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꾼과 사업가는 천지차이죠”
2007-11-13 백은영
‘내 나이 30대가 되면 어떤 모습일까. 나만의 일을 하고 싶다’ 누구나 한번쯤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넥스 페어 전현숙(32)대표도 이런 생각이 들자 망설이지 않고 직접 행동으로 옮겼다. 주변 사람들은 안정적인 직장을 뛰쳐나와 사업을 시작하는 그녀에게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이제는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를 상대로 전시·컨벤션을 열고 마케팅과 교육 사업을 하는 전문가로 변신에 성공했다. 전 대표는 중소기업청 지정 민간수출지원센터의 마케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운영 중인 넥스 페어는 대덕특구본부 마케팅 지원 분야의 전문 POOL로 지정됐다. 또 한국여성경제인협회로부터 여성전문인력양성 위탁교육업체로 선정 받았으며 최근에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 테마관을 수주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장사꾼을 했지 이 같은 사업을 시작하지 않았을 겁니다. 진정한 프로 사업가가 되고 싶습니다.”
날씬한 몸매, 이목구비가 뚜렷해 언뜻 모델처럼 보이는 전 대표는 홍콩무역발전국에서 근무하는 동안 인맥과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네트워크로 국내 중소기업 판로와 자금지원, 인력소싱까지 컨설팅을 해주는 ‘넥스 페어’를 창립했다.
100개 기업 딜러
인적네트워크 구축
지난 2005년 시작한 사업은 3년째 접어들어 성공을 향해 전력질주 중이다.
“지난해에는 하노이, 호치민 바이어 수출 상담회, 심천 하이테크 엑스포, 베트남 산업박람회를 비롯해 호주, 도쿄, 인도, 러시아에서 크고 작은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올해는 베트남을 기점으로 북경, 심천 등 국내외에서 크고 작은 17개 행사를 마쳤으니까, 사업은 이제 겨우 시작인 셈이죠.”
넥스 페어는 식품제조회사인 오성산업, 광고홍보용 디스플레이 3EV ER 폴리우레탄 제품을 생산하는 TM&S 등 중소기업의 거래를 알선했다.
“사업을 할 때 원활한 자금회전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정부 지원정책입니다. 제조업의 경우 운전자금, R&D 개발자금을 쉽게 받아 낼 수 있지만 지식서비스 산업은 정부의 지원이 전무 합니다. 저희가 하고 있는 전시 컨벤션, 인력 양성교육 등은 사람이 기반이 되는 사업으로 인재 육성, 고용창출 등의 가능성을 제대로 볼 줄 안다면 어느 사업보다도 우선으로 지원해줘야 하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전 대표는 번번이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요청서 양식에 있는 연구인력, 기술인증의 항목을 작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산업자원부, 중소기업청 등을 뛰어다니며 실무자 설득에 힘써 지난 5월 산업자원부에 지식서비스팀이 생겨나기도 했다.
그녀는 홍콩무역발전국 근무 당시 동료였던 김유림(32)씨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현재 김 대표는 중국 출장 중이다.
“제 파트너도 대단한 여성입니다. 학창시절에 캐나다에서 400달러주고 토산물을 사서 일본 오사카의 한 공원에서 2000만원에 되팔아 차익을 챙긴 대단한 배포를 가진 여성입니다.”
중국어가 능숙한 김 대표는 정통한 중국 전문가로 통한다. 이에 전 대표는 동남아와 중동, 김 대표는 중국을 중심으로 동북아를 담당해 중소기업의 유통의 판로를 개척하고 인적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
“실제로 중소기업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수출을 하고 싶지만 막막해하는 경우가 많으세요. 저희는 ONE sys tem으로 박람회 개최를 통해 상품을 해외시장에 알리는 판로개척부분에서 마케팅까지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해외수출에 길잡이가 되자는 것이죠.”
“지식산업서비스 정부지원 미흡”
넥스 페어는 일본, 중국, 말레시아, 홍콩 등의 동남아 중동국가 100여 기업과 딜러들에게 인적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가끔 고객분들이 전화를 해서 외국에서 열리는 괜찮은 박람회나 컨벤션에 대한 질문을 하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관하는 행사만을 주장하기 보다는 그 기업체에게 가장 적합하고 고효율을 창출할 수 있는 곳을 추천해드립니다. 업체에게 믿음직하고 진실된 곳으로 인정받기를 원합니다. 순간 이익보다는 혼이 담긴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면 너무 거창한건가요.”
넥스 페어는 중동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수출의 핵심적 역할을 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의 교두보가 될 두 여성의 작지만 힘찬 보폭에 희망을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