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 당신 “세계로 떠나세요”

2007-11-27     백은영 
화제의 인물

-세계 40개국 여행한 ‘평범한 직장인’ 조은정

“달빛에 투명한 바다 속이 보입니다. 어떻게 그 바다를 잊겠어요. 돌아오지 않으려 여권을 찢으려 했습니다. 그때 눈 버렸습니다. 다른 바다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더라고요.” 평범한 직장인이 10년 동안 40여 개국을 여행하며 세계일주의 꿈을 이룩해 유명인사가 된 조은정(35)씨. 여행경험을 바탕으로 쓴 ‘일하면서 떠나는 짬짬이 세계여행’이라는 책은 하루에 수 십 권씩 쏟아져 나오는 여행서적 부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조 씨는 방송, 신문 출연뿐만 아니라 각종 강연을 맡고 있다. 자칭 타칭 ‘여행 교주’로 불리며 수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 ‘10년 여행견문록’을 들춰본다.



“지난 96년 홍콩여행이 저의 해외여행의 시작이었습니다. 직장동료들끼리 떠나기로 한 여행에서 우연히 한자리가 남게 돼 그 자리에 제가 끼게 된 거죠. 홍콩 땅을 밟았을 때 감동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조 씨는 홍콩여행을 시작으로 짬짬이 떠난 여행이 10년 동안 무려 40개국이 되었다.

“돈과 시간요? 사람들은 제가 돈도 시간이 무척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 흔한 동대문도 가지 않고 백화점 가지 않은지 몇 년은 된 것 같아요. 회사에서 쉴 수 있는 각종 자투리 휴가도 모두 챙겨둡니다. 웬만큼 아파서는 결근하지 않습니다. 어떨 때는 퇴근 후 밤 비행기로 떠났다가 아침에 도착해 피로로 하혈을 하면서 출근한 적도 있습니다.”


밤 비행기 여행 아침에 출근하기도

남들은 여행으로 모아놓은 돈도 없을거라는 생각을 많이 하지만 실제로 조 씨는 착실히 적금을 붓고, 보험비를 내는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강조했다.

“할인항공권이나 숙박권, 항공사 마일리지를 잘 챙겨 둡니다. 현지에서는 호텔보다는 유스호스텔, 게스트하우스, 민박 같은 값싼 숙소를 이용합니다. 값비싼 호텔은 나중에 나이 들어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조 씨는 밤잠을 설쳐가며 여행기와 사진공모전에 참가하기도 하고 항공사 마일리지 공부를 챙겨 유용하게 쓴다고 귀띔했다.

“몰디브, 태국, 멕시코, 뉴욕은 최고의 여행지였습니다. 몰디브의 바다, 태국의 먹거리 볼거리, 멕시코의 문화 ,뉴욕 같은 도시는 제게 여행의 기쁨을 안겨준 최고의 관광지였습니다.”

그러나 항상 여행지가 좋은 기억만을 안겨준 것은 아니다. 볼리비아에서는 무장 세력 간의 총격전이 벌어져 숨어 지낸 적이 있어 터키에서는 우연히 알게 된 남자들과 노천탕에 갔다가 옷을 벗고 탕에 들어오는 남자들을 보고 놀라 도망친 적도 있었다.

또 남미 여행 때 고산병과 지나친 기온차로 고생한 적도 많았다.

“얼마 전에 제가 운영하는 존정닷컴(http://www.zonejung.com/) 회원분들과 명동에서 조촐한 모임을 가졌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오붓한 만남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나오셨습니다. 특히 아들과 함께 나온 아버지, 딸과 함께 온 어머니 제 책을 바탕으로 여행을 다녀오셨다면서 선물을 내미는데 너무나 감격스러웠습니다.”


‘여행교주’가 쓴 여행기 인기

자신의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지, 그녀의 ‘일하면서 떠나는 짬짬이 세계여행’ 여행분야 최고의 책이 됐다.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알찬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여행 컨설팅을 하고 싶습니다. 더 나이가 들면 입양전문기관에서 입양아들을 위한 일을 하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여권에 도장이 찍히는 재미로 시작했지만 점점 여행에 빠져들면서 그녀는 진정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여유로운 사람이 됐다고 한다.

여행에서 돌아온 뒤 곰곰이 생각해보면 좋은 경치, 음식이 기억 남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들을 만났던 가슴 따뜻한 곳이 지상 최고의 관광지였다고 말하는 여행교주 조은정씨. 그녀가 떠나는 여행지마다 별빛 같은, 달빛 같은 어여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신세계이길,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세상가득 전파하기를 많은 독자들은 그녀의 다음 여행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