세력에게 무더기로 인질로 잡히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한국인 인질사태 재발을 우려한 정부 지침으로 그는 곧 한국에서 파견한 직원들을 철수시켜야 했다.

그는 이 과정에 19명의 한국인 직원들에게 한 푼의 임금도 지급하지 않아, 그해 5월 이라크에 파견됐던 경호직원 등 5명으로부터 서울 강남노동사무소에 체불임금을 지급토록 해달라는 피소를 당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씨가 궁지에 몰렸던 무렵인 그해 6월 김선일씨 피랍사건이 발생했다. 최씨는 피랍사건을 해결할 경우 제기의 길이 열릴 수 있다고 판단, 현지 이라크 직원들이 이라크 무장세력과 접촉토록 했다. NKTS는 6월21일 현지인 오베이디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 일이 잘되면 우리 사업에 큰 기회가 된다”며 협상을 부탁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최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6월22일 오후 국내언론들에게 “현지인 동업자 모하메드 알 오베이디가 납치단체와 두차례 석방 협상을 벌여 우선 참수를 막았다”며 “내가 이라크로 가 직접 3차 협상할 생각”이라고 밝혀 언론의 관심을 끌며 순식간에 ‘뉴스메이커’가 됐다.

그러나 2차 협상 결과가 나온다던 22일 그의 말과는 달리 오후 8시까지 현지에선 아무 반응이 없었고 그로부터 김선일씨는 2~3시간 만에 비참하게 참수된 채 발견돼, 최씨는 신임을 잃었다. 최씨가 대표로 있던 NKTS는 그로부터 반년 뒤인 2005년 2월 부도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