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소년에게 골수 내놓은 의로운 청년
육군62사단 이강윤 중위
2008-05-28 기자
육군62사단 비룡부대 이강윤(26·학군44기) 중위가 백혈병을 앓는 생면부지 소년을 위해 선뜻 골수를 내놓아 훈훈한 감동을 줬다.
이 중위에게 뜻밖의 전화가 걸려온 것은 지난 1월. 이 중위와 유전인자가 일치하는 열네 살의 백혈병 환자가 있는데 골수를 기증할 수 있느냐는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관계자의 전화였다. 후보생 시절이었던 2005년 협회에 골수 기증 희망자로 등록한 지 3년 만에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연락을 받은 이 중위는 망설임 없이 기증을 결정하고 휴가를 받았다. 아무도 모르게 골수 이식에 필요한 각종 검사·검진을 마친 것이다. 이 사실은 협회 측이 골수 채취를 위한 이중위의 휴가 협조공문을 부대에 전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이 중위는 아주대병원에서 골수를 기증했고 지난 5월 16일 퇴원해 요양 중이다. 이 중위와 함께 근무하는 백영찬(29) 대위는 “언젠가 이 중위가 병원에 가야 한다며 주말 당직근무를 바꾸자던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됐다”며 “나도 골수 이식에 동참해 꺼져가는 새 생명의 희망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부대에서 중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 중위는 온화한 인품과 매사 적극적인 일 처리로 주위의 신임을 한 몸에 받는 모범 장교다.
이 중위는 “가족이 아닌 남과 골수가 일치할 확률은 2만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도울 수 있는 환자를 찾을 수 있어 놀랐다”며 “어려운 일이 아닌데 주위에서 칭찬해 주시니 부끄러울 따름이다. 많은 사람이 골수 기증에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