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도 샌드위치 위기론
2007-03-20 박혁진
대기업 총수들의 입에서 일명 ‘샌드위치 위기론’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이어 정몽구 현대·기차아 그룹 회장도 우리나라가 샌드위치 위기에 처해 있음을 강조하고 나선 것.
정 회장은 16일 기아차 주총 영업보고서에 실은 인사말을 통해 “세계 자동차산업은 내일의 승자를 예상하기 어려울만큼 무한경쟁이 계속되고 있다”며 “일본업체는 주요시장에서 우리에 대한 견제수위를 더욱 높여가고 있고, 중국 등 후발업체들은 빠른 속도로 턱밑까지 추격해오고 있다”고 말해 중국에 쫓기고 일본과는 멀어져가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또한 “세계 경제성장 둔화, 글로벌화에 따른 환율 리스크 증대 등 경제여건 역시 만만치 않다”며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종전과 다른 방식과 시스템으로 새로운 성장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기아차는 올해 위기가 곧 혁신의 기회라는 점을 명심하고 불굴의 투지와 도전정식, 책임감을 바탕으로 내실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또 “특히 고객 최우선 경영과 글로벌 경영 안정화에 주력해 전세계 시장에서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고, 생산·판매·마케팅·브랜드·서비스 등 모든 부문에서 글로벌 메이커로서의 역량을 높여가는 등 흔들림없는 미래성장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의 이 발언은 이건희 삼성회장이 최근 잇따라 제기한 위기론과 맥이 닿아 있는 것으로 우리나라 재계 1, 2위그룹의 총수가 차례로 한국경제를 우려하는 발언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