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대선 앞둔 일회성 모임”
2006-11-14 홍준철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안팎이 요동을 치고 있다. 차기 대권을 두고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극한 대결을 벌이고 있다. 이에 이부영 열린우리당 전의장과 윤여준 전장관이 뭉쳐 중도개혁 세력을 출범시켰다. 또 일각에서는 반노 반좌파 연합체 구성의 움직임도 포착됐다. 구민주투사인 이신범, 장기표, 김진홍 목사와 구 YS계 출신인 박찬종, 박종웅, 홍사덕 전의원이 정치결사체를 위해 물밑 접촉한다는 것이다. 이들 양대 모임이 내세우는 중도와 반노 깃발의 실체를 알아봤다.
지난 11월9일 이부영 전의장과 윤여준 전장관이 주축이 된 ‘화해와 상생의 모임’이 출범했다. 이 모임의 대표인 이 전의장은 본보와 인터뷰에서 “한국사회가 진보와 보수 양극단으로 흐르고 있다”며 “올바른 선택과 판단을 위한 상식과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그는 “중도 표방이 ‘회색주의자’나 ‘기회주의자’로 욕먹을 수 있다”며 “그러나 보수대 진보, 여야 대결, 노사 갈등이 대안 없이 흐를 경우 나라 근본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출범 배경을 밝혔다.
이부영, “여권 반드시 분열될 것”
출범 시점과 참여 인사로 인해 정치권 일각에선 ‘제3후보 지지’를 위한 정치결사체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 전의장과 대학 선후배간이고 윤 전장관과는 고등학교 선후배인 정운찬 전서울대 총장을 밀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전의장은 “윤 장관이나 나나 정 전총장의 얼굴도 잘 모른다”고 일축하면서 “정 전총장을 영입하려면 당내에서 하지 왜 밖에서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그는 “우리 모임은 정계개편이나 신당논의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핵문제와 동아시아 안보, 2007년 대선을 바라보는 시각 등 주제 토론회를 개최해 갈등이 심화되는 정치권, 노사진영, 진보 보수 진영에 ‘사회협약’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향후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이 전의장은 “여당이 생존하려면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여권발 정계개편이 일어날 것을 확신했다.
현재 화해와 상생모임에는 김지하 시인을 비롯해, 손봉호 전동덕여대 총장, 수경스님, 손숙, 고두심씨 등 학계, 종교계, 문화계 32명이 창립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박찬종측, “뜻을 점검하는 차원”
한편 박찬종 전의원과 이신범 전의원을 중심으로 ‘반노 반좌파’ 정치결사체 구성을 위한 물밑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명칭을 정하지는 않은 상황으로 주 골격은 구민주투사인 이신범, 장기표, 김진홍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와 구YS계 인사들인 강삼재, 박찬종, 박종웅, 홍사덕, 김광일 전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박찬종 전의원의 한 측근은 “현재의 보수 진영과 한나라당으로는 안된다는 갑갑함 때문에 뜻을 점검해 보는 초기 단계”라며 “아직 공개적으로 밝힐 때는 아니다”라고 경계의 빛을 보였다.
그러나 모임에 러브콜을 받고 있는 장기표 새정치연대 대표는 기자와 통화에서 “금시초문이고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며 “선택을 하더라도 진보 정당을 선택할 것”이라고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강삼재 전의원의 측근 역시 “현재 강 총장은 정치인을 일절 접촉 하지 않고 있다”고 반노 반좌파 연대와 선을 그었다.
한편 이런 움직임에 대해 여권의 한 인사는 “서로 만나고 얘기는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정치 결사체로 성공하기는 힘들고 성사되더라도 향후 유력한 대권주자와 ‘딜’(거래)을 하려는 것”이라고 폄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