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이면 가시적인 성과 있을 것”
2007-09-27 김현
과연 ‘영남신당’이 뜰 것인가.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수성 전국무총리가 주장하는 중용대통합신당 창당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 전총리는 ‘영남신당’이라는 표현과 관련, “지역적 편 가르기”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오는 10월 정치권에 뛰어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자칫 향후 정치권에 발을 담그고 난 이후, 사전선거운동 등 선거법 위반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나친 우려 때문이었다. 이 전총리는 제3지대 후보로 나선 문국현 후보와의 향후 연대에 대해서는 “그럴 일이 없다.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하겠다”고 말하면서도 “철새정치인, 신의를 저버린 정치인, 부패하는 정치인을 제외하고 모든 세력과도 연대가 가능하다”고 했다.
<일요서울>은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새마을운동중앙회를 찾아 이수성 전국무총리(현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와 여러 얘기를 나눴다.
“10월 중순경에 뭔가 할 얘기들이 많아질 것이다.”
이수성 전총리가 기자와 대화를 나누고, 헤어지는 순간 악수를 나누면서 건넨 한마디다. 지금은 구체적인 진행방향을 언급할 수는 없어도 10월 중순경이 되면 정치권에 뛰어들어 언론에 속 시원한 답변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먼저 신당을 창당하면, 다른 유능한 인사를 추대할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 이 전 총리는 “신당에 공을 들인 인사가 추대되는 것 아니냐”며 우회적인 표현을 썼다.
그렇다고 그가 그동안 대통령 후보로 나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 전총리는 YS(김영삼 전대통령) 시절 국무총리직을 수행한 인사다. 그는 DJ정권 당시인 지난 2002년, DJ로부터 민국당에 입당, 대통령 후보로 나설 것을 권유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YS와의 신의를 저버릴 수가 없었다”고 말한다.
‘DJ-YS’의 불편한 관계 때문이었다.
그의 이같은 의중은 지난 5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예비후보와 만난 자리에서도 나타냈다. 당시 그는 정 후보와의 회동에서 “대통령이 되고자하는 생각을 갖지 말고, 국민을 먼저 걱정하는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최근 일부 언론에서 ‘영남신당’이라고 거론한 것 자체에 대해 상당히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이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기존 ‘중도대통합신당’ 창당이란 표현은 적합하지 않다”며 ‘중용대통합’신당 창당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가 ‘중도’라는 단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은 진보와 보수, 지역주의에 편중되지 않고, 지역 색을 뛰어넘는 정치를 할 것이라는 의중으로도 풀이된다.
최근 정치권에선 이 전총리의 정계입문을 대선정국의 시나리오 중 하나로 보는 시각이다.
이 전총리를 주축으로 신당이 창당할 때, 김혁규 전의원, 김병준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 김원웅 대통합민주신당의원, 강운태 전 내무부장관 등이 나설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이에 대해 그는 답변을 회피하면서도 김 전의원과의 친분관계에 대해선 매우 긍정적으로 답했다.
정치권에서 제기하듯 제3지대 문국현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추진과 관련해서는 아직 이렇다할만한 행보는 없어 보인다.
이 전총리 역시 아직은 뜻을 같이할 세력들을 모아 새로운 당을 모색해 보겠다는 시각이 앞선다. 하지만 그는 신의를 저버린 자나 철새정치인, 부패를 일삼는 정치인 등을 제외하고는 어떤 세력들과도 힘을 합칠 수 있다는 의중을 전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그가 언제든지 세 규합을 위해선 정책연대도 가
능하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음은 이수성 전 국무총리와의 일문일답이다.
- 10월 말, 신당을 창당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어떤가.
▲ 10월 중순경에 뭔가 나올 것이다. 국민세력들이 정치를 해야 한다는 말을 한다. 내가 다른 사람을 추대해 신당을 창당할 수 있다.
- 정치권에서는 이 전총리가 추대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데 그럴 의향은 없나.
▲ 나는 덕이 부족하고, 나이도 많아서 안 된다. 물론 국민세력들 일부는 내가 나서기를 바라기도 한다.
- 제3지대인 문국현 후보와의 연대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창당을 하면 혼자 독자 세력화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세력들이 많다. 진보와 보수 세력이 아닌 국민세력들이 많다. 정치에 참여하도록 권하는 세력 말이다.
- 그렇다면 향후 연대는 없다고 보면 되나.
▲ 신의를 저버린 자, 철새정치인, 부패한 정치인 등을 빼고는 다 통합할 수 있다. 뭉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 지난해 말 이 전총리는 범여권의 대안후보인 ‘영남후보’로 부각됐다. 그 때부터 이미 정치권에 뛰어들겠다는 의중을 보인 것인가.
▲ 최근 일부 언론에서는 ‘영남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 이것은 나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것이다. 영남신당이라는 표현은 지역주의적인 편가르기다. 나는 진보와 보수도 아니고 중도도 아니다. 중용대통합을 이루는 것이다. ‘화합’과 ‘도약’을 위한 민족대통합을 말한다.
- 영남권 출신이기 때문에 영남후보론이 거론된 것으로 보는데.
▲ 나는 원래 함경북도 함흥태생이다. 본적은 물론 경북 칠곡이고, 자란 곳은 전라남도 광주다. 그러니 어릴 적부터 전국을 돌며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