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 파는 화가시인’ 정유성을 아십니까
‘슬픔 기쁨병’ 사랑만이 해결책
2008-03-20 송효찬 기자
야채장사를 하며 화가로 활동 중인 정유성(37)씨가 첫 시집을 내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은 ‘어느 슬픔기쁨병을 가진 이의 시와 그림’.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가업으로 털보야채상회를 운영하는 그는 시장에서 보기 드문 효자로 칭찬이 자자하다.
특히 가업을 이어가면서 시인과 화가로도 뛰게 돼 시화집은 문단에서 화제다. 그의 작품은 요즘 젊은 시인들을 찾기 어려운 문단에 귀한 출간이라 할 수 있다.
감성시를 애틋하게 적어 낸 그의 시는 낮에 야채를 팔며 서민들 애환을 틈틈이 시로 나타내고 밤엔 화가로 돌아가 그림을 그려 한권의 시화집으로 펴냈다.
시집제목에 ‘슬픔기쁨병’은 ‘조울증’을 북한말로 풀어놓은 것. 자신도 한땐 조울증을 앓았다며 사랑만이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그의 정신세계는 사랑의 진정성과 아름다움을 그림과 시로 엮었다.
시화집을 엮은 손근호 그림과책 대표는 “소년인 듯 청년인 듯한 반듯한 마음씨와 그림과 시를 그리며 인간적 향이 있다. 살아있는 시인이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 시인의 첫 인상에 대해 “사내 가슴에 숨겨왔던 고백을 담았다. 시집을 엮기 전, 밤새도록 술잔을 기울이면서 그가 사랑하는 것, 가족과 일, 인간적 향을 갖고 산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지난날을 떠올렸다.
독자들은 시집을 통해 여린 감성과 인간 내면의 사랑에 대한 믿음, 내재 된 희망 등을 느낄 수 있다. 또 시와 더불어 오래 그려온 그림과 시에 세상을 안으려는 그의 깊은 애정이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