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카니스탄 인질사태 종결 그 후…
2007-09-04 부산=심재만
피랍자들 외상후스트레스장애 힘겹다
피랍 43일 만에 아프카니스탄사태가 종결됐다. 납치되어 풀려난 경우 대부분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게 되는데 보도에 따르면 피랍자들도 도착 후 정신과 치료를 집중적으로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사고, 테러, 납치,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거의 모든 사람들이 겪게 되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대해 신경정신과전문의 정청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아프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돼 생명의 위협을 받다가 풀려난 피랍자들의 상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한 달 가까이 지속된 만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이 나올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살해된 사람들의 소식을 듣고 받을 심한 충격입니다. 아프카니스탄에서 겪었던 위협적인 상황에 대한 회상이나 악몽 등이 반복될 경우 과민상태를 보이게 되고 장기간의 치료를 요할지도 모릅니다.
▲구체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과 치료방법은 무엇입니까.
현지 의료진이 적절하게 판단하리라 생각합니다만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우울증과 불안감입니다.
그리고 일행 중 2명이 희생을 당했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에 대한 심한 죄책감과 배척감, 수치감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는 가족들의 지지나 안심, 격려가 도움이 되지만 심한 경우는 일반적인 안심이나 격려가 오히려 죄책감이나 충동성을 유발하여 위험할 수 있으니 입원치료를 통해 약물과 정신치료, 재활치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인터넷상의 악플이나 비판적인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초기에는 보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마음의 여유나 수용성이 생기면 먼저 중립적인 보도나 글을 보면서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좋겠습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경우 완치율이 낮다고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정신질환처럼 개인의 편차가 있다고 봅니다. 아무래도 남자보다는 여자의 증상이 심할 수 있겠고요. 이번 경우는 장기간 억류상태에 있었고 환경이 열악한 상황임을 고려할 때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도 있습니다. 한 가지 다행스런 것은 자신들의 종교적인 신념이 있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사례와는 다소 다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